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보러다닌지 이제 2년 좀 넘은거 같어. 어느순간부터 혼자다니고 남들보기에도 외롭고 힘들어 보였는지 당시 지인이 공연몇개 보여준게 시작이되서 지금은 그 지인보다 더 많이알고 더 잘알고 하지. 그 전까지는 공연이라는게 뭔지도 몰라고 여기는 더더욱 몰라고. 대학로라는데는 나에게 그냥 가끔 커피나 마시고 사람구경이나 하러 가는곳이였을뿐. 공연을 한다고는 하더라...만 알았지 어디가 공연장이고 내용이뭐고 배우가 누구고 이런것도 몰랐어. 게다가 대학로 공연은 전부 개그물아니면 로코물만 있는줄 알았거든. 영화관에 혼자는 자주 갔어도 공연이라는걸 혼자보러간다는 개념자체가 아예 떠오르지도 않았으니까.

관극전에 그냥 여기저기 기웃대거나 혼자 밥을먹다보면 이상하게 나는 배우들 많이 마주치거든? 그럴때마다 기분이 이상하게 설레고 신기하고 그래. 근데 가만생각해보니까 공연안보러 다닐때도 분명 배우들 마주치고 그랬을거란 말이야. 예전에 카페에 2인석 혼자 앉아 책보고 있는데 자리가 없어서 왠 훤칠한 남자가 자리가 없어서 그러는데 자기도 커피만 마시고 책만 볼꺼라 그러면서 앞에 앉아도 되겠냐고 했었던 적 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왠지 배우였을수도 있겠다 싶어. 그때는 몰랐으니 그냥 대충 네 그러세요하고 내 할일만 했었거든. 이제는 아는만큼 뭔가 다르게 느껴지는거지. 

관극하면서 여러사람 만났어. 만났다는게 친구를 사귀고 이런게 아니라 내가 모르든 세계를 알면서 배우들을 알게되고 연출들을 알게되고. 새로이 알게되는 지식들이나 관심들이 생겼고. 즐거워. 공연보러가는길도. 공연이 좋았으면 끝나고 나와서 바로 여기와서 다른사람들 후기에 공감도 하면서 기분좋게 집에들어가. 근데......어젠 집에 돌아오는데 난 여전히 혼자네 싶은거야. 예전에는 통장에 어느정도 여유도 있었고 시간도 넘쳐났지만 마땅히 할거리가 없었으니 그냥저냥 멍때리며 살았던거 같은데 이제는 통장구멍도 너무 크고 왜 나에게는 헤르미온느의 시계가 없나 싶을정도로 같은시간에 두세개씩 공연을 보고싶은데 여전히 멍을 때려. 


관극하러 다니기전보다 더 외롭고 더 혼자가된 기분이야. 그때보다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여유는 분명 더 없어졌는데 어딘가 조그맣던 구멍하나가 이제는 아예 뻥하고 제대로 뚫려서 죄다 쓸려내려가고 있는 느낌이랄까..... 어제 공연 전 자리앉아서 평소랑 다르게 좀 주변을 두리번 댔더니 내 근처 몇몇 빼고는 전부 솔플들인데 정말 조용히 앉아서 기다리더라. 그 사람들은 그냥 그렇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상태라 이래서 그런지 몰라도 왠지 다들 외로워 보이고 말걸어 달라는것 처럼 느껴졌어. 

요새 이런기분이 너무 자주들고 그래서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던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까지해. 그때는 통장에 여유라도 있었다라면서. 그때는 식당에서 카페에서 누구 아는 배우 없나 괜스레 두리번대고 신경쓰지 않으면서 살았는데 라면서. 예매하고 관극까지 기다리는 시간들이 설레고 좋지. 공연보러가서도 즐겁고. 근데 끝나고 나오면 너무......내가 연기한 배우도 아닌데 왜 내가 허무함을 느끼면서 나와야하는지.      


그냥 월요일이고 나른한 오후고해서 싸질러 봤어. 불편했다면 미안. 근데 이런기분 생각 알아주든 다이다이를 하든 나를 상대해주는건 여기밖에 없거든.


난 멘토스도 홀스도 싫으니까 내일 관극전에 조용히 옆자리 솔플녀에게 초콜렛하나 건내볼까 심각하게 고민중이야. 받아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