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내가 다녔던 학원은 거의 항상 밤 12시까지 수업을 했어.


원래 항상 전체 반이 꽉차있었어야하는데도

특이하게 그날은 우리반에서 딱 4명만 학원이 욌던거야.


정확히는 XX남고 박X우, 심X현, 그리고 XX여고 이X아라는 친구까지 해서

딱 4명만 새벽까지 공부 달리고 있었어.



당연히 이렇게 까지하는건 재수반하고 우리 고등부 뿐이라 사실 4층빼곤 학원건물이 통째로 비어있던거지.



하지만 어쨌든, 12시가 넘어가니까 쉬는 시간에 피곤해서

저기 식수대에 박X우와 물을 마시러 갔었어.



그런데 '그 교실' 쪽 복도 끝에는 창문이 있어서 바깥공기라도 보려고 살짝만 불이 들어가는 복도를 가로질러 보니까



내가 보는 순간 그 안으로 어떤 학생이 쑥 들어가는게 보였어.


물론 그 교실이 재수반인 만큼 사람이 항상 있었으니 들어가는건 이상한게 아니었지.


그런데 이상하게 너무 섬짓하고 무서운거야.

생각해보니까 우리 학원 교실들은 문을 열때 안에서 밖으로 열리는 문이라 사람이 들어가려면 문이 열려야하거든.

그니까 내가 문이 열린걸 봤어야하는데...


사람이 그냥 들어간거야. 문 여닫는 소리도 없이.


그래서 갑자기 너무 무서워져서 지나가는 박X우를 붙잡고 막 얘기했어.

'야 저기 사람이 문도 안열고 들어갔어.'

그러자 워낙 그런걸 안믿는 박X우는 나한테 그러더라고.


'재수반에 걍 사람이 들어간거지 뭐가 말도 안되는 소리야.
아까도 저기 어떤 형이 들어갔다나갔다 했는데. 병신이냐?'



그런데 내가 계속 붙잡자, 가서 확인하자며 X우는 나한테 둘이 가서보자고 했어.


재수반 자습하는데 우리둘이 민폐 끼치지않게 문에 나있는 작은 창으로 확인하려 했는데...


거기에 얼굴 댄 순간 우리는 둘다 지레겁먹어서 진짜 소리도 못지르고 도망갔어.


불꺼진 교실은 쌔까맣고, 창문으로는 겁먹은 나랑 박X우 얼굴만이 반사되어 보였거든.

애초에 잠긴 문에, 선생님한테 물어보니까 그날은 재수반이 쉰날이었던거야.



걔랑 내가 본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였을까?



그리고 이 남자가 목격되는게 하루이틀이 아니야.


선생님이 옥상에서 담배피우시곤 문을 잠그고 내려오는데

어떤 남학생이 자신을 지나쳐서 올라가길래

고등부 남학생이겠거니 하고

'어디가니?' 라고 물었다고 해.

'옥상에 볼일이 있어서요.'

고개를 떨구곤 말하는 학생을 보고 나쁜 일이 있겠거니 하고 계단 몇개를 더 내려온 선생님은

생각해보니까 문을 잠궈놓았다는게 기억나 도로 올라갔는데


여전히 옥상문은 잠겨있고 학생도 온데간데 없었다고 해



수택고 교복입은 걔는 도대체 누굴까?

왜 아직도 학원에서 떠돌고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