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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크슈뒷북ㅃ 내려놓음의 미학을 알았던 미친 마한막공 되새기기

순간(203.170) 2013.06.07 14:03:32
조회 1398 추천 30 댓글 14


엊그제 마한막공ㅋㅋㅋ 섣불리 후기를 못끄적일 만큼 공연이 너무 좋아서 멘탈이 몽롱했다고 한다.. 물론 한유다의 보러와?돌아와?드립에 기억이 승천한 것도 한 몫ㅋㅋㅋㅋㅋ님아개드립 자제점ㅋ큐ㅠㅠ 근데 시간이 지날 수록 잔향이 깊게 남아서.. 할일이 태산인데 머리속에서 지크슈가 떠나가지가 않아. 뭐라도 끄적여야 할 것 같다..

그동안 마한이 좋았던 이유는 드라마가 강한 페어라서였음. 작품을 이끌어가는 화자 겸 주인공으로서 한유다는 스토리텔링이 뛰어났고, 여기에 캐미대마왕 마저스의 연기까지 대해지면 정말 극을 짱짱하게 확장시키게 된다는 것. 뭐 마저스는 한유다뿐 아니라 다른 유다들은 물론 앙들이나 그날 음감오케 컨디션까지 전체적으로 면밀히 관찰해서 스폰지처럼 흡수해서 뿜어내긴 하지만, 한유다가 제일 잘 받아쳐주는 느낌.. 자기가 더 돋보일 수 있는 장면까지도 서로서로를 세심하게 짚어주는 호흡이 좋았음

그러다보니... 와!! 이 장면은 한유다가 너가 짱먹어라!! 이런 건 적었지만 댐이나 블러드머니 같이 다른 유다들이 좀 쓰루하고 섬세하지 못한 장면들까지 한소절 한소절 귀기울이고 설득 당했던 것 같아. 초반에 마한으로 자체 첫공했을 때의 한유다를 보면서 와.. 절망이의 이번 지크슈 연출은 변태같구나ㅋㅋㅋㅋㅋ 근데 뭐 몸에 좋아보이지도 않고 별재료도 없보이는데 중독성 장난 아닌 마약김밥 같은 맛있었다는 건 함정^^v;;;; 한유다는 다른 제자들을 다 쩌리로 만들어버릴 만큼(이 날 베드로어빠랑도 엄청 싸웠다고 한다) 지저스를 바라보는 예지력이나 직관력 또한 자신에게 다가올 비관적인 운명까지도 꿰뚫어보는 표현력이 탄탄했어.. 그러지 말라고 설득하는 모습을 보면 유다의 말이 맞는 것 같아서 닥빙하게 되더라... 여기에 마저스가 너무 인간적으로 반응했다면 벌거벗겨진 느낌처럼 한유다의 패기도 희석됐을 것 같은데, 마저스는 마저스답게 잘 대응해서 난 3유다 중에 신적 아우라가 제일 많이 느껴져서 좋았다. 그런데 이게 마지막에 한유다가 죽는 순간에는 딜레마로 다가왔어. 너는-아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너만은 지저스의 뜻을 다 이해할 수 있자나~ 그가 왜 죽을 수 밖에 없는지? 이런 의문이.... 나르시즘도 정도 껏이여야지 지나치니 꼴통같아서 말입니닼ㅋㅋㅋㅋㅋㅋ 지저스 소울메이트가 궁예질선생질 쩔다가ㅋㅋㅋ 갑자기 다 너때문이야 모든 원망의 화살을 돌리는 쥐어짜는 그 감정이 버거워서 따라갈 수가 없었어

그러다가 저번주 마한세미막 갔을 때는 절제할 때는 절제하고- 약빨때는 약빨고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다 재서 감정배분 하는 것 같아서 넘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서사가 강한 극이 아님에도 한유다를 보고있으면 기승전결이 흥미롭게 읽혀졌고, 이 극은 철저하게 유다의 입장에서 쓰여진 극이구나 감정이입하게 되었음..

