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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서의 철도.

만철조사부장 2006.03.25 03:29:41
조회 1124 추천 0 댓글 14




위의 그림은 ICE 1의 평면도면이오. ICE의 규격이 3020mm * 23500mm 쯤이오. 이 안에 어떻게 짜 넣었는가, 특히 컴파트먼트(별실)구조부의 치수와 구성을 잘 읽어보기 바라오. 5~6명이 앉게 되는 2등 컴파트먼트에 몇 사람이나 드러누울 수 있을 것 같은지. 도면은 중학교나 고등학교 교과과정 중 기술 과목에 포함되고, 그게 아니더라도 수학 같은 과목에서 기본적인 건 배우는 고로, 정상적으로 학교를 마쳤다면 보는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오. 2명 누울 자리를 뽑는다는게 어떤 건지 이 그림을 보고 파악이 안된다면, 아마도 사칭이겠지만, 의대 때려치우기 바라오. 그정도 공간지각도 없이 외과수술 하다가는 생사람 잡기 딱 좋소. 아래 그림은 즈소(豆相) 인력철도의 재현 모형 사진이오. 1895년, 오다와라-아츠미 간에 개통하였소. 아츠미는 온천지역으로, 요양객이 많이 찾는데 착안한 어느 철도사업가가 만들어 낸 작품이오. 의외로 도쿄 시내에도 이런게 있었는데, 자본은 없으니 부설비가 싸고, 노임을 들여서 굴릴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엽기적인 그림이 나타나게 되었소. 전에도 말했지만, 인력거 폐지 운동을 벌였던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직접 봤으면 그자리에서 뇌일혈을 일으켰을지도 모르오. 북학파 욕할때 쓰는 말 그대로 "일본놈들은 똥도 향기롭다 할 작자들이로고." 낭만은 개뿔이 낭만이오. 돈 있는 자들의 허영일 뿐이고, 그 일선의 사람들에게는 괴로운 노동일 뿐이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철도 취미라는게 매우 생소하오. 우리네의 철도 라는 것은,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는 직업으로서의 철도가 아니면, 통근이나 출장, 낙향과 상경을 위한 생활로서의 철도에 포커싱이 맞추어져 있다 할 수 있소. 연구의 대상으로서의 철도나, 취미 생활의 주 목적으로서의 철도는 대개의 사람에게 있어 시야 밖에 있소. 그러나, 한 3~4년 내에 이르러서 일부의 사람들은 단순히 편린적인 범위 너머의 철도로서 접근하기 시작하였소. 취미로서의 철도라는 영역은 사실 그 기원이 매우 모호하고, 무언가 본질적인 요소라 할만한게 많지 않소. 19세기의 유럽같은 경우에는, 철도 여행이나, 철도 모형, 특히 귀족들의 정원 철도 같은 것이 그 효시라 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여행, 조경이나 기술적 유희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들이라 할 수 있소. 일본의 철도광들 역시 그 출발은 대개 사진 취미나 여행 취미에서 출발한 경향이 있소. 기억이 맞다면, 초기의 철도팬이 다루는 내용은 철도를 타고 어디 가니 좋더라... 라는 식이었다고 하는 모양이니. 우리 역시도 사실 비슷하게 출발한 면이 있소. 여행 기억을 더듬거나, 피사체로서 다양한 오브제들이 있는 철도라는 걸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나의 영역이 형성된달까... 그리고, 그 시점에서 점차 분화가 되기 시작하오. 일본의 경우는 어느 차량이 멋진데, 이게 어디를 어떻게 다니는 열차라더라... 에서 출발해서, 그게 이름이 뭐더라, 그 노선이 어디어디로 연장되려 한다더라, 그게 사실 이러이러해서 나왔다더라... 하는 식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게 되오. 양키들 소프트웨어나 사이트 쓰다 보면 "Do you know?" 라면서 한두줄 짜리 이야기거리가 뜨는 걸 볼 수 있는데, 그런 사소하게 하나 더 알고 표현하는 것이 이런 취미의 형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하게 되오. 그리고, 이런게 축적되다 보면 체계화 하고 틀을 잡고자 하는 욕구가 나오고, 그게 반영되면서 하나의 지식 생태계(?)를 갖추게 되는 거고 말이오. 이런 애호활동은 얼핏 보면 상당히 도움 안되는 짓으로 보이기 좋소. 몇 편성이 어쩌고 따지는 건 사실 어찌 보면 부질없는 짓이고, 좀 극단적으로 보면 일본애들 하는 짓 흉내내는 것일지도 모르오. 하지만, 그런 단지식이나 삽질들이 누적되고, 그것이 분석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지식화 되면, 그것 자체가 하나의 부가가치를 가지는 요소로서 작용하게 되오. 또, 철도 전기가 어떻고, 신호가 어떻고 하는걸 알아봤자 자신의 연봉 향상에 개뿔 도움도 안되지만, 그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전파됨으로서 그 지식은 생명을 가지고 그 주변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오. 예를 들어, 과거의 군장비 도입 사업에 대해서, 사람들은 아무 관심도 없고 아무런 지식도 없었소. 