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빈둥대다가 엄마랑 정신과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길래 인터넷으로

메이크업 강좌 보고 있었는데 엄마도 잡지 같은거 본다고 신경도 안쓰더라. 개꿀..

한시간 정도 기다렸나. 의사가 진찰실로 들어오래서 갔음.

인사 나누고 이야기 좀 하다가 상담받는데 의외로 진짜 친절하더라.

그래서 어제 말했던 고민거리 말했더니 간단한 심리테스트 할 거 라면서

성의있게 작성해달라길래 하고 왔더니 잠깐 결과좀 본다면서 밖에서 기다리래.

똥줄타고 있는데 옆에서 엄마가 가서 뭐라고 했냐 물어보길래

심리테스트 했다니까 이런게 필요하냐면서 니가 물에빠져 죽은 처녀귀신이 홀린거라고

자기가 용한 도사 안다고 그 분한테 가면 다 된다면서 말도 안되는 소리하길래

정신과 온 것도 짜증나는데 엄마까지 그러니 멘탈 탈출해서 얘 꼬추때래 ^^. 라고 말하며 

목소리 존나 가늘게 했는데 엄마 표정이 너무 가관이어서 웃음.

당시 엄마 표정 - ('ㅇ')?  << 글로는 이대로 밖에 표현못하고..

 암튼 씨발 이거 비슷했음.

그러고 엄마 난리부르스 치는거 보고 있는데 의사선생님이 오라더라.

상담받으러 들어갔는데 갑자기 보호자랑 같이 왔냐고 묻길래 잘못 나왔나 싶어서

거짓말 할까 하다가 기왕 이리된거 끝까지 가보자고 걍 같이 왔다고 하니까

그럼 밖에 나가서 데려오래. 좆됐나 싶었지..

엄마 데려오니까 의사 선생님이 자식 분은 멀쩡한거 같은데.. 하면서 지금까지 했던 일을 나한테 이야기 해보라길래

내가 여장을 처음 했는데, 그걸 들켰다. 그리고 자꾸 귀신에 홀렸다고 이상한 도사를 만나야 된다면서 

정신과 상담을 받으라고 한다. 방금도 잠깐 나갔을때 도사를 만나야 된다고 그러길래 너무 짜증나서 홀렸다고 해버렸다고 말함.

의사가 듣고 있다가 성가치관도 확고하고 그냥 스트레스 해소할 곳이 없어서 이런거라도 해 보겠다는데 

아싸리 여자가 되고 싶다는 것보다 낫지않냐했더니 엄마가 아니 얘가 귀신이 씌여서 그래요. 이럼.

그것 듣고 의사가 도대체 그런 식으로 다 단정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역으로 엄마한테 따짐.

내가 대답을 안해서 그렇지 개 통쾌. 엄마가 또 뭐 귀신이 어떻고 옛날 조상이 어떻고 하면서 뭐라하는데

전설의 고향도 아니고 보는 내가 다 쪽팔렸음. 의사가 또 그걸 다 듣더라고.

다 듣고나서 의사가 이 사람이 성인인데, 자기 주장 펼칠 수 있을 나이고 하나의 인격체인데 귀신이 씌였다는 이유로 다 어머님

편하신대로 생각하면 안되죠. 걱정하는 건 이해하는데, 이런 식은 아무런 도움도 못 준다니까

엄마가 귀신이 씌여서 그렇다고 또 처음으로 돌아가서 설명함. 의사는 그걸 또 다들음.

다 듣고나서 의사가 어머님께서 자식을 너무 아끼셔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데 얘는 멀쩡하구요.

저도 엄마가 있고 자식이 있는 사람인데 이런 식은 도움을 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반발심만

가지게 하는거라고 놔두라고 하면서 나보곤 농담으로 한 건지 나중에 취미생활 때문에 성전환한다고 다시 찾아오면 안된디? 이럼.

그래서 아.. 예.. 이러고 말았는데 엄마가 또 귀신이야기 하길래 그러다가 진짜 생사람 잡는다고 의사가 그만해도 된다고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고함. 내가 마지막으로 약은.. 안먹어요? 하니까 멀쩡한 사람한테 약을 왜주냐고 혼남.

상담비만 내고 바로 집으로 오려는데 엄마는 영 못마땅한지 친구분 만나서 또 뭔가 작당꾸밀지도 모름.

암튼 개꿀

한 줄 요약 : 아무일도 없었다. 엄마 엿먹임. 정신과 의사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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