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던 비는 그쳤어. 지금 날은 흐리고 바람만 조금씩 불어

치즈케이크사주세요 · 2024.06.23 10:21:36

다들 잘 잤을까!! 난 오랜만에 진짜 잘 잤어.

어제 3시간 정도 비 맞으며 사진찍는다고 뽈뽈거렸거든. 아마 그래서 잘 잔거 같아.

3시간 돌아다녔다기엔 천천히 걸은거도 있고... 마음에 드는 사진이 얼마 없어서 평소에 비해 글 길이가 길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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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나가는건 되게되게 몹시 귀찮은 일이지만 난 꽤 좋아하는 편이야. 비 오는 날에만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있거든.

정... 하겠다면 분무기 들고 연출 할 수는 있겠지만 그 특유의 계절과 날씨의 느낌은 안 담기는거 같아. 느낌. 느낌? 자세히 설명은 못하지만 그런게 있어. 예를 들어... 겨울 해 뜨기 전 이른 아침 특유의 하얗고 필터 낀 느낌이라던가? 다른 계절엔 이 느낌을 볼 수 없어.

아 물론 보정으로 어느 정도 느낌을 담을 수 있겠지만...!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기에...

(사진은 모두 삼성 S20FE로 찍음)

(지금을 시점으로 두번째 사진은 거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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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아마도 라일락. 거미줄에 맺힌 물방울은 진짜 예쁜데 머리속에 떠올리는 물구슬 총총 걸린 거미줄은 없어서 아쉬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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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거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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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쭉가면 단풍나무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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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엉덩이가 붉게 익어가는 중. 바삭하게 마른 튀김씨앗만 보다가 생기 도는 씨앗을 보니 어색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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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찍으면 빠질 수 없는 소나무. 물구슬 총총 거미줄 같은 느낌이라 진짜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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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소나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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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넨 각자 다른 식물인데 지금은 누군지 모르겠어.

아래 사진은 최근 신엽이 전부 저렇게 말려있더라? 내가 키우는거면 맘 아프겠지만 멀리서봐서 그런가 곱슬거리는게 예쁘구먼... 하고 지나갔어.

그 후로 좀 더 나왔어.

이거 안보고 가면 후회함 ㄹㅇ로 - 등각류, 배각류 마이너 갤러리

왜냐면 기깔나게 잘 찍었기 때문이지... 이건 식갤에 올릴 등없 버전 난 눅눅해진 채로 집 들어왔지만 만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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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 보여주고 싶은 사진이 있는데 공벌레가 주인공이라 이렇게 올려본다...

근데 너무 마음에 드는 사진이여서 말야. 꼭 보여주고 싶었어. 사진을 보고왔다면, 그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나무 껍질을 찍을 생각이였는데 공벌레인지 쥐며느리인지 나무를 오르고 있는걸 봤어. 평소엔 나무줄기에서 못 본 거 같은데 비오고 습해져서 오를만해졌나봐.

만약 겁나서 못 보고 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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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 없는 버전도 있어. 근데 이건 좀... B컷 느낌이랄까. 공벌레 사진 보고 왔다면 왜 B컷이라고 하는지 알거야.

사실 이 느낌이 제가 찍고 싶은 느낌이야. 뒤에 빛망울이 동그랗게 잡혀있는... 폰으로는 이렇게 담기 힘들더라고. 그나마 접사렌즈 끼우고 찍으면 체험판 느낌으로 담을 수 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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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찍을려고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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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의 스토리는 꽤 재밌는데 타이밍을 맞춰야하는 사진이였어.

저 물방울은 점점 커지고 커져서 무거워지면 아래로 떨어져. 다시 위에서 내리는 비는 나뭇잎에 닿아 아래로 떨어지고 떨어져 흘려서 나무줄기를 타고 저 곳에 다시 맺혀.

그래서 한번 놓치면 몇 초 가량 기다렸다가 찍어야해. 물방울이 한계점에 다다를때까지 기다리면서,

아무래도 빗물이고 나무를 타고 내려오는거라 불순물이 있어. 그래서 그런가 물방울 안에 자잘한 먼지 같은 게 뺑그르르 돌며 움직여. 마치 물방울 자체가 살아있은거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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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버섯. 나무 그루터기 주민이야.

