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극세사 후기란 것은 공연 끝나고 집에 들어와서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써야 제맛인데 런닝맨 보느라고 3시간 공백이 생겼더니 고새 머리에서 휘발휘발...^^:;것도 그렇고 오늘 공연은 관크 신경 쓰느라 넘 예민한 상태로 봐서 공연에 100% 집중할 수 없었음...ㅠㅠ주말 낮공이지만 인지도 높은 옥버스도 아니고 요즘 인기 갑인 유막심도 아니어서 쾌적하게 보겠지 하는 기대로 갔는데 이게 왠걸 가족 관객들이 바글바글해서 속으로 절망함......공연 시작 전 하우스 매니저가 아이의 활발함이 다른 관객에게 산만함으로 보이지 않도록 주의해달라는 방송까지 하길래 대체 오늘 머글비율이 얼마나 되는거야...하면서 절망......ㅠㅠㅠㅠㅠㅠㅠ

세모녀가 왔는데 내 옆옆 앉은 어린 여자애기가 공연 내내 육성으로 지 엄마한테 질문하고 패딩 부스럭 거리고 앉은 다리 하고 집중력장애 코스프레를 하길래 참다못해 옆에 앉은 언니 무릎 톡톡 치고 손으로 동생 가르치면서 입에 손대면서 조용히 시키라는 제스쳐 했더니 바로 동생 주의주더라...그후에도 동생 산만할 때마다 뭔가 자기도 안절부절하고 가끔 고나리하고 해서 고맙고 니도 참 고생이 많다..싶어서 언니도 패딩 부스럭거리긴 했지만 기특하더라ㅋ인터 때 나가면서 좌석번호 정확히 찎으면서 조용히 시키라고 어셔한테 말했더니 바로 종이에 받아적으면서 그러겠다고 하대. 실제로 2막 때 적어도 육성으로 말하는 관크는 없었고....일잘하는 엘지 어셔가 바로 이런 모습이었구나!!ㅋ

오막심은 젋고 젠틀한 귀족 신사 느낌 나더라. 어딜봐서 오막심이 부인과 사별한 중년 신사야 아직 여자에 한창 관심많은 청년느낌이던데ㅋㅋㅋ오만석 공연은 처음 본거라 딱히 헤드윅이 생각난다거나 하진 않았고 난 연기 좋았어. 얼마전 후기에 감기 걸린 티 난다길래 걱정이 없진 않았는데 아예 오만석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그랬는지 노래도 생각보다는 거슬리지 않았고.....하지만 고음에서 약간 성량이 작아지는 듯한 느낌은 있더라. 

신버스는 옥버스에 비해 굉장히 히스테릭한 집사라는 느낌? 옥버스가 목소리를 꾹꾹 눌러가며 묵직하게 노래를 부르거나 대사를 치는 느낌이라면 신버스는 마치 유리창이 깨지는 것같은 까칠함과 깐깐함이 여실히 드러나더라구. 옥버스가 약간 중성적이면서도 여린 댄버스였다면 신버스는 여성스럽지만 그만큼 신경질도 많고 사람 피곤하게 할 것같은 댄버스라고나 할까 옥버스처럼 목소리나 대사에서 음습한 느낌이 아니라 B사감같은 느낌이 나더라.

레베카나 레베카 리프라이즈는 두 댄버스 다 좋았지만 레베카의 반전이 드러나고 부르는 레베카 리프라이즈는 신버스가 좀 더 배신감에 치를 떨어하며 절규하는 느낌이 나서 맘에 들었어ㅋ그리고 마지막에 불 지를 때 옥버스처럼 레베카 빨간 옷 안 두르고 댄버스 모습 그대로 등장해줘서 속으로 환호함....두 댄버스가 불 지르는 신 연출이 다른건지 반응 보고 바꾼건지 아닌지는 알 수는 없지만 마지막까지 댄버스의 모습 그대로 간직하게 해줘서 좋더라구...댄버스는 두 배우 다 좋으니 걍 신경 안 쓰고 가도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림.