여러모로 마한정막공때 얼마나 더 처절하게 끝장미를 보여줄지 기대됐지만.. 마한이 막 기복있는 호흡은 아니니까 허를 찌를 것이다 그런 기대는 없었다. 그런데 6월 5일 마한정 막공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다 이루었다 마한정ㅠㅠㅠㅠㅠㅠㅠ 사실 표 받을 때부터 샤롯데 밖에까지 쫙 서진 줄 보면서부터 너무 떨렸고.. 착석한 후 에도 전체적인 미묘한 고요속 흥분에 심장이 요동치더라.. 근데 딱 한유다의 해븐이 시작되는데ㄷㄷㄷㄷ 넘버클린은 물론이고 딱 각본대로 생각하는 대로 오차없이 연기하겠다하는 비장함이 느껴졌어. 1막 연기도.. 유다의 심정으로 할 수 있는 한 온맘으로 최선을 다해 지저스를 위해 걱정하고 고민하는게 전해지기는 하는데 씹덕후 같지도 않고 쥐어짜지 않아서 좋았어.

라스트 서퍼때가 최고 멘붕.... 유다 득도하셨어요?? 왜 갑자기 지저스 코스프레질이야 너님 고소ㅠㅠ 이 가여운 인간부터 시작해서 아직도난 당신 뜻을 알수 없어~~ 독한 말로 겨누고 있지만, 분노가 아니라 지저스를 어루만져주고 있다는 확고한 마음의 소리가 들렸어ㅠㅠ '지저스 나는 다 이해하기 때문에 안돼 절대 안돼' 막 이런 식의 설득이었는데 그 혼란과 두려움이 한유다가 힘을 뺄 수록 강하게 와닿는 연기였다. 노래 끝나고 뒤돌아서 가기전 갸륵갸락 바라보다 차마 손도 채 뻗지못하고 돌아서는 모습이랑 마저스의 유다한테 안들키고 유다신경쓰기 스킬 시선처리도 너무 좋았다. 보통 너는 감히 이해못해! 이런 단호박이 안그래도 진퇴양난인 유다를 더 궁지로 몰아넣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 날은 마저스 그도 인간인지라 유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야하는 비극에 안쓰러워하는 것도 느껴지고.. 서로가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어서 더 처연했던 라스트서퍼였다. 아오시발 이럴 거면 박터지게 발산하는 파워게임이 멘탈 붙들고 있기가 더 좋은 것 같다ㅋㅋㅋ 사무치는 아우성 뒤 굳은 체념에 더 마음이 저며왔어... 이제 남는 건 지저스를 위한 약속된 배신뿐이구나.. 또 기꺼이 그렇게 하겠구나... 자연스럽게 유다의 시선대로 따라가게 되었어.

그리고 이어지는 마저스 겟세마네... 어쩜이러냐... 이 순간 나에게 주신~ 초반부터 막 현실 울컥하는게 눈으로 보이고.. 숨소리까지도 지쳐보였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목 할퀴고 긁는 목소리ㅠㅠ 부서질듯 여린 목소리로 토해내는 아픔은 또 색다른 맛이ㅠㅠㅠ 마저스 목청은 완전히 돌아올 것 같지는 않은데 이 상태로 앞으로 더 어디까지 보여줄지 기대됌

아.. 잊지못할 유다데쓰ㅠㅠㅠㅠㅠ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ㅠㅠㅠ 됐고 가지마ㅠㅠㅠㅠ 그동안 마리아넘버 리프라이즈가 왜 뜬금포로 유다 죽을 때 터지나싶어서 웨버가 살짝 감정 격해져서 약빨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 날 한유다보니까 혼자서 죽음을 선택해야하는 극도의 외로운 순간에도 지저스를 걱정하고 위로하면서 가는 것 같았다. 당신이 날 죽인거야... 하며 고통에 몸부리치면서도 변명하지 않고 정면돌파 선택하는 느낌... 지저스가 나중에 그랬듯이, 유다도 유다 나름의 자신만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떠나는 것 같았음. 그 뒤... 애잔한 잘했다유다~ 부분,,... 난 겟세마네보다도 유다데스 때 핀조명받는 지저스 표정과 폭풍같은 음악을 제일 좋아함.. 그 장면이 늘 다르게 와닿아서 난 그걸 보러 샤롯데에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님. 그 날은 파리한 낯빛에 앙다문 입술이 이미 죽은 사람의 얼굴처럼 간담이 서늘했고.. 눈에서는 무언의 울부짖음이 느껴져서 유난히 참혹했음,, 희생된 유다를 애도하고 나도 곧 따라가겠다며 참회하는 모습이었어.. -> 이게 성경으로는 말이 안되지? 근데 나는 종교쪽으로는 감흥이 없고 그저 인간 대 인간으로서 마한을 격하게 앓아드림ㅠㅠ

