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 처음 봤을 땐(수정 직전) 소문대로 총체적 난국이네 싶었는데 자꾸 민진 화야가 천신제 때 하얀 옷 펄럭이던 게 생각 남.
그래서 수정 후에 다시 보러 갔다.
그땐 하얀 옷 펄럭 + 내가 신라의 아들이라 흉년이 드는 거면 풍년이 드는 신라의 땅을 가져다 주면 되지 않냐는 의자의 대사에 꽂힘.
그래서 또 보러 감.
그때는 또 하얀 옷 펄럭 + 의자 대사 + 오프닝 역모자의 변명에서 주리 배우가 너의 주군이 융이냐? 하는데 그 목소리와 억양이 완전 좋은 거야.
이렇게 하나 둘 버닝하는 포인트가 늘어가면서 어느새 카드 한 판 다 채우고 티켓 왜 안 팔리냐고 서러워하는 지경까지 옴 ㅋㅋㅋㅋㅋㅋ
이거랑 비슷했던 경우가 쌍화별곡 ㅋㅋㅋㅋㅋㅋ
처음 봤을 땐 뭐야 이 병맛으로 쳐바른 작품은? 이랬는데 어느 순간 정신차리고 보니 지방 공연장까지 따라가 앉아있네 ㅋㅋㅋㅋㅋ
알고 보면 '백제동월륜 신라여월신=신라는 초승달 차오르고 백제는 둥근달 기울어가' 이게 나한테 먹히는 주문인가 봄 ㅋㅋㅋㅋㅋㅋㅋ
 
삼천 배우들은 상윤 배우 빼곤 다 처음 보는 거였어.
근데 뭐 상윤 배우도 오유 때 한 번 본 거라 잘 기억이...
그래서 딱히 배우들에 대한 기대치 이런 게 없었는데 다들 잘하더라.
상윤 배우랑 해수 배우, 주리 배우 목소리 완전 내 취향.
처음에 좀 아니다 싶었던 배우도 몇 번 보니까 괜찮았음.
사실 처음 몇 번은 성우 배우가 미스캐스팅 아닌가 싶었는데(목소리나 외모가 좀 장군이랑은 거리가 멀잖아)
작품 수정하고 연기 디테일이 살아나니까 꽤 어울려서 올ㅋ 함.
여배우들 더블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어.
한 장면을 예로 들면 화야랑 의자 붙는 씬에서 의자가,
언제부터 니가 나한테 조언을 이리 많이 해줌? 너 지금 나 똑바로 쳐다 봄? 조정대신들 믿고 이럼? 하면서 막 쪼아대잖아.
그때 민진 배우는 열받은 걸 가까스로 억누르는 표정을 보여주는데,
국희 배우는 니가 뭐라 나불거리든 난 포포포포커페이스 포포포커페이스더라고.
처음엔 민진 배우 연기가 더 맘에 들고 국희 배우는 좀 단조롭지 않나 싶었는데 지금은 국희 배우 해석도 매우 이해감.
긴 시간 의자한테 쪼였을텐데 면역 생길만 하잖아. 게다가 나라 말아먹을 결심도 했는데 그까짓 독설 쯤이야 껌이지.
여튼 앞으로 삼천 배우들이 하는 작품은 한 번씩은 챙겨보게 될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근데 진이랑 연화들이 나보다 어리다는 것에 좀 놀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좀 나가 있느라 국내 휴덕기간이 길었는데 복귀하고 나서도 알던 배우들 작품 위주로 돌았거든.
그래서 성우, 주리, 지희 배우들 나이 검색해보고 아주 잠깐 멍~했음.
이건 마치 데뷔하는 아이돌들이 더 이상 오빠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군인이 더 이상 아저씨가 아니고 동생들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의 그 기분.
왠지 아이돌, 군인, 뮤배들은 항상 나보다 오빠이고 언니일 거 같았는데 또르르.

공연 볼 때 웃음 터지려고 할 때가 몇 번 있어.
첫 번째는 의자랑 진이 '약속' 부를 때.
당신의 그 길 빛나게, 환히 빛나게 ♬ 할 때 진이 한쪽 무릎 꿇고 한쪽 팔 쭉 내미는데 난 그게 왜 그렇게 웃긴지 ㅋㅋㅋ
물론 속으로만 웃고 겉으로 드러낸 적은 없는데 어제 앞에 앉은 관객이 풋 하는 게 보여서 아 나만 웃긴 게 아니구나 안심함 ㅋㅋㅋ
두 번째는 의자랑 진이랑 예식이 '달을 베어라' 부를 때.
이건 순전히 전에 갤에 삼천 가사 올린 갤러 때문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로그램북 나오기 전이라 노래 제목 임의로 써놨던데 이름하여 '캉한 백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백제의 활이 될 것이다" 하는 순간부터 머릿속엔 캉한 백제가 동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노래할 때 두 주먹 꽉 쥐고 입 앙 다물고 있는 관객 있으면 백퍼 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삼천 회전문 도는 사람으로써 갤에 삼천 이야기 올라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는데
요며칠은 안 보이길래 내가 써봤음. 그래봤자 뻘글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이 말 많은 공연도 2주 정도 밖에 안 남았구나.
개인 스케쥴 + 레베카 때문에 앞으로 삼천 볼 기회가 거의 없을 거 같지만 마지막까지 응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