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일할 때는 그런갑다하고 넘어 갈 소식인데,
몸이 아파 집에서 한달 반이상 뒹굴거리는 동안,
스마트폰 통화도 무제한이라서 주변인 근황 좀 묻고 다님.
일하다가 죽었다는 지인이 넷이고,
이혼한 지인이 다섯 임.
예전에는 통화비 아낀다고 짧게 이야기하고 끝냈는데,
구구절절한 사연 + 신세한탄 들어 주니,
평균 세시간 통화량 나옴.
사는 것이 고마고만하다보니 돈이 조금 빠듯한 것말고는
어찌보면 충실하면서 나름 보람도 있고
행복한 삶이 될 수도 있는데,
조금 더 노력하려다가, 순간의 방심에 주변의 외면에
어이없이 죽은 지인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슬픔과 분노에 혐오까지 섞여 밀려 들어온다.
그리고 이혼의 사유가 외도 말고도 일반인이 보기엔
정말 사소한 일로 보이는 사연을 듣고는
실소에 어이상실과 타인의 취미에 대한 이타심이
얼마나 심각한 건지 간접적으로 느꼈다.
그저께 헌혈 못 하고 집으로 돌아와 뒹굴거리는데,
전화 한 통 왔다.
한동안 잦은 해외 출장일로 열심히 돈을 버는 지인이
심심해서 전화를 했다라고 시작을 했는데,
30분 정도 세계정세와 김정은, 트럼프, 시진핑 욕 좀
하다가 내가 가면라이더 어디까지 나옴?이란 질문을
시작으로 갑자기 봇물 터지듯, 사연을 쏟아냈다.
가면라이더를 많이 좋아하지만, 마누라 눈치에 적당하게
모으는데, 초창기 가면라이더부터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
드래곤인가? 악당 중에 말대가리로 나오는 간지악당이
너무 믓찜! 하면서 가면라이더 수집에 들어갔다.
어찌보면 덕후라고 칭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나처럼 세트병에 집착도 심하지 않고 적당하게 모으고
만족하는 일반인에 가까운 사람이다. (내가 보기에)
그래도 시간이 오래 흐르면 쌓이는 법.
개인방에 적지 않게 가면라이더 물건을 모아 두었다함.
운좋게 아파트 청약일이 잘 되어서 목돈을 쥐고
좀더 넓은 외곽 아파트로 이사하던 중에 일이 터짐.
이사하는 날과 지방출장이 겹쳐서 이사하는 날을
미루려고 했는데, 장모가 지딸에게 그날 이사해야
자식운이 생긴다고 출장중에 이사를 강행함.
미리 챙겨 놓은 사위의 가면라이더 박스를 본 장모는
지딸이 쳐말리는데도 다 버림.
마누라가 어찌 수습을 하려고 했지만, 장모는 평소에도
자신을 하찮게 보는 경향이 있어서 처음엔 숙이고
들어가다가 도를 넘어서는 행동에 혐오감이 있는데,
사위가 샤워하고 있는데, 문 따고 들어와 똥오줌 쌈.
한두번은 급한 마음에 그려려니 했다가,
한두번이 세번이 되고 열번이 넘어서니 미칠 만함.
현장일 하다가 허리 다쳐 일년 넘게 휠체어 타는 마누라를
돌봐준다는 고마운 마음에 장모를 집에 들였는데,
지금은 멧돼지 같은 들짐승이 되어 있다고 함.
부모를 일찍 여의고나서 고모님 손에서 자랐고,
고모님도 돌아가신 지, 일년이 넘었는데,
이때부터 장모가 들짐승처럼 방을 뒤지기 시작했다함.
마누라도 처음엔 자기 편이었다가 점점 장모편을 들자,
극단적인 선택으로 미니노트북으로 서재에 감시카메라
설치하고 출장간다고 뻥치고 친한 경찰친구와 함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전송되는 영상으로 증거 잡음.
장모와 마누라가 서재에 있는 고모님 금고 열라고 비번
누르는 영상 가지고 결국 장모를 집에서 내쫓았는데,
장모는 거기에 앙심을 품고, 자기 수집품 버림.
결국 다리 핑계를 대면서 그걸 제대로 말리지 않은
마누라와 이혼협의 중.
그 외 다른 이유도 있지만 내가 덕후라서 여러 사연 중
가면라이더 수집품 이야기를 해줌.
드래곤 피그마, 내가 블록슈 피그마 살 때마다
끼여 있는 상품 하나 둘 모아 준 건데,
그게 미안하다함.
뭐 내 돈 나간 것이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니까,
나중에 중고나라에서 매물 뜨면 알려 달라함.
차분한 말투로 대화를 하다가 장모 부분에서
분노가 느껴짐.
진짜 치졸한 복수를 한 장모를 보면 나도 뜨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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