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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 쓸수록 후기가 아니라 글로 된 쓰레기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등록버튼 코 앞까지 와서도 이걸 눌러도 되나 엄청 고민했다.
쓰레기통이니까 걍 올림.
와 근데 진짜 못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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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대 장정의 마무리인데, 나름 의미있게 쓰고 싶어서 연말쯤부터 조금씩 끄적여보고 고쳐보고 추가도 해 가며 페이지를 채워나갔다.
후기 쓰다가 깜빡하고 못 적은 것들, 다시 생각해보니 이건 좋고 이건 어땠더라, 공연을 기다리고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 등등...
그러다 시간이 지나서 생각과 상황이 변해 맞지 않는 내용도 일부 있지만
그때의 감정을 그대로 남겨두고 싶어 철 지난 얘기라고 해도 지우지는 않았다.
쓰다보니까 불편- 한 소리가 전부다
왜냐면 좋은 소리는 이전 후기들에 다 써놨기 때문
불편하면 뭘할수있는데 23콘아니면 쌉
근데 읽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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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콘만큼 아주 강한 출력의 사운드가 기분 좋게
귀에 때려박힌 적은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다른 공연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소콘이나 볼사콘같이 비교적 말랑말랑한 데서 그렇게 때려박으면 그건 방향이 잘못된거니까.
다만 그런 듣도보도 못한 경험에 두 시간 내내 입이 떠억 벌어졌을 뿐이다.
어쩌면 다시 못 볼 좋은 경험이 꽤나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그리고 그만큼 앵콘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을 쓰지 못한 것도 너무너무 아쉽다.
다른 앨범도 아니고 7집인데.
존나 아쉽다 진짜.
앵콘 보고 나니까 더 아쉽다.
핏 딱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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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셋리에 기대치가 없다는 소리를 면전에서 두어 번 들었다. 누구였는진 좀 가물가물한데.
마냥 틀린 말은 아닌데, 기분 안 좋다. 아니 엿같다.
내가 공연에 아예 기대 안 하고 온 적은 없었는데 그런 것처럼 들려서.
그럴거면 내가 공연 오겠냐.
(참고로 소콘 1일차 끝나고 든 생각은 '생각보단 괜찮은데?' 였다.
그렇게 분노할 일인가...싶다가 '아 나 비프롬단이었지. 뭔가가 있었겠지 뭐 넘어가자' 하기로 했다.)
근데 솔직히 소콘은 AS 한 번 했으면 하는데
누나 완벽주의자인거 모르는 건 아닌데 항상 공연이 치밀해야만 좋은 것은 아니잖...아...닌가...
한 번쯤은 일탈도 해줬으면 좋겠다.
소콘은 후기 8개 쓰느라 거기다 다 던져버려서 더 쓸 내용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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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나는 그 정도로 셋리에 딱히 불만은 없는 편이다.
그런데,
앵콘 티켓팅을 할 때쯤 불안감이 엄습했다.
뭐 얼마나 셋리가 같길래 그렇게 강조를 하지?
진짜 두세 곡 교체하고 마는 거면 솔직히 그건 너무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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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려지는 프롬떡밥을 보건대,
아... 최소한 앵콘에서는 윤하와 윤갤(혹은 더 많은 팬들)이 원하는 공연이 다르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빵빵한 연출을 기대하라는 공급자와 다양한 셋리를 원하는 수요자.
이 두 가지의 개념은 정반대의 노선이 아니니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보이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늘 있는 WWE일 뿐인가?
내 생각은 아니다.
왜 그렇게 연출에 진심인지
이해를 못 하는 것도 아니고
이해를 못 하더라도 굳이 팬들을 완전히 이해시킬 필요는 없지만(꼬우면 안 가면 그만이니까)
셋리 얘기를 다 흘릴거면 그런 부분까지도 설명을 해 줄 필요가 있지 않았나. 아님 아예 안 흘려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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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프롬이 소통창구가 아니라 통보창구인 것 같다.
