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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내ㅃㅃ) 고든 추도식날 상플

ㅁㄴㅇ(59.9) 2013.01.10 01:35:15
조회 350 추천 0 댓글 6

프레이저 해밀턴은 정말로 나타나지 않았다. 미첼은 접시 위를 굴러다니는 소세지를 집어 입에 문 채로 천막 아래에 선 두 사람을 지켜보았다. 추도식 내내 우느라 정신이 없던 라셀즈는 베이스 넥을 집은 채로 바닥만 쏘아보고 휴즈는 그런 친구의 등을 불안하게 바라보았다.

세팅은 오래전에 끝나있었다. 그리고 해밀턴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목사님! 죄송한데요."

 

반 이상이 돌아가 천막 근처에 모인 사람들은 열 명을 조금 넘길 정도였다. 미첼은 천막 입구 쪽에서 들리는 부드러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긴 머리를 틀어 올린 티나 페이지가 작게 손을 젓고 있었다. 자기 약혼자는 보이지도 않나 보지. 그렇게 생각하며 도로 앞을 보자 드럼스틱을 쥔 휴즈가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키어런 목사와 페이지를 살피고 있다. 얼굴이 퉁퉁 부은 라셀즈는 결국 베이스를 내려놓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마도 해밀턴이 오기 전까지는 연주를 하지 않을 모양인 것 같았다. 사람들은 애초에 연주가 목적이 아니었다는 듯이 그들이 악기를 손에서 놓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았다.
 

추도식 내내 이어지던 수군거림은 그것을 뱉는 입의 가짓수가 줄어들면서 겨우 수그러들었는데, 그것은 가십거리에는 정통이 난 매멋부인이 추도식 도중 옷이 찢어졌다며 호들갑을 피우곤 돌아간 덕분이기도 했다. 매멋부인은 추도식이 시작하기도 전에 템플씨를 향해 큰 소리로 말을 걸어댔다. 넉살 좋은 휴즈부인이 그녀를 템플씨와 가장 멀리 떨어진 곳으로 데려갔기 망정이지. 미첼은 그녀가 조금이라도 더 고든 템플에 대해 떠들어댔다면 템플씨가 그녀의 주름진 목덜미를 단숨에 꺾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쟤네 왜 연주 안 해? 진짜 해밀턴 때문인가?"
"모르지. 야, 근데 너 그거 아냐? 그 폐교 말이야. 템플이 불 낸거 맞대."
"미친, 말도 안 돼. 진짜로?"
"맞다니까? 나 경찰들이 템플네 집에 모여 있는 거 봤단 말이야."

 

미첼은 들으라는 듯이 크게 떠드는 목소리들을 향해 두어 번 발길질을 했다. 작은 눈으로 미첼을 노려보던 존스와 우드가 욕지기를 뱉으며 천막 밖으로 발을 옮긴다. 어린 것들이 경우를 몰라. 아차 싶어 라셀즈와 휴즈 쪽을 보자 말을 들었는지 벌떡 일어난 라셀즈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셰퍼드, 미안한데 라셀즈랑 휴즈를 좀 불러주겠나?"

 

괜히 마음이 불편해 시선을 돌린 차에 목사가 미첼을 불렀다. 페이지 또한 그 옆에서 매력적인 큰 입술을 꾹 깨물고 있었다.

 

 

 

 

 

"왜 데려가신 거래?"

 

목사님에게 불려나간 라셀즈와 휴즈는 파티가 끝나고 천막이 철거될 때 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남겨진 악기들은 휴즈부인이 데려온 사람들이 가져갔다. 사람들 또한 모두 돌아갔고 남은 것은 미첼과 페이지, 그리고 템플씨 뿐이었다.

 

"고든네 집에 프레이저가 무단으로 들어가서 난동을 피웠다나봐."
"뭐?"
"지금 경찰서에 있대. 해밀턴 아저씨랑 아주머니도 그 쪽으로 가셨고."
"라셀즈랑 휴즈는 왜 간 거야?"
"......"

 

티나 페이지는 대답 대신 답답하다는 듯이 틀어 올린 머리를 풀러 내었다. 애쉬블론드의 풍성한 머리칼이 검은 미니드레스 위를 덮는다.

