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불금에 혼자 진지빨면서 글쓴다..

대학다니면서 열심히 과생활도 해보고
군생활도 열심히 해보고 알바도 열심히 하고
사회생활 열심히 해봤어. 진짜 최선을 다했었어
특히 사람을 좋아해서 선후배 동기 동료 나서서 챙기고
먼저 연락하고 모으고 그런걸 엄청 좋아했어

근데 어느순간부터는 진짜 부질없는짓 같더라
인맥도 능력이라는 말이 있지만
언젠가부터 사람들이랑 연락을 주고받는게
목적이 있어서 연락이 오거나
부탁을 하려고 연락을 하는거드라고
그냥 위로받으려하거나 심심해서 연락할때는 각자 자기일에만 바쁜사람들이
뭔일이 있어서 해결해야되거나 부탁할때는 먼저 찾아와서 비위맞춰주고
뭐또 이런저런일로 사람들한테 상처받고 하다보니까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사람들한테 많이 의지하고 어울리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그 모든게 헛된일이고 정녕 내 힘든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핸드폰에 저장된 900명 가까운 사람들중에 한사람도 없으니까
지금까지 내가 뭘하면서 살아온건가 싶고
잘 못 살아왔다는 생각에 정말 다 포기하고 싶었어

그럴때쯤 기분전환이나 하러 공연이나 보자 라고하면서 뮤지컬을 접하게되고
내 취향에 딱 맞는걸 발견했구나 싶었어
그리고 좀더 찾다보니깐 여기 연뮤갤에 발들이게 된거고.
근데 솔플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
솔직히 머글입장에서는 혼자 공연보고 혼자돌아다니는거 잘 이해못하자나
처음엔 나도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혼자서 공연을 보고 몇번씩이나 도는거지..싶었어

근데.. 하다보니까.. 그게 좋드라..
다른 사람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위해서 시간과 돈을 쓰는거야
다른 사람이 뭘 좋아할까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보는거야.
사람들 모여서 술마시고 오늘은 내가쏜다 내가 계산한다 이런지랄안하니깐
돈도 쌓이고 그돈으로 한번더보고 또한번 더보고
그러다보니까 어느새 나도 솔플에 회전문을 돌고있더라고

근데 웃긴건 ㅋㅋㅋ 회전문을 돌면돌수록 사람을 피하게된다?
극장에서 혼자왔다고 수근거리는 사람들을 피하는게 아니라
나한테 연락오는 사람들을 피하게되
뭐 오랜만에 전화와서 이번주에 만나자 이런얘기하면
아 이새끼가 또 무슨 소리를 늘어놓으려고 이러는거지 이런생각들면서
스트레스 받아가며 돈써가며 시간날려가며 멀리가서 만날바엔
그돈 그시간에 작품이나 하나 더보지 이런생각한다 ㅋㅋㅋㅋ 그리고 예매하고 ㅋㅋㅋ
페이스북 같은거에도 뭐 누구누구 모여서 만났네 뭘 쳐먹으러왔네 어딜여행왔네
이런글 보면 예전에는 아 나만빠져서 섭섭하다.. 나만빼고는 다 바쁘구 행복한가보구나
이런마음에 막 우울해졌는데
이젠 뭐 아무렇지도 않아 ㅋㅋㅋㅋ 페북 카카오스토리 자체를 탈퇴해버렸거든 ㅋㅋㅋ
저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매일매일 보고만 있다한들 달라지는게 없는데뭐 ㅋㅋㅋㅋ

갤질을 시작하고 솔플을 알아가면서 내 성격이 변해버린걸까?
아니면 내 성격이 변해가면서 갤질에 빠지고 솔플을 하게 된걸까?

뭐가 먼저가 됐건간에 난 지금 너무 만족해
가끔은 시끌벅적한게 그립기도하고 삼삼오오 친구들이랑 모여서 같이 관극하러온 머글들이 부럽기도한데
이렇게 나를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지금이 너무 좋다

ㅎㅈㅇㅇ : 불금에 갤질하는 내가 너무 좋다
포도 많이먹었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