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공이었고 3열에서 봤는데 멀게 느껴지던 이유는 무대 탓이

아닌가 싶어. 무대가 깊어도 너무 깊더라. 적당히 깊으면 그리

멀게 느껴지진 않을텐데...

* 앙상블과 죽천들에 대해 악평이 많았는데 엘리 초연 못보고

막귀인 나로서는 그렇게 나쁜거 같지는 않은거 같애.

* 정화 소피는 드라마에 나온다면 완전 제대로 화제가 될 듯한

캐릭터인거 같다. 내가 지금껏 본 시어머니 캐릭터 중 젤 독한거

같애. 그치만 민제프랑 싸우고 홀로 남아 노래 부를 때 뭔가 좀

짠하게 느껴졌음. 그리고 커튼콜 때 발차기 귀여우심.ㅋㅋ

* 민제프 왤케 잘 생기고 멋있어 보이냐? 갤에서 김해숙씨

닮았다느니 하며 능욕당하던 분이 맞는지... 무대 버프와 성대

버프 때문인지 정말 멋있었어. 소피와 엘리 사이에서 우유부단하게

행동하긴 하지만 요제프도 그 상황에선 어찌보면 그게 최선이었을지도...

* 삭돌프는 생긴거부터 뭔가 애잔하게 생기더니 노래할 때랑 연기할 때
 
참 애잔하더라. 이상주의자가 토드에게 속아서 자신의 이상을 위해 나름

용기있게 행동하지만 실패하게되면서 위기에 몰리자 자기 자신도 이 상황을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참 불쌍했어.

* 은케니는 소문대로 짱짱맨. 말 그대로 변사 역할을 제대로 하면서 극을 쫄깃하게

만들어주었어. 가끔 나와서 앙상블과 깨알같이 웃겨주는 모습이 참 재밌더라.

특히 엘리랑 요제프가 첫날 밤 치룰때 남자 앙상블 가슴 치면서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참...ㅋㅋ 은언니라는 별명에 딱 어울리더라. 그러다 후반에 엘리 암살

하려고 할 때는 제대로 미친 놈 같았어. 칼로 면도하는 흉내 낼 때 섬찍하더라고.

여담으로 키치 때 무대에서 관객석으로 엽서 뿌릴 때 잡을 수 있었는데 옆에

앉은 사람에게 아쉽게 뺐겼어.ㅠㅠ

* 엘리 보기 전날까지도 평이 안 좋아서 걱정했던 소토드는 기대 이상으로

잘해준거 같애. 표정 연기도 괜찮은거 같았고 걱정했던 애드립도 피드백이

된건지 내 기준에선 그리 심한거 같지도 않았던거 같아. 그치만 프롤로그때랑

마지막 춤때 애드립은 좀 과했던거 같애. 커튼콜때는 팬서비스라 생각하며

애교있게 봐주겠지만 본 공연때는 좀 자제해 주면 좋을거 같다. 마치 요리할때

소금을 적당히 넣지 않고 많이 넣는거 같은 느낌.

* 쏘엘리는 일단 비주얼부터 제대로 먹고 들어가더라. 어린 시절 연기할때는

너무 귀여웠고 1막 마지막에 등장할 때랑 헝가리 왕비되어 나올때는 정말

ㅎㄷㄷ하게 이쁘더라고. 인터뷰 기사 보면 많은 노력 했다고 하시던데 그 말

대로 노력 많이 하신거 같더라고. 노래도 너무 잘 부르시고 걱정했던 연기도

좋으시더라. 커튼콜 때 감정에 북받쳐셔가지고 울먹이시더라고. 아쉬웠던건

나이든 목소리 하실 때 대사가 가끔 안 들렸던게 아쉬웠고 1막 끝날 때 시선

처리랑 부채 펼치는거 좀 만 더 잘하셨으면 더 위엄있게 보였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네.

* 다른 이야기 하자면 어제 1막에서 가끔 마이크 잡음소리 들리더라. 그 덕분인지

2막때는 소리를 줄인거 같은 느낌. 그리고 나는 \'나는 나만의 것\' 부를 때 그렇게

많이 움직이면서 부르는 건 줄 몰랐네. 커튼콜 때 소토드 쏘엘리 드레스 두 번이나

밟고 미끄러질 뻔 함.ㅋㅋ 그리고 집에 갈 때 쏘엘리 남편 목격.

* 결론을 말하자면 기대했던 만큼 좋은거 같다. 또 보고 싶은데 텅장 상태인 나로서는

또 보면 4층에서 봐야겠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