근데 이 다음부터 더 쫄깃했던 게 태한빌라도까지 작두탔어 미친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이 날 마저스는 1막에서도 내가 본 것중에 최고 자기성찰이 쩔었었다. 두려움, 좌절, 외로움 모든 것들을 직면하며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고뇌하는 마저스 같았음. 한유다가 대인배 돋았던 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줬던 효과였을까?? 옆에서 찌질하게 징징대고 끊임없이 다구리 까주던 유다가 없으니까 그러는건갘ㅋㅋㅋㅋㅋㅋ마저스 애도dreamㅋㅋㅋ그런 지저스를 지켜보는 나님도 패닉이요... 마리아손에 얼굴 파묻으며 파르르할 때도...헐 이 어빠도 누군한테 기대고 싶었나바하고 심쿵했는데 (어제 마김정때도 매의 눈으로 지켜봤는데 더 다가갈려고 하다가 뚱끙 딱 선 긋고 돌아섬ㅇㅇ레알 마한정한정상품) 빌라도랑도 심쿵.. 난 지빌라도가 더 취향이지만, 태한빌라도 손 닦아내는 연기랑 초반에 건조한 모습때문에 후반에 폭주하는 광기연기가 극적으로 치닿는 점은 좋다. 근데 이 날은 제발 죽지 말라고.. 내가 너를 안죽일 수 있게 한마디만 해달라고 울벼불며 사정하는 빌라도라니... 본인이 대신 십자가에 철컹철컹 셀프로 박힐 기세였어... 이 날 유다 빌라도들 다 왜 이러심?ㅠㅠㅠ 그런 빌라도 보면서 신성이 강했던 마저스조차도 흔들렸는지 '넌 아무 것도 바꿀 수 없어' 말은 이렇게 하는데 언행일치 존나 못하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초적인 표정과 손짓.. 죽을 수도 살수도 없다는 듯 멘붕에 두려움에 떨고 있으면서... 빌라도의 손을 한참동안 놓치않았던 연기... 하... 다시 생각해도 지린다. 이 두사람을 보면서 대륙영화 <영웅>의 엔딩이 생각났어. 진시황의 목을 치려고 온 원수자객이 그의 궁극적인 뜻을 유일하게 헤아렸던 사람이었다는 거.. 모두가 죽여야한다고, 그래야 황제니마 니 자리를 지킬수 있다고 할 때 화살받이가 될 수 밖에 없는 그를 진시황은 진심으로 통탄해했지.. 상황은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비슷한 느낌

이어지는 슈퍼스타의 한지게는.. 공연내내 비워내는 연기가 꽉 찰 수 있다는거 몸소 보여줘서 그런가? 여한이 없어보이게 둥둥 날라다니는게 보는 이도 상쾌했다고 한다^^ 비루한 글 마무리하자면.. 마한막공 때 마한+태한빌라도 - 이 세사람 누구하나도 빠지지 않게, 막 유다슈퍼스타 빌라도슈퍼스타로도 이야기를 만들어도 될만큼 완성도있는 캐릭을 보여줬어.. 또 각자의 노선을 하나로 합쳐도 이야기가 된다는 게 충격과 소름이었다는ㅋㅋㅋ 지크슈 소재는 내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까마득히 오래된 기원전 이야기지만, 인간의 존엄과 보편적인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준 것 같아... 인간이 인간을 심판할 권리가 있는가? 악인은 처음부터 악인이고 뼛속까지 악인인가? 어차피 모두가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지 않나? 그리고 인간의 희생이 타인의 죄를 사할 수도 있나? 감히 무슨 자격으로? 막 여러가지가 복잡하다.. 분명한 건 지크슈 캐릭들이 아직도 먹히고 있고 현재성을 띈다는 건데.. 난 여기 인물들이 운명에 순응하기 보다는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과정에서 절망도 극복이 되고 사람의 의지 또한 실현되는 것 같아서 참 좋다. 물론 마한 막공은 답정너 돋았지만 말야ㅋㅋㅋ어쩌다 막판되서 마저스 전관중인데 3번뿐이 안남았고 이제 이런 뻘글도 필요없지.. 그게 뭔 상관이야 뻘글이나 챙겨(feat. 가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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