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 "굳세어라 범호야"




KIA 이범호가 친정팀 한대화 감독을 찾아가 국내 복귀 후 첫 인사를 했다. 이범호는 5일 한화와의 대전 원정경기에서 구장에 도착하자마자 한화 덕아웃을 찾아가 한감독에게 인사를 한 것. 한감독은 이범호와의 반가운 재회에 "범호야 잘해야 한다"며 덕담을 잊지 않았다. 대전=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KIA 이범호가 5일 올시즌 첫 대전 한화전을 치르면서 가장 크게 걱정한 것은 한화팬들의 반응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이범호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걱정을 많이 했다. 올시즌을 앞두고 일본에서 국내로 복귀하며 10년간 뛰었던 한화가 아닌 KIA 유니폼을 입은 것에 대해 섭섭하게 느끼는 한화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범호 역시 "구단버스에서 내리는데 한 한화팬분이 '왜 갔어요'라고 물었다"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로 경기 중 이범호가 헛스윙을 할 때는 홈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지기도 했고 경기 막판에는 이범호가 출루하자 몇몇 과격한 팬이 플라스틱 물병을 그라운드로 투척하기도 했다.

한 감독은 6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아니 왜 플라스틱 병이 날아들어오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후 "이범호도 지금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도, 또 팬분들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창단 당시 대전연고였던 OB 선수였다가 86년 해태로 트레이드됐을 때다. 한 감독은 "그 당시 대전에 경기를 하러 오면 내 타석 때 외야 관중석에서 한 팬이 '배신자'라고 써서 들고 있는 것도 봤어. 빙그레가 있었는데 광주로 갔다는거지. 하지만 트레이드에 선수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아. 그런 내막을 팬들은 잘 모르니까 오해가 생기는 거지"라며 경험담을 털어놨다. 실제로 한 감독은 고향팀이자 새로 창단된 빙그레에 가길 원하며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했다가 한국프로야구 1호 임의탈퇴선수가 되기도 했다.

과연 한화팬들은 언제쯤 이범호를 다시 예전처럼 응원할 수 있을까. 대전=노경열 기자 jkdroh@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