다른 걸로 소통하고 다른 걸 통보하면 좋겠다.
니가 뭘 알아?
라고 물으면 할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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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순 어느 날, 딱히 이유없이 관객통계시스템을 켰다.
낮은 쪽으로 믿을 수 없는 수치가 찍혔다.
아 아니다 그냥 솔직히 얘기하자 3일 합쳐서 8200 나왔다.
오류인가 싶어 예매창을 켜서 노가다를 찍었다.
...X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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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까?
저번에 2만 명이 왔지.
같은 가수 공연을 3개월 간격으로 그 돈 주고 볼 일반인...은 없지. 음.
그래 그러면 납득할만한 숫자긴 하지.
근데 그럼 처음부터 장충이나 핸드볼로 타협하든가...
수요예측이 잘못된 거냐 홍보를 더럽게 안 한거냐.
둘 다긴 한데 어느 쪽이 더 문제냐...
아님 다 알면서도 그냥 체조로 직행한건가?
머릿속이 복잡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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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도 이상하고 셋리도 그렇고...
이거 뭐 가야 돼...? 라는 생각을 오래도 했다.
어차피 갈 거니까 이 정도는 무죄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좋으니까 가는 거 아님?
막상 가면 좋아할 거 아님?" (실제로 갓반인한테 들은 말)
ㅇㅇ 맞음...
이상은 공연 전날까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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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람이 참 신기한 게
그렇게 징징대도 또 공연장 들어가니까 설렘을 동반한 긴장감이 다가오더라.
마치 엄청난 공연을 볼 예정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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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째 공연이 끝났다.
대가리가 깨졌다.
머리에 완충재 잔뜩박아놔서 잘 안깨지는데 다 뚫고 그냥 깨졌다.
보는 재미를 알려주겠다더니 그냥 뇌 한복판에다가 보는 재미에 듣는 재미까지 박아버렸다.
기대하라더니 진짜 기대치 만땅으로 올려놓고 보라는 거였구나.
와 근데 진짜 개잘만들었다.
우리 홀릭스들도 앵콘을 통해서 공연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재미를 톡톡히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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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이 올콘을 해 버렸다.
소콘같은 건 억지로 갔다는 사람도 있고 한데
나는 23번 다 가고 싶어서 갔다.
다 가느라 놓친 다른 공연도 서너 개 있는데 후회는 없다.
이걸 진짜 했네 미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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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0주년은 기억의 어딘가에 평생 잊을 수 없을 장면으로 새겨진다.
25주년은 그리 멀진 않아보이고...
30주년은 어떨까?
부디 그때도 내 스케줄이 윤하로 가득할 수 있길 바란다.
+
여기저기 많이 쏘다녀본 입장에서
윤콘 퀄리티는 진지하게 국내 탑티어로 분류되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남의꺼 가면 거의 다 쨉도 안 된다.
내가 전업음악인도 아니니 비교하고 싶진 않은데 그게 사실인 걸.
아무튼, 그런 아주 양질의 공연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특히 락 하는 사람들)
한국에서 태어나줘서 고맙다.
한국에서 활동해줘서 고맙다.
한국이 아니라 다른 데였으면 더 많은 사랑을 받았을 텐데.
근데 어쩌겠어요 이미 우린 조선인인 걸.
오래 활동해주세요.
게장 먹어야죠.
다시 없을 20주년을 반짝반짝 빛내주신
고윤하
권병호
권은진
사운드킴
김은석
김 현
노영채
박보경
박중훈
방인재
백경진
손준호
안찬섭
윤장한
윤준현
이규형
이성훈
Kyto6
이태욱
정 솔
황현석 님.
한참 고민했는데 어떻게 감사의 말을 써야 할 지 모르겠어서 담백하게 끝내겠습니다.
2024년 저의 영웅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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