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서울교대 합격하신 분들 다들 축하드립니다

또 예비번호로 나중에라도 들어가실분들도 미리 축하드리고 혹시 교대를 준비중인 예비 서울교대 학생여러분들도

잠시 이 글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잠시 제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제가 원서를 쓸 당시 저는 가군에 고려대 법대 나군에 서울교대 다군에 한양대 법대를 썼습니다

나군에 서울대 법대를 쓰고 재수를 각오할까도 했지만 집안 사정으로 도저히 재수는 어려울거 같아서

결국 가군 탈락 나군 다군을 합격했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법학과를 가고 싶었지만 부모님께서는 사법고시 공부는 미래를 보장할수 없다고 하시면서

계속 교대를 가라고 하셨고 또한 저보다 2살 어린 동생을 생각해서 어떻게든 학비를 줄여보기 위해서

결국 교대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교대라는게 그렇게 만만한게 아니었습니다.

면접때야 그냥 연습하고 외워간 말, 교대를 가면서 마음가짐 등등 마음에 와닿지도 않는 말들을 달달 외워서

합격을 했습니다만.. 정말 교대라는건 적성이 중요한 대학입니다

교대를 가면 일단 여러분들의 미래는 대부분은 다 교사라는 직업으로 결정나게 됩니다.

1년을 공부하면서 정말 저는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습니다. 안정성 또는 네임밸류만을 보고 진학했던 대학은

정말..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차라리 사범대를 진학할껄 이라는 생각도 수십번,수백번을 더 했습니다.

교육사, 교육철학, 교육심리, 교육행정, 교육방법 등등 전과목을 모두 공부하는데다 특히 예체능 계열 같은 경우

배우는 것도 정말 피를 말리게 하더군요. 또 성격이 소심한 편이고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교대다보니

인간관계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수업도 대부분 발표나 팀과제로 이루어져 있어서 정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어떻게든 어조나 말투를 조절하고 자신감도 길러보려 했지만 설명하는게 그게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것 자체가 인성교육에 초점이 있다보니 철이 덜든 아이들에게 받는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교생실습을 나가서도 아이들을 바라보며 갑자기 엄청난 후회감이 밀려오면서 미안함도 동시에 느껴졌습니다.

제가 혹시 교대를 졸업하고 선생님이 되면 40년 정도 교사로 있으면서 저에게 교육받고 영향받을 아이는 1천명을

넘어가게 될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좌절과 후회로 가득 찬 교사가 저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

생각하니 정말 암담한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어려운 시기에 안정성이 보장되는 직업은 정말 메리트가 큽니다.

하지만 평생을 살아가는데 여러분의 적성에 맞지도 않는일을 하면서 살아가는건 후회밖에 남지 않습니다.

안정성, 네임밸류만을 따지고 들어간 대학은 여러분들에게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독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올해에서야 그걸 깨닫고 다시 수능을 쳐서 한양대 법학과로 입학했습니다. 

주위에서는 전부 미친거 아니냐, 왜 철밥통을 발로 차고 힘든 길로 가느냐 등등 많은 질타도 있었지만

이제서야 저는 제가 떳떳하게 걸어갈수 있는 제 길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교대 선배로서 과감히 한마디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안정성,사회적 지위만을 보고 교대에 진학하려는건 아닐까요?

적성이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려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단지 점수에 맞춰서 교대를 진학하신 건 아닐까요?

전 많은 시간을 손해보고 길을 돌아오면서 차라리 재수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는 아직 많은 시간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적성이나 미래에 대해서 제대로 고려해보시고 교대에 진학하셨으면 합니다.

그럼 이만 글을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