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쓸 균성
난 딱히 쓸덕은 아니고 그 전에 몇번 보긴 했지만 좋은 극이네 ㅇㅇ 하고 말았던지라 자세한 건 잘 모름ㅋㅋ
늘보가 잘 맞는 편이라 균성으로 시간내서 갔는데 재영피여서 횡재했네~ 하고 봤음

쓸덕들이 읭스러워하는 레이, 99년 등은 좀 어색하긴 했지만 그렇게 이상하진 않았어
하지만 슈페리어 직전의 암전은 정말 헐.. 이거 뭐야.. 할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극이 정말 뚝 끊어지는 느낌..
뭐 이런거야 쓸덕들은 다 아는 걸테니까 패쓰하고

난 개인적으로 리촤가 태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 속이 어떤지는 나중문제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뭘해도 눈에 띄는 화려하고 빛나는 태양같은 사람이라고
그리고 네이슨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있지만 태양에게 홀려서 스스로 빛을 내기를 포기한 사람이라는 느낌
빛과 그림자, 태양과 달 이런 느낌

이 페어는 균촤한테서 태양같은 느낌은 안 들어서 그게 좀 아쉽
이건 뭐 내 개취고 ㅋㅋ 균촤는 생각보다 연기가 좋더라구 ㅇㅇ
그런데 정말 너무 차갑고 차갑고 차갑고 차갑고 차가워서 인간적인 느낌은 별로 안 들었어
다른 때는 어프레이드에서 확 무너졌었다고 하는데 이날은 그것도 아니어서 더 그랬나봐
굉장히 사이코패스스럽고.. 어린애같고 감정은 한 톨도 안 느껴지는 그런 리촤더라
인간이라기보다는 네이슨 머리 속에서 재생되는 이미지같은 느낌..

네이슨이 기억하는 리촤가 저런 느낌이라고 생각하면서 보니까 성넷이 더 불쌍했던게..
실제의 리촤가 어땠는지는 몰라도 성넷은 계속 자신을 대하는 리촤를 저런 느낌으로 기억하고 있구나...
저런 리촤인데도 집착하고 그리워하는 자기 자신을 정말 혐오하는 게 아닐까.. 뭐 이런 느낌도 들더라구
그럼에도 그가 죽지 않았다면 아마도 진짜 자기 얘기를 꺼내놓지 않고 리촤를 붙잡고 있었을 거라는 느낌도 들고
그만큼 집착과 배신감이 큰 네이슨이라서 애정과 분노가 공존하는 느낌.. 되게 위태위태한 느낌의 네이슨이었어

균성페어의 느낌 자체는 참 좋은데 균촤 노래는 참.. ㅋㅋㅋ
그리고 A열은 듣던 것만큼 최악 of 최악은 아니었던 거 같...으면 내 몸이 너무 소극장에 적응한건가..
물론 불편하긴 한데 죽을 거 같고 공연을 포기하고 싶고.. 뭐 그런 정도는 아니었어..



그리고 어제 글루미밤공 윤희석-꽉-뀨

오픈전부터 꽤 기대가 컸던 극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아!! 일단 분위기가 오우 취향이야

윤희석배우는 굉장히 예민하고 머리 속으로는 하고 싶은게 많지만 실천에 옮길 용기는 없는 나약한 지식인 느낌이더라
동그란 안경쓰고 등장하는데 딱 그시대에 살았을 법한 지식인 느낌이 풀풀
그리고 사내가 자신을 쫓고 있다는, 자신의 운명이 정해져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서 미친 사람처럼 구는 모습도 너무 좋음
심덕을 처음 만났을 때 한눈에 사로잡혀서 얼빠진 사람처럼 어버버하는 모습도 좋고..
연기는 정말 김우진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넘버 ㅋㅋㅋㅋ 넘버 어떡하지 너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작게 읖조리는 대사들이 꽤 많은데 이 부분이 잘 안 들려.. 마이크를 좀 올려주던가 피드백을 해줬음 좋겠다