 

"그냥, 불러오라고 난리를 쳤대."
"누가."
"프레이저가."

 

흐음. 미첼은 비석 옆에 주저앉은 템플씨를 바라보며 고개를 주억였다. 그는 오늘 하루종일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뭐가 어떻게 되가는 건지 모르겠어."

 

페이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끝내 울음이 터졌는지 작은 손을 들어 눈가를 흠친 그녀가 손에 든 담요를 템플씨의 어깨에 덮어주었다. 잠이 든 것인지 그는 미동이 없었다.


땅거미가 대지를 모두 삼켜 어둔 그림자가 스믈스믈 발치를 덮기 시작한다. 미첼은 안주머니에 들어있던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였다. 몇 걸음 옆에 선 페이지가 연기 때문인지 기침을 했다.

 

"페이지."
“응.”
“왜 휴즈랑 약혼 했어?”

 

밑도 끝도 없이 던진 말에 페이지는 곧바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한 모금만 깊이 빨아들인 장초를 버린 미첼이 우뚝 선 페이지를 마주했다.

 

“셰퍼드.”
“그래.”
“라셀즈 아줌마가 아프셔.”
“...뭐?”
“앨런은 몰라. 프레이저도 모를 거야.”
“......”
“나는, 폴을 따라가기가 벅차.”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숨을 몰아쉰 페이지가 몸을 돌려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발걸음이 위태로웠지만 부축해주지 않았다.

 

“셰퍼드. 나는 변하는 게 무서워.”
“......”
“그거 아니. 언제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그녀의 발치에서 늘어진 그림자가 무겁게 느껴질 정도로 짙다. 언덕을 다 내려간 페이지가 몸을 돌려 여전히 석상처럼 웅크린 템플씨를 올려다보았다.

 

“…고든이 그랬었는데.”
“템플?”
“잡아먹히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잡아먹고 있었던 건 자기여서,”
“......”
“그래서 도망칠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누구 얘기 하는 거야.”
“근데, 내가 보기엔 둘 다 그랬거든."
“......”
"그리고 나도, 나도 그렇고."
"...페이지."
"나도 마찬가지야, 셰퍼드."

 

티나! 때마침 들려오는 목소리에 페이지가 눈가를 소매로 억세게 닦아내며 웃어보인다. 저만치 멀리에서 휴즈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페이지는 미첼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곤 약혼자가 있는 곳으로 뛰어 내려갔다. 휴즈가 미첼을 보고 더 큰 손짓으로 인사를 건넸다. 기타케이스를 든 라셀즈가 그 옆에 있었는데, 미첼은 왠지 모를 기묘한 느낌에 어색하게 시선을 갈무리했다. 이크, 교대 시간이다. 미첼은 페이지가 뛰어 내려간 정 반대 둔덕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프레이저 해밀턴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


앨런의 성은 휴즈가 아니라지만 그냥 휴즈로 씀... 티나는 ㄱㄱㅌㄴ이긴 하지만 나름의 고충도 있었을 것 같다. 그래도 ㄱㄱㅌㄴ인건 변함 업ㅋ썽ㅋ

헷갈릴까봐 출연자 적음

미첼 셰퍼드(톰슨 선생님 차 유리창을 박살낸 돌이 원래 맞았어야 할 뒷통수의 주인공)
티나 페이지(ㄱㄱㅌㄴ)
폴 라셀즈
앨런 휴즈
휴즈 부인(앨런 엄마)
키어런 목사(폴한테 노래 물어봤다던 그 목사님)
템플씨(고든 아빠)
존스(허세 중딩1)
우드(허세 중딩2)
매멋부인(남의 집 가정사 떠벌리는 맛에 사는 70대 노부인)

티나 성이나 추가된 캐릭터들은 내가 만들어서 집어넣음...

새벽에 하라는 시험공부는 안하고 이런거나 쓰고 있어 ㅡㅇㅇ하ㅡㅇㅀ뉘ㅏㅓ

이게 다 장정김이 레전을 내 발로 찬 나년을 저격하기 위함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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