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아이돌 공연장은 대충 이렇게 생겼다. 어떤 때에는 무대에서 공연하는 사람 수가 관객

수보다 많을 때도 있다고 하니 적어도 쪽팔림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 용감함은 존경하는 마음마저 든다.

​

​

​

그리고 관객석에서 미소를 짓고 관람하는 한명의 여성. 이 사람이 오늘 일게이들에게 소개할 주인공

'오오우라 키라라'이다. 그리고 내가 '일본의 고은'이라 부르는 사람이다.

​

​

​

오오우라 키라라도 지하 아이돌로 활동 중이다.

​

​

​

아이돌이라기에는 너무나 경악스러운 외모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 넘어가야겠다.

오오우라 키라라는 생물학적 남성이다. 본명은 오오우라 타다아키.

​

​

​

​

오오우라에게는 여장을 하는 취미가 있었다. 그는 자신이 여성이라고 믿기에

 이르렀고 결국 자신이 여성임을 선언했다. 성 정체성 장애라 할 수 있다.

​

​

​

​

오오우라는 목젖 제거 수술을 받고 여성호르몬을 섭취하여 결국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트렌스젠더는 아니다)

​

​

​

​

​

가족들과는 의절했다. 그리고 오오우라는 자신의 호적상 이름을 타다아키에서 키라라로 개명했다.

 대부분의 성 소수자들이 그러하듯이 키리라도 원래는 나이를 공개하지 않는데

호적을 보여주면서 나이를 밝혔다. 2015년에 38세이다.

​

​

​

​

​

​

그런데 외모나 춤, 심지어 노래 실력으로도 (여성호르몬을 섭취했으나 허스키하고 괴상한 목소리)

도저히 뜰 수 없는데 무얼 믿고 아이돌이라는 걸까?

우선 코스프레는 키라라의 밥줄이다.

​

​

​

​

​

​

​

​

​

​

​

​

그리고 공연 때 주로 자작시를 낭송한다. 그래서 자칭 '포엠(poem) 아이돌'이다.

​

​

​

​

​

​ 

아무리 봐도 포엠 아이돌 따위로는 미래가 없어보이는데 당사자는 매우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

"따뜻하게 박수 보내주시는 분도 계시고"

"트친을 맺어요하고 말씀해주시기도 하고."

​

​

​

지하 아이돌로는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다. 키라라도 생활을 위해 알바를 뛴다.

아무리 자기가 여자라고 믿어도 일단 몸은 남성이니 그 덕분에 공사장(노가다라고

부를 뻔했지만 일베하는 수많은 일꾼게이들을 모욕하면 안되니까)에서 뛴다.

여성을 선언하면서 다니던 직장에서는 사표를 냈다고 한다.

​

​

​

하지만 여성성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호르몬을 섭취하기 때문에 남성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키라라는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그래서 임금은 일반 일꾼의 70% 밖에 받지 못한다고.

그러나 '여장남자' 키라라를 고용해주는 직장은 거의 없다. 잘해야 이런 공사판 정도이다.

​

​

식사는 따로 제공해주지 않는 듯. 도시락을 싸오는데 그냥 백반 뿐이다. 반찬은 돈이 없어서 못 산다고 한다.  

​

부모와 의절하고 정상적인 직장생활도 못하는 키라라의 어려운 생활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농가에서 상품으로 도저히 출하할 수 없는 불량쌀을 새모이용으로 옥션 등에 내놓는 경우가 있다.

 쿠즈코메(쿠즈는 쓰레기, 코메는 쌀)라고 부른다. 가격은 일반 쌀의 1/4 정도라고 한다. 

​

키라라는 쿠즈코메를 구매하여 그걸로 생계를 잇는다.

​

쿠즈코메의 광고문: '가축, 새의 사료, 비료의 원료로 아주 좋습니다. 오키나와나 섬마을은 배송비 1630엔 추가합니다'

그렇긴 해도 공사장에 가지고 가는 도시락에는 쿠즈코메가 아니라 멀쩡한 백미를 쓴다고 한다. 

​

쿠즈코메를 도시락으로 싸가지고 가면 너무 비참하지 않냐고 한다.

