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스포있으니깐 안 본 사람은 뒤로가기.
오늘 지킬은 전진해야 된다는 말을 보고 전진 전진, 게다가 싹틔우미 할인 덕에 저렴하게 보러갔지.

근데 1열인데 나.. 2막부터 오페라 글라스.. 들었다..? 원래 그거 낮에 보려던 공연에서 쓰려고 가져왔던건데. ㅠ
근데 난 얼굴도 안보이긴 한데 말이 잘 안들려서.. 입모양을 보다 보면 가사를 유추할 수 있을거라서 그랬어.
일단 우산쓰고 여럿이 부르는 넘버 안들리구. 하이드로 변하고 첫번째로 부르는 노래.. Defying Gravity인 줄 알았다.
말을 알아들을 수 없는 건 포은보다 심했어. 하이드 화나면 소리지르는데.. 화난건 알겠는데 도통 뭐라는 건지.. ㅠㅠ
첫 번째 살인에선 '위선자' 라는 단어 말곤 알아듣지를 못했어. 어쨌든 망원경 잘 활용했으니까 혹시 필요할 거 같으면 준비해가.

양지킬은.. 아 난 무슨 징크스가 있는지, 갤러리에 내가 볼 배우 알아보러 오면 그때마다 엽사들이 있어.
홍광호는 그때 개구리, 키세스 사진짤이 있어서.. 정말 끔찍하게 못생겼으리라 기대하고 갔는데 의외로 못생기지 않았었어.
반면 양지킬은 정말 얼굴과 머리가 크더라. 진짜.. 진짜 엄청. 엄청 커. 그렇게 큰 사람은 내 주변에서도 잘 못본 거 같아.

그런데 사실 나는 다른 지킬도 괜찮았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어.
왜냐면 지킬은 착한데 하이드로 갑자기 악해지는 거잖아. 근데 이 아저씨가 애초에 너무 머리 크구 무섭게 생겼으니까
선한 사람에서 악한 사람이 아니라, 무서운 사람에서 더 무서운 사람으로 변하는 느낌이었어.
하지만 싫었다는게 아니야.. 정말로 좋았구. 마지막에 지킬이 결국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때.. 조금 마음이 짠해지더라.
그리고 마치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길래 나도 있다가 싸인받았다! 무서워서 실제 얼굴은 못 봤지만 그래도 계탔어!

또.. '마약?' 이렇게 말하는데 그 아저씨가 '마약....?ㅎ...' 이런 느낌이 아니라 '마약ㅇㅅㅇ?' 이런 느낌이라서
사람들이 웃었던 거 같아. 좀 섬뜩?한 부분일 뻔 했는데.. ㅎㅎ
그리고 떠나려는 루시의 방에 하이드가 찾아올 때 사람들이 빵터졌는데 그건 왜 웃었는지 잘 모르겠어. 무서웠는데..

신의정 루시는 정말 마음에 들었어. 여기선 선민이 인기가 있어서 대세를 따르려다 부득이하게 신으로 잡은건데 정말 좋았어.
루시의 솔로 넘버.. 난 처음 듣는 곡인데 유명한지, 그 노래가 선택은 없어와 지금 이 순간 보다 더 호응이 뜨거웠던거 같다.
뭔가.. 신의정 이라는 배우가 아니라 루시라는 그자체로 보이는 느낌이어서.. 다음에 다른 작품에서도 보고 싶은 배우였어.

이지혜 엠마 (a.k.a. 미숫가루..) 는 그냥 예쁘고 예쁘고 예쁘고 예뻤어. 목소리도 예쁘고..
왜 예쁘단 얘기 자꾸 하냐면.. 뭔가 크리스틴 느낌이라, 엠마가 예쁘지 않았다면 난 굉장히 싸우고 나왔을텐데.. 사랑스럽더라.
사진으로 봤을 때 정보다 이가 내눈에 더 예뻤기 때문에.. 막판에 양정신에서 양이신으로 바꾼 내자신이 자랑스러웠음..
근데 엠마라는 캐릭터가 그리 존재감?은 없는 거 같아. 양보다 이가 너무 어려보여서 그런건지.. 좀 조카같은 느낌도 들고.

그리고 나 되게 겁많은데.. 진짜 레알 많은데.. 그렇게 많이 무섭지 않았어.
무섭다기 보단, 깜짝 놀란다는 느낌은 종종 있었는데.. 아마 주요 무서운 노래들의 가사를 못 알아들어서 그런 것도 클거야.
그래서 너무 무서운걸 기대하고 간다거나, 무서운걸 두려워하며 간다거나 하진 않아도 될거 같네..

레베카 얘기가 한창인데 누가 이거 볼까 모르겠네. ㅜㅜ 이까지 읽었다면 고마워~
아무튼 난 아직 머글이지만 ㅋㅋ 한번 써봤어.. 모두 잘자구, 행복한 주말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