신버스는 뭐 전작을 통해 실력은 믿고 보는 배우였으니 음..기대했던 것처럼 역시 잘하네! 라는 생각이라 오히려 크게 기억에 남진 않았는데 임나는 오막심과 더불어 공연은 처음 보는 배우인데다가 갤에서의 평가가 후한 편은 아니라 걱정 많이 했는데 결론은 나 역할도 댄버스와 마찬가지로 크게 가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느김... 우선 임나 넘버 중에서는 어젯밤꿈속 맨덜리가 제일 좋았어. 수요일에 본 킴나는 내가 자체 첫공인데다가 발음에 호불호 갈리는 배우라는 평도 있고... 솔직히 가사를 다 알아먹지는 못했거든..오늘은 두번째 공연이기 때문이었는지 임나가 발음이 좋았던건지 가사가 거의 다 들어오더라.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그동안 동영상에서 봐 온 여자아이돌같은 여리여리한 발성이 아니라 성숙한 발성으로 부르길래 노래 시작하자마자 깜짝 놀랐어. 맨덜리의 비극 이후 오랜 시간의 흐름이 딱 드러나는 느낌이라 매우 맘에 들었어, 레베카 리프라이즈에서 신버스한테 묻히지도 않고...암튼 엄지척!!ㅋ하지만 그 외 다른 넘버는 역시나 내가 지금까지 알아 온 임혜영처럼 부르긴 하더라ㅋ목소리는 옥구슬 굴러가는것 같지만 성악전공자 치고는 묵직하지 안고 여리여리하고 유리같은 아슬아슬한 느낌? 그런데 또 삑사리를 내지는 않고..드윈터부인으로서 각성한 후 연기는 킴나에 비해 똑순이 같은 느낌은 덜 하긴 한데 초반에 쭈구리 갑이였다가 성장하는 모습이 좋더라구. 암튼 임혜영이란 배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어ㅋ

그리고 내가 마이너한 취향인가 싶기도 하지만 오늘 나래 반호퍼 봤는데도 나는 딱히 경미 반호퍼가 그렇게 못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더라구....^^;;;((나))

경미 반호퍼가 하이톤에 촐싹맞은 반호퍼였다면 나래 반호퍼는 다른 갤러가 댓글로 설명해준대로 목소리도 걸걸하고 더 속물같은 느낌이 있더라구. 근데 보면서 아마 정영주 배우가 리블을 하지 않았더라면 반호퍼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 배우 잘 돌려쓰는 이엠개 작품인 모촤에서 베버 부인 역할에 정영주 배우랑 이경미 배우랑 더블이었던 이력도 있기도 하고..ㅋ최나래 배우 입 열자마자 목소리가 아주 걸쭉한 것이 정영주 배우랑 비슷하네? 싶어서ㅋ나는 반호퍼 부인 역시 캐슷 크게 가릴 것 같진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잭 파벨은 미남배우보다는 에녹 배우가 더 싱크가 맞는 것 같습디다....우선 미남 배우 목소리가 역사송 같은 넘버에는 드라마틱하면서 잘 어울리는데 여자 등쳐먹는 능글능글한 잭 파벨이라기에는 좀 괴리감이 있지....아마 내가 첫공 때 굳이 잭 파벨역에 최민철일 이유가 있었나 하는 생각을 했던 건 역할에 비해 배우가 넘친다는 생각도 이유가 됐겠지만 미남 배우가 여자 등쳐먹는 뺀질거리는 제비랑은 약간 싱크로가 어긋난다는 생각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라고 오늘 깨달음ㅋ에녹 파벨 비쥬얼도 멀끔하고 늘씬하고 녹카네더 때처럼 목소리도 능글맞고 몸도 잘 쓰고 역할에 딱이더라ㅋ역할과의 싱크로와 별개로 몇년간 미남배우의 목소리와 늘씬한 허우대를 애정해온 나로서는 잭 파벨 역시 캐슷 가릴 것 같지는 않다는 결론이....^^:;;;

다른 후기 보니 영상 사고 났었다는데 이번이 자체 두번째 공연인 나로서는 머글과 다를 바 없기에 영상사고 따위 알아챌 수 없었어....^^;;;

p.s 청혼신은 유막심과 킴나가 더 살리는 것 같습니다. 유막심 개그감이야 뭐 말할 필요 없고 내 아내가 되어줘! 했을 때 임나는 평범하게 당황하는 반응이라면 킴나는 새된 목소리로 잘 모르겠어요~/>하는데 관객석 다 뒤집어졌었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반응이 약했.......암튼 나 거절당한건가? 하면서 쿨한척 하는 유막심과 안절부절하는 킴나 너무 귀엽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