여기에 율곡 사업이나 불곰 사업 같은 이야기를 비리 사업으로 아는 사람은 많지만, 그 실체가 뭔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오. 그러나, 애호가 수준에서 축적되고 교환된 지식들이 일반에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사람들은 F-15가 고물자전거네 아니네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고, 라팔이 스텔스네 스네크마 엔진이 어떻네, 수호이의 새턴 엔진이 어떻고 벡터링 노즐이 어떻네 하는 소리를 잘도 이야기하면서 하나의 여론 방향들을 설정할 만큼 힘을 발휘하게 되었소. 철도 역시, 취미가들이 나타나고 논리가 쌓이게 되면서 이런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고 말이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지식의 전파가 일정수준에 이르렀을때라 할 수 있소. 자칭 장교로 육해공수중우주전을 다 겪으신 XX군이라던가, 모 전투기에 환장을 해서 주화입마의 수준을 넘어 아예 귀축이 되어버린 사람이라던가, 가끔 웹을 돌아다니다 보면 보이는 "나는 페르마의 최종 정리를 드디어 증명해 냈다!" 를 외치는 기인들이라던가. 이런 치들을 Crank라 부르오. 일본 친구들은 좀 뉘앙스가 다르지만 오타쿠라 부르고. 철도계열에서는 딱 좋은 용어가 있소. "철싸대"라고. 취미가 성장하면서 이런 치들은 언제나 나타나고, 이 바닥의 사람들 상태를 의심받게 만드오. 사실, 우리나라처럼 스탠다드에 대한 열망이 강한 나라에서는, 취미인이라는 것 자체부터가 이미 Crank 취급에 드는 짓거리기는 하오. 사실, 누구나 "철싸대"로의 변화는 어려운게 아니오. 지식을 쌓아가다 보면, 정말 무언가를 깨친 듯한 착각에 사로잡혀서 열심히 뻘소리를 하고 다니게 되기도 하고, 또 옛날의 잘못을 고집하다가 말이 말을 낳고, 말이 서로 꼬이게 되면서 점점 나락으로 빠져버리게 되는 경우도 있소. 포병적 마인드를 가지고 공군이나 해군 이야기를 하다가 주화입마에 빠진 모 씨라던가, 북괴를 증오하다 못해 자신이 그렇게 증오해 마지 않던 독재자의 하수인으로 변하버린 모 씨라던가. 취미가들 역시 그렇소. 앗 하는 사이에 돌아버리는 거 금방이오. 스스로도 여러 취미를 거쳐 오면서 그런 적이 많았고 말이오. 그것을 넘어서서, 무언가에 기여하는 취미가가 되기 위해서는, 흡사 어디에 혹하지 않게 되는 취미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만 스칼라쉽에 가까운 태도를 견지할 수 있어야 하오. 즉, 교차 검증, 끊임없는 객관성의 추구, 의사소통의 최적화, 오류에 대한 겸허함 같은 것이오. 주장을 펴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주장을 믿게 만드는 건 저런 태도와 마인드가 전제되어 있어야만 하는 법이오. 왜 500계가 좋은가를 주장하기 위해서 들이대는게 "내가 보기에 이뻐서" 같은 식이면, 그것은 근본적으로 논거가 될 수 없는 사항이라 할 수 있소. 남이 자신의 객관성을 안믿는다고 생각해서 흡사 스스로가 성자나 박해당하는 자의 입장에 있다고 믿는것이야 말로 에고고, 바로 주화입마의 상태라 할 수 있소. 취미라는 건 사실 그래서 비생산적이면서도, 현학성을 가진 부분이라 할 수 있소. 극단적으로 말해, 과학이나 인문학의 시초라는 것은 이런 한량스러운 짓이 쌓아올린 탑이라 할 수도 있소. 고교 교과서에 나오는 화학자들이나, 국민윤리에 나오는 양반들이 어떤 사람일 것 같소? 학의 성립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무언가에 대한 열망이, 현학적 활동으로 바뀌고, 그것이 비슷한 사람들에 의해 축적되면서 체계화 됨으로서 이루어지는 것이오. 모든 취미가 그렇게 될 수는 없기는 하지만. 말이 좀 돌아버렸는데, 철도에 대해서는, 일본의 경우 저변인구가 상당히 넓소. 그런 대신 철싸대들 역시 엄청나게 많은 편이오. 저 아래 어떤 바보가 만든 KTX 까기 플래쉬도 전형적인 케이스 되겠소. 어디 보니, 열차의 사행동도 모르면서 공학 스펙 나열하는 바보 왜놈도 보이더이다. 그런 바보들, 주화입마당한 치들이 되어서는 안되겠소. 솔직히 말해 쪽팔리는 일 아니겠소. 그러니, 좀 찾아보기라도 하고, 있던 논설을 하려면 논거를 제대로 찾아서 들이 밀 수 있어야 하오.... 그것도 안되면서 왜 날 뷁! 하고 외쳐봤자 뇌중이 취급밖에 더 당하오? P.S.: 그러고보니, 예전에 내한테 찌질대던 녀석 캡춰를 보다 보니, IP가 비슷한 친구가 요즘 있더이다. 그때 진정서 접수도 안하고 알바언냐더러 글 지워달란 소리도 안하고 곱게 넘어갔었는데, 역시 회사에 휴가내고서라도 얼굴 한번 보는 쪽이 바람직하지 않았나 생각되기도 하오. 보니까, 그때 깨갱했던게 참 본전생각 나는 모양이더구랴.... 그리고, 내가 철도 관련해서 밥벌어먹고 사는 줄 아는 사람이 꽤 많은 모양인데, 미안하지만 사람 잘못 봤소. 철도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일을 하오. 난 인사/노무 계통으로 컨설팅 비슷하게 일해서 먹고 사는 인종이오... 다만, 취미를 위해서 교보 외서부에서 책 한두권은 사볼 만큼의 부지런함을 바를 수 있을 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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