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짘슈보고 힐링하며 겟세마네에서 잤는데 발하임에서 깼어

그래서 출근길에 주절거리려고 다시 들어옴

모든 덕들이 그렇지만 원작이 소설이라면 먼저 읽거나, 후에 읽거나.
어쨌든 원작을 보잖아?

나는 2010년에 대학생이었어.
송베루로 첫공을 잡고 도서관에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빌려서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갔어.
우리 학교 교수 연구실 복도 끝에 있는 창문 밖으로 나가면 발코니는 아닌데 층이 하나 나와
에어컨 실외기 잔뜩있는 멋있어 보이려고 만든 건물의 지붕.
나는 거기가 참 좋아서 해가 좋거나 친구들과 겹치지 않는 한가한 공강에는
거기에서 노래도 듣고 앉아있기도 했다.
베르테르를 빌려서 거기로 가서 책 읽고 내려오는데,
내 상상속의 베르테르는 너무 송창의스러운거야.

그래서 진짜 열심히 기대하고 갔지.

기대이상이었어

첫 시작을 앙상블들이 마임 형식으로 시작하잖아.
거기부터 너무 아련한거야
거기다가 +송베르의 눈빛.
그것도 볼 때마다, 생각날 때마다 나를 울린 극인데 항상 울던 포인트가
대부분 공감할 거기 있잖아.
베르테르가 돌뿌리에 넘어졌다고 얘기하면서 우는.

돌뿌리에 걸려 넘어졌다고 하니까
여관주인이 저런. 하잖아  거기까진 맘놓고 피식 웃었는데
돌 뿌리가 올라와서 무릎을 치더니 가슴을 쳤다고.
그러면서 우는데 정말 내가 생각했고 기대했던 베르테르더라.

약한 모습 하나하나 사랑에 빠진 모습 하나하나.
특히 저 선물받을 때 표정은 정말.


그 이후로 송창의가 뭘 하든 우선 믿고 보는 걸로 바뀌었지.

근데 작년 베르테르는 캐슽부터가 내 마음에는 들지 않아서 보지 않았는데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
그냥 다시 본다면 2010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그대로 보고싶어.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렸더던 내가 느낀 것보다 더 크게 느낄 수 있을텐데.
그리고 첫 시작과 마지막의 마임들.
사람들의 표정이,  특히 여주인을 사랑했던 그 하인.

그 사람도 작은 베르테르였으니까.

감성터져 요새 힘들어서 그래. 시발몬스터랑 위염해많이 날 위로해주는
요즘이다.
너네도 좀 좋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즐거운 출근길되라 열심히 일하자
25일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