​

PC(Political Correctness)에 목매달고 사는 진보쟁이 새키들 툭하면 성 소수자의 권익 운운하면서

아무 페티쉬나 치료받지 말고 그냥 커밍아웃하라고 부추기는데 막상 이렇게 성 소수자

된 사람이 가족과 의절하고 어렵게 살면 모른척 하는 게 그놈들의 본성이지.

목욕 준비를 하는 키라라.

저 다큐멘터리가 촬영된 것은 11월로 매우 추운 때이다. 그러나 대야에서 수건을 찬물에 적셔 그걸로 몸을 닦는다.

​

​

가스세를 낼 수 없어서 가스가 끊긴지 한참 되었다고 한다.

​ 

목욕을 마치고 식사 준비를 한다.

쿠즈코메로 지은 밥에 타바스코를 뿌린 게 전부. 반찬은 없다.

​

게다가 키라라에게는 빚도 있다.

​

여기저기 소비자금융에서 빌린 채무은 전부 450만엔.

​

암튼 각자 자신이 선택한 인생이다...

키라라는 코스프레가 어떤 컨셉이든 간에 항상 어딘가를 다친 모습을 하는 게 특징이다.

​

그 이유는 코스프레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표현하겠다는 키라라 나름의 의도이다.

​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모습을 코스튬으로 표현하는 거에요."

다른 아이돌들이 노래나 안무를 연습하는 동안 키라라는 시를 쓴다.

​

키라라는 결국 공사장 일을 그만두었다.

작업 도중에 3m 높이에서 떨어져 노짱을 따라갈 뻔한 것.

다행히 목숨은 구했으나 오른쪽 팔에 골절상을 입었다.

​

병원비 때문에 완치되지 않은 상태로 퇴원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생활에 빚까지 지고 있는데 공사장에서도 일하기 힘들게 되었다.

키라라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공사장은 키라라가 출근하면 계속 고용은 하겠지만 한팔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이니 임금을 일반 일꾼의 50%로 깎겠다고 말했다.

결국 체력의 한계를 느끼고 키라라는 공사판 일을 그만두었다.

새로운 직장을 찾기 시작했다.

​

그러나 여장남자는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남성이 주로 취직하는 직장에서 여장남자를 고용할 리 없다.

키라라는 웨이트리스 면접을 보러 갔는데 거절당했다고 한다.

여성이 주로 취직하는 직장들도 여장남자에게는 좁은문이다.

면접에서 떨어지고 쓸쓸히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몹시 피곤해보인다.

​

.

그런 키라라에게 아이돌 노릇은 삶의 유일한 희망이다.

팬이 키라라에게 선물했다고 하는 티셔츠.

​

(정말로 선물받은 것인지 아니면 주작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생활은 어렵지만 그 와중에서 코스프레를 위한 의상 구입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

그리고 완치되지 않은 몸으로 공연장에 향한다. 부상자 코스프레에서 진짜 부상자가 되어서.

​

전날밤 구입한 의상은 잉어를 모티브로 한 코스프레였다.

​

​

그리고 또 자작시를 낭송하는 포엠 아이돌. (잉어 코스프레를 한 이유는

그날 낭송한 자작시가 잉어가 하늘로 높이 날아오르다가 운지해서 이렇게 다쳤다는 내용이라서.)

그리고 지금도 오오우라 키라라는 아이돌로 활동 중이다.

아니, 블로그에 의하면 2016년 10월3일을 기점으로 아이돌을 그만두겠다는 글을 올리긴 했더라.

현재 어떻게 생계를 이어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블로그에 올라오는 말들을 종합해보면 구직을 포기하고

 스팸광고 뿌리는 일을 하는 것 같다.

​

시? 쓰지도 않고 또 아무도 읽지 않는다.

다만 트위터는 지금도 계속 운영 중이다.

https://twitter.com/pazyamakirara

그리고 여장은 지금도 계속한다.

왜 오오우라 키라라가 일본의 고은인가?

고은의 외모가 키라라와 닮아서가 아니라 (닮긴 닮았는데)

어서 빠져나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