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글로, 이걸로 노면전차 이야기는 마무리 짓겠소.
윗 사진은 아까 말씀드린대로 인테리어가 포함된 사진이오. 벤치가 참 불편해 보이오. 교회나 학교 음악실에 있는 그 의자의 질감과 형태 그대로요. 보존 상태에 대해서도 알려지기로는 흰색이었다고 하는데, 목재 보존의 이유 때문인지 갈색에 가까운 도색이 되어 있소. 거기에, 여기가 애새퀴들이 많이 오는 대라 그런지, 낙서 도배질이 되어 있소. 보존사업자 측도 그렇고 초딩새퀴들도 그렇고, 정말 개념이 없소...-_- 동태 보전 같은거야 기대도 하면 안되겠지만, 적어도 보전을 한다면 당시의 형상에 최대한 충실하게 유지하고, 도저히 어쩔 수 없는 범위에 대해서만 하는게 예의 아니겠소? 불행히도, 이 노면전차 363호차는 어느쪽에도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오. 내부 인테리어 역시 싸그리 철거되거나 대체된 느낌이고, 도색 역시 제 색깔은 아닌 듯 하오. 심지어 유리창은 애새퀴들 때문인지 스뎅 봉을 길게 대어놨소.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마는, 이건 좀 너무한게 아닌가 싶소.
외형은 그런대로 잘 보존이 되어 있지만, 내부나 시설 같은건 너무 뜨악하게 보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소. 다 관람객이 개차반이니 보존 담당하는 사람들 역시 골머리를 썩다 이리 한 거겠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소.
안내판의 내용은 한번 읽어보시기 바라오. 특별히 오류가 있는 것 같지는 않소. 저기 표시된 노면전차 네트워크도는 거의 최종판으로 보이오. 노면전차가 마포나 용산에서 끝난게 전부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강을 건너 영등포까지 왔었다고 하는구랴. 이외에 돈암동, 효자동, 영천, 원효로 등의 종점 지명이 보이고, 또 지금과는 랜드마크가 다른 곳들, 서울고나 경성전기고, 서울운동장(현재의 동대문운동장), 창경원(창경궁), 전화중계소(지금도 전화국이 있긴 하지만 잘 쓰이는 명칭은 아님), 영등포구청(현재는 당산동 근처로 이전) 같은게 이채롭소.
노면전차의 폐지는 1968년이었는데, 폐지 이후로도 선로를 걷어내는데 꽤 시간이 걸렸던 눈치고, 대개의 노선은 버스 등으로 대체되어서 큰 혼란이 생겼던 것 같지는 않소. 사실, 우리나라 처럼 버스가 다니는 동네에서는 노면전차의 경쟁력은 제로에 가깝다 할 수 있으니 말이오. 최고속도는 기껏해야 30~40km/h 수준에, 가속도 느린 녀석이, 최고속도 60~80km/h, 가감속도 빠른데다 운전에 융통성이 큰 버스를 이기기는 힘들었을테니 말이오. 다만, 일본의 경우처럼 버스들이 정시운행을 하고, 빠르게 운전하지도 않는 경우라면 노면전차가 경쟁력을 나름대로 유지할 수 있기는 하오. 한국 버스 같으면 30분이면 끊을 구간을 1시간씩 달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 말이오. 그럼에도 역시 경쟁력 부족 탓인지 도쿄의 경우 지하철 등으로 거의 대체되고, 유일하게 남은게 교통오지에 가까운 곳을 헤집는, 도덴 아라카와 선 정도 뿐이니 말이오.
서울은 이제 노면전차 계획 같은건 전무하고, 수도권에서는 인천의 월미도-인천간, 성남의 구시가지 지역 정도가 노면전차 계획의 전부라 할 수 있소. 이외에 난곡의 AGT 도입 정도가 있고 말이오. 부활하는 건 역시 무리긴 무리겠지만, 혹여라도 도입 계획이 있다면 이런 구닥다리 차량의 재생버전과 같은 걸 다니게 하면 어떨까 싶소. 마쓰야마의 봇쨩 열차 수준쯤은 좀 무리긴 하겠지만, 특별편성으로 외관을 재생해서 다니게 한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가치가 있을텐데 말이오.... 이제는 좀 그럴싸한 어트랙션을 좀 가져 봐야 되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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