며칠 전까지 비가 안와

안녕하십니까 식물갤러리에서 버섯갤러리의 선전포고문을 보고 왔습니다 - 버섯 마이너 갤러리

버섯갤러리 회원분들께.안녕하십니까 저는 식물갤러리에서 버섯갤러리의 선전포고 소식을 듣고 경고를 하러 찾아왔습니다일단 햇빛쨍쨍단이라는 단체는 식갤내에서 활동하지않습니다.햇빛쨍쨍단이라는 단체는 일루미타니의 한 부서로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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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이 너무 조아요 ... 흑흑흑흑흑 햇빛쨍쨍 시러ㅠㅠㅠㅠㅠ - 버섯 마이너 갤러리

버섯이 너무 조아요 버섯이 보고 싶어요 ....동네 가로수 아래에도 가끔 버섯이 있었는데 이젠 .... 없어요 ... he's gone ....ah ...... he died ...... 흑흑흑 너무 버섯이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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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도 있었는데 한동안 축제 분위기겠다.

참 아래 링크 저 짤의 붉은 버섯은 말야. 아마 붉은사슴뿔 버섯인가 독버섯이고 식갤 갤주가 양귀비인거 마냥 저기도 쟤가 갤주야. 닿기만해도 큰일나는 치명적인 버섯이지...

독버섯갤주랑 버섯갤주 따로 있는거로 아는데 버섯갤주는 누구였는지 기억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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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맥이 신기하지?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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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메타세콰이어?

사실 얜 뻐꾸기야. 가로수로 길가에 큰 메타들이 있는데 바로 옆의 아파트 단지로 씨앗이 떨어져서 발아해 자란거라...

이제 어느 공원으로 들어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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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가 많이 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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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는데 피기 전의 무궁화는 파란색에 가까운 보라색 꽃잎이야. 질감도 신기하게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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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의 꽃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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얜 누굴까.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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얜 위의 식물과 같이 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식물이야.

무당벌레 한마리가 앉아있길래 조심스럽게 다가가 찍었어. 열심히 일 해주렴.

저 사진 찍은 곳이 큰 연못도 있는 공원인데 물잠자리도 여럿 보였어. 공원 안의 길엔 진화한지 얼마 안된 정말로 새끼 손톱만한 개구리(두꺼비일지도)도 있었고.

이제 그만 공원에서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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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보는 능소화. 여긴 집에서도 가까운 곳이고 근처에 졸업한 학교도 있고 심지어 거의 평생을 살아온 동네인데 왜째서 이제야 본건지 모르겠어.

저기서 조금 더 가니 바닥에 능소화를 닮은 열매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어요. 올려다보니 그 위에 살구 나무가 있더라? 분명 거긴 등하교길이라 매번 지나갔을텐데 왜 또 이제서야 안건지... 정말 그땐 폰만 바라보고 살았나봐.

이런 일이 최근에도 있었는데 아건 좀 억울해. 난 자귀나무를 좋아해. 키우고 있기도 하고 내 갤러리에 있는 사진 중 가장 많은 사진은 자귀나무 사진일거야. 다만... 자귀 꽃을 본 적이 없어.

그런데 말야. 며칠 전에 집에서 5분 가리 하천에서 봤어.

...?

분명 거기도 매번 보는 곳인데 솔직히 이건 처음에도 있었는데 모르고 지나친게 아니고 중간에 심은거 같아. (그래야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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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꽃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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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많이 심어진 곳이 있는데 핀 거 반, 시든 거 반. 그래도 향은 가득이야.

이 근처엔 작은 꽃밭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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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맨날 촌스러운 꽃만 이상하게 신어놓더니 왠일로 예쁜걸 심어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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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 분홍색, 흰색

마음에 들어.

그렇게 장마 첫날의 산책은 끝났어. 사실 사진을 더 찍고 싶었는데 폰 배터리는 0을 향해 가고 있고, 구름 때문에 얼마 들어오지도 않는 햇빛은 더 사라지고 있고, 전 젖은 생쥐꼴이고... 그래서 다음날에 더 찍어야겠다 다짐을 하고 집으로 들어갔어. 12시 즈음에 나와서 3시 즈음에 들어갔네.

근데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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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해졌어.

아 그래도 일찍 나가면 아직 물방울이 있을거야. 습하니까 그래그래 아침이슬

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림도 없었어. 그냥 날만 흐려. 아침 먹고 일찍 나왔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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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허탈한 마음에 공원 한구석에 앉아 글 쓰고 있어. 글 쓰는데 자꾸 까치가 얼쩡거려.

저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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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장마라 조만간 또 비가 오긴 할거야. 이왕 올거면 제대로 왔음 좋겠네.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갈거야. 딴 식물 구경했으니 이제 내 식물 구경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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