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음악 관련 경력도 없고 전문적으로 공부해본 적 또한 없습니다. 순수하게 '개인적인 느낌'임
* 따라서 음악 관련 용어 사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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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전체를 보았을 때 각 곡들 간의 연결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측면에서는, 이번 7집보다 6집(리패키지가 아닌 6집)이 낫다는 생각이다.
제목, 가사, 사운드적인 것 뿐만 아니라 심적인 측면에서도.
대신 7집은 6집 보다는 한 곡 한 곡의 개성이 보다 뚜렷하게 다가왔고, 보다 인상적인 제목들과 사운드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두 달만 일찍 나왔다면 여름을 지배했을 노래들의 향연인데, 그런 점이 조금은 아쉽다.
1. 맹그로브
맹그로브를 들으며 전작의 PRRW가 바로 생각났다.
덜 강렬했지만 더 웅장했다. 프리뷰를 들었을 땐 곡이 진행되는 내내 웅장할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완급 조절이 극심했다. 부정적인 뜻으로 말하는 건 아니다. 곡의 흐름이 흔한 흐름은 아니다 보니 신선하다. 앨범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인트로로 괜찮다는 생각이다.
2. 죽음의 나선
죽나선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긴 곡임에도 가장 빨리 끝났다.
아무래도 빠른 박자 때문이 아니었을까? 노래가 그냥 죽음으로 멋지다. F O C U S를 듣기 위해서라도 콘서트에 가야 하는 노래이다. 고대 윤하 시절의 Delete, Hero가 생각나는, 락윤의 날것을 아주 오랜만에 목도한 듯하다. (슈퍼소닉 유입이라 윤님과 고대 팬들의 생각과는 조금 다를 수 있음)
3. 케이프혼
케이프혼은 그동안 윤하 곡에서 내가 생각치 못했던 신선한 인트로로 시작했다.
'높은 너울/위', '수평선/뒤' 부분이 아주 마음에 든다. 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딱 꽂혔다.... 뱀 나올 것 같은 간주도 귀를 트이게 하는 포인트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운드가 가사를 누르는 느낌이다. 죽나선과 같이 빠르고 경쾌하게 흘러가다 보니 3분 30초라는 러닝타임 대비 감질나게 빨리 끝나는 노래다. 근데 러닝타임이 더 길었으면 아마 라이브로 부르다 윤님 쓰러지실듯;;; 어느덧 업계 중년을 바라보는 그녀의 체력을 고려한 설계가 아니었을까? 아님말고
4. 은화
근거는 없지만 왠지 리코더로 아이리쉬휘슬 간주를 따라부를 수 있을 것만 같은(없을 거다) 은화는, 케이프혼과 더불어 아무 배라도 잡아타고 순풍이 불어오는 카리브해로 나아가야 할 것 같은 노래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자주 듣는 노래이다. 태양물고기보다도. 아직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으니 앞으로 어찌 될진 모르겠지만.
선공개된 아이리쉬휘슬 파트만 들었을 땐 "읭????' 했는데, 프리뷰와 전곡을 듣고 나니 이해가 된다. 눈을 감고 들으면 수평선과 뭉게구름이 떠다니는 맑은 하늘 두 가지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5. 로켓방정식의 저주
로방저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제목의 노래다.
빛이 되어줄게, rainy night에서 느꼈던 서늘함 만큼은 아니지만 저음의 도입부가 좋다.
"깨어나기 싫은 꿈속에 계획 없는 노력을 실어 보낼 수는 없을까" 라는 가사가 마음에 와닿는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하며 정밀하게 계산한 방향과 노력을 투입해야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음을, 사실 우리 모두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피곤하기에 우리는 그저 정처 없이 달리는 것을 노력이라 포장하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그러면 안 됨에도.
죽음의 나선이 로켓방정식에 대한 답가일 수도 있을 것 같다.
6. 태양물고기
"개복치도 밤이 되면 야광처럼 이렇게 빛을 내요. 그래서 이 친구를 저는 바다의 태양으로 부르기로 했는데, 바다가 엄청 캄캄하고 어둡고 깊잖아요. 그 안에서도 빛을 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그 빛으로 주변을 환하게 밝힐 수 있는 개복치 같은 사람이 됐음 좋겠다."
윤하, <아주 사적인 미술관> 中
태양물고기가 밤이 되면 빛을 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은화를 거치면 나도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착 감기는 멜로디가 밝은 윤하의 에너지를 싣고 가슴에 꽂힌다. 나는 인간 고윤하를 잘 알지도 못하고, 사실 밥 한끼는커녕 이야기해본 적도 없지만 알 것 같다. 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밝고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뮤비 속 사이버 개복치가 너무 귀엽다.
7. 코리올리 힘
코리올리 힘은 초반과 중반의 뚱뚱뚱두 뚱뚱뚱뚜 하는 사운드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중심이 고요해 날/돌게 만든 걸까 난" <~ "날", "난"의 위치를 일부러 바꾼 걸까? 가사가 조금 어렵다. 좀 더 들어보며 가사를 곱씹어야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8. 라이프리뷰
이 노래는 나를 복잡하게 한다.
나에게 이 노래는 애증의 존재인 나의 아버지를 떠오르게 한다.
머리가 아주 조금은 굵어지며, 이제 증의 감정은 옅어졌지만, 여전히 나는 그분을 생각하며 조금은 심란해진다. 하지만 그분도 노력하셨을텐데. 노력하셨을텐데.
나도 내 아버지의 눈동자를 등대로 바라볼 수 있을까?
아직은 조금 어렵다. 시간이 다하기 전에 그렇게 해야 할 텐데.
배경으로 깔리는 초침 소리가 나를 다그치는 것 같다.
이 노래를 콘서트홀에서 라이브로 듣고는 싶은데, 들을 자신이 없다.
9.구름의 그림자
좀 더 들어보고 정리해서 써야 할 것 같다.
10. 새녘바람
이런 막곡 너무 좋아서 주저앉을 것 같다.
"빛을 내지 못 하던 날들이 / 이야기의 도약이 되어"
"가장 보통을 자처한 그 사람에게 풍기는 바람 / 내가 될 수 있게"
"새녘에 밤이 와도 견딜 우리"
각각 윤하, 홀릭스, 윤하와 홀릭스를 멋지게 그려낸 가사가 좋다. 새녘바람. 듣기엔 산들산들 불어오는 가벼운 바람 같은 그런 제목인데 노래는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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