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잰

갠적으로 웨버공연을 좋아라하진 않지만 이전 지크슐 보고 스무살 초반에 이런 극을 써냈단 사실에 웨버경에게 경의를...
성경이란 텍스트에 기반을 두고 내려간 극에, 성경을 들여다본 적도 없는데다 난 무신론자지만 그래도 관람하는데는 무리가 없었을 뿐이고..
적어도 내 느낌은 늘 기독신자들이 외치는 "희생하신 우리 주"의 얘기가 아니라 무지한 우덜 땜에 등떠밀려 간 "사람" 얘기 같았음..
그래서 역으로 우릴 위해 희생한 그 이후 우리는 어떤 노력을 했나란 질문이 들더군. 무신론자인데도 말야.
어쩌면 하늘의 계신 신의 "모략"에 별 저항도 못하고 보잘 것 없는 우릴 위해 희생양이 되신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에게 미안함을 느꼈어.

이렇게 느끼게 된데는 이번 지크슈의 마저스의 힘이 컸던 듯도.. 혼잣말을 되뇌이듯 너흰 날 이해 못한다고 나즈막히 읊조릴 때나 와이 슈드 아이 다이라며 아부지에게 따져물을 때나 마이클 본인이 아닌 실제 인간 지저스의 모습이 보여져서 그의 이끎에 나도 모르게 끌려, 딸려 갔던 것 같고..

오늘 마저스님의 낮은 음에서 약간 갈라지는 음성을 들었을 때 문득 관객으로 다시 돌아와 배우님의 건강을 염려하게는 됐지만, 그것마저도 역할의 고뇌와 번민으로 중첩되서 감동이 증폭됐달까.

암튼 이번 마저스의 지크슈는 오랫동안 내게 감동으로 남을 거 같고, 아마도 이 감동이 지금 날 잠 못둘게 하는 것 싶네...

잠못드는 밤 주절거림 읽어쥬신 분들께 ㄱㅅㄱㅅ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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