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소박한 아름다움과 사치스러운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를 가지려면 굉장한 금전적인 노력을 쏟아 부어야만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 미의 탐구자이자 아름다움의 컬렉터들은 때론 매우 힘이 든다. 아름다움을 숭상하는 자들에게 있어서 세상에는 세 가지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첫번째는 돈은 없지만 무엇이든지 갖고 싶어하는 매니아들이다. 이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안목을 지니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주머니 속에는 먼지만 가득하다. 집에서는 징징거리면서 울어대는 자식들과 항상 앞서 있는 끼닛거리를 걱정해야 하는 마누라 때문에 버는 돈은 속속들이 집안 살림을 꾸려나가는데 사용된다. 가끔씩 몰래 호주머니에 감춰 놓은 비상금으로 몇년 동안 벼르고 있던 고가의 아름다운 물품(시계로 예를 들면 Vacheron Constatin 의 Malte) 을 구입하지만 이후에는 또 몇년을 더 기다려 자식들이 장성하고 난 후에 출가할 때까지 이러한 것들을 사들일 여유는 없다. 안목은 뛰어나지만 주머니는 형편없는 사람들을 바로 Mania, 혹은 otaku 라고 부른다. 두번째는 돈은 많지만 아름다움을 보는 눈에 있어서는 매니아의 절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흔히 통칭하기를 '돈 많은 일반인' 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유명한 화가의 그림이라면 작품의 퀄리티는 전혀 가늠해보지 않은 채 무작정 사들인 후에 자랑스럽게 보금자리에 꾸며놓는다. 마치 검은머리 물떼새가 둥지를 짓기 위해서 나뭇가지를 옮기는 것과 같아 보인다. 보통 번쩍 번쩍 빛나는 악세사리를 몸에 두르고 다니고 '금' 이라는 금속에 대해서 특별한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다. 지금은 용도가 많이 바뀌어버린 시계라는 예술품에 관하여 이들은 어떤 것이든지 구입 할 수 있는 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대부분이 '남들이 알아주는' 이라는 유혹에 빠져버린다. 이들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명가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Audemars Piguet 사의 jules audemars 정장 시계를 구입하기보다는 번쩍 번쩍 빛나는 yellow gold 재질의 Rolex oyster datejust 를 선택할 것이다. 세번째는 돈도 충분히 있고 아름다움에 대한 안목도 수준급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름다움을 숭상하는 자들의 세계에 있어 가장 축복받은 존재들이고 대부분이 전 인류 사회의 피라미드 꼭대기층에 머물러 있다. 흔히 이들을 부르기를 '컬렉터' 혹은 '수집가' 라고 부른다. 컬렉터들은 아름다운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지 소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름다운 여성을 원하는 컬렉터들은 그녀가 이전에 맛보지 못했던 즐거움들을 선사함으로써 그녀로부터 여러 가지를 허락받는다. 자신의 보금자리를 꾸밀 때에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근처의 명품 관으로 달려가지는 않는다. 하나 하나 계획을 세운 후에 일류 디자이너에게 의뢰한 후 자신이 시시때때로 현장 상황을 체크하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완벽한 것을 추구한다.. 시계를 구입할 때에도 두 번째의 사람들과 같이 단순히 재질에만 집착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시계의 재질이 비록 쇳덩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희소성이 있고 충분히 아름답다면 손에 넣기를 주저하지는 않는다. 이들이 좋아하는 시계는 대부분 명가의 제품들이며 일반인들이 아예 모르는 독립 제작자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컬렉터의 위치에 서 있기를 원하지만 신은 공평하지 못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