그리고 꽉.. 오.. 여신님....ㅠㅠ 꽉 얼빠들은 이 극을 봅니다 두번봅니다..
하얀 레이스 양장드레스를 입고 하얀 모자를 쓰고 등장하는데.. 허걱 ㅇ0ㅇ!!!!!!!!!!!! 이뿨!!!!!!!!!!!!!
도쿄에 유학 중인 모든 조선인 유학생들의 별~ 스타~~(ft.뀨사내) 윤심덕이라는 게 확 이해됨 ㅇㅇㅇ
진짜 앙칼진 고양이같은 느낌.. 시선을 확 잡아끄는 화려한 스타더라
난 찰라에 사는 사람이니까 라는 대사가 있는 그 장면에서의 꽉심덕은 정말 ㅇㅇ
화려하게 한 순간을 불태우는 예술가의 모습이 보임..
우진에 대한 사랑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에 굉장히 충실한 여자처럼 보여
그 시대에는 그 모습이 정말 파격적이었겠지.. 그리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을 거고.. 화려한 여자더라 꽉심덕은
목소리가 꾀꼴꾀꼴하지만 노래를 굉장히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서 걱정했지만
글루미 넘버들에는 굉장히 잘 어울리고(여기는 도쿄 이건 정말 사랑스러워 죽는 줄)
마지막 사의찬미 부를 때는 헐.. 했을 정도로 피를 토하듯이 부르는게 압권 ㅇㅇㅇㅇ

뀨사내는 굉장히 다크하고 욕망으로 가득한 남자의 느낌이었어
장난스럽고 유들유들하지만 순간순간의 눈빛이 정말.. 음 뱀같은 남자라는 느낌
악마같은 느낌도 좀 있어서 우진과 심덕을 움켜쥐고 흔드는 것을 즐기는 느낌도 들어
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손을 빠져나갔을 때는 좀 홀가분해보이기도 함...분노보다는 뭐랄까.. 그래 한번 해봐 이런 느낌?
실체가 있는 것같기도 하고 실체가 없는 무형의 어떤 존재같기도 하지만 그 어느쪽으로 해석해도 매력적인 캐릭터는 맞는 듯
난 뀨를 자석으로 처음 봐서 이런 다크한 캐릭터가 상상이 안 갔는데 배우는 배우더라.. 진짜 색다른 모습..bb

스토리는.. 사실 윤심덕과 김우진에 대해선 이런저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정작 그들의 마지막에 대해서는
그냥 배 안에서 사라졌다, 유서도 없다.. 고로 자살? 이라는 단편적인 팩트만 있는 상황이라서
그걸 구구절절 설명하려고 하고 의미를 두려고 하지 않아서 오히려 마음에 들었어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었달까..

우진과 심덕이 사랑에 빠졌다, 우진이 심덕을 떠났다, 심덕이 경제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이런 사실들은 그냥 대사 속에서만 등장해.. 별로 그걸 설명하려고 하지도 않아.. 그래서 친절한 극은 아니다 ㅋㅋ
설명할 수 없는 과거의 단편적인 사실을 굳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사실은 있는 그대로 놔두고 그 안의 감정들을 표현하려고 한 게 좋았어.. 미스테리한 사실은 사실 그대로 남겨두고 ㅇㅇ

어쩌면 그들은 그곳에서 죽지않았을지도 모른다, 정말 그들이 말했던대로 이태리로 갔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고
혹은 그대로 죽었다고 하더라도 사내가 정해둔 결말을 따르지 않고 둘이 결정한 결말대로 움직였으니까
그건 또 그 나름대로 둘은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구

1열에서 봤는데 생각보다 목이 많이 아프진 않아 갑판위에서 이뤄지는 부분이 아주 많지는 않기도 하고..
종아리 아랫부분 부터는 좀 잘려보이는데 뭐 거슬릴 정도는 아니고 ㅇㅇ
무대를 넓게 쓰는 건 아니라서 사이드에서도 가리는 거 없이 잘 봤고.. 대부분 중앙에서 이뤄지거든

그리고 넘버.. 오우 ㅠㅠ 바이올린을 이렇게 강렬하게 쓴 작품이 있었나 싶어.. 날카로운 음들이 인물들의 감정이랑 맞아들어가서 정말 ㅎㄷㄷ
넘버가 강렬하게 확 기억에 남는건 없을지도 모르는데 계속 은은하게 맴돌아
여기는 도쿄~ 이 세상엔 없는 곳~ 등등

다음 회차는 안유진배우의 심덕인데 이건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
글루미 좋은 자리 많다.. 봐라 꼭 봐라.. 호불호는 무지하게 갈리겠지만 한번 보기엔 아깝지 않은 극이다 정말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