ㅃ동화) 나쁜일기-고든편

연극, 뮤지컬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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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토스

2012.12.10 16:56:18

조회 547 추천 5 댓글 13

드디어 이어서!

(짤은 갤줍짤)

- 고든의 일기 -

20XX년 X월 X일

날씨: 삽시간에 눈이 흩뿌릴 듯 찌푸린 구름이 햇살을 가린 희고도 불투명하고 쓰디쓴 하늘

오늘도 휴고가 혼자 움직였다.

휴고는 왜 맨날 나혼자 집에 있을 때만 움직이는 걸까?

나는 너무 무서워서 방에 있었는데 휴고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꾸 말을 건다.

입이 딱딱거려서 잘 들리지도 않는데 혼자 말하고 혼자 웃고 혼자 짜증내고 간다.

드디어 갔다. 나는 휴고가 무섭다. 아빠가 없을 때마다 나한테 온다.

아빠가 만들었으니까 아빠한테 버리라고 하고 싶은데 아빠는 맨날 술만 마신다.

아빠는 내일도 나한테 휴고쇼를 보여줄거다. 근데 나는 그거 싫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봤던 거 또 보여준다.

난 휴고도 끔찍하고 아빠랑 휴고랑 같이 하는 쇼도 끔찍하다.

20XX년 X월 X일

날씨: 작은 솜구름도 없이 우주를 보여줄 거 같이 눈이 아플 정도로 파랗고 투명한 하늘

오늘은 내 생일이다. 집에 가기 싫었다. 용바위에 올라갔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프레이져와 폴과 앨런이 있었다.

앨런은 나한테 자꾸 인사하면서 손을 흔들고 웃는다. 착한 곰같다.

애들이 다 가면 용바위에서 놀다가 집에 가려고 그랬는데

프레이져가 나한테 지켜만 보는 거는 안된다고 그러면서 나도 타임캡슐에 뭘 묻으라고 그랬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뭘 묻을까 하다가 이야기를 묻기로 했다.

나는 이야기가 많으니까 그 중 하나만 묻는 거니까.

프레이져가 내 머리에서 이야기를 뿅! 하고 꺼냈다. 앨런도 뽕!하고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

나는 용바위에서 타임캡슐만 묻는 줄 알았는데 다 묻고 이상한 주문을 외운다.

이상한 자세로 서있고, 나한테 큰소리로

외치라고 해서 크게 말했다. 이상했다.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

앨런이 왜 한번도 웃지 않냐고 물었다.

나는 행복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했는데 폴이 아는 거 같았다. 고개를 끄덕거렸다.

앨런은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그랬다. 폴이 다 말해버려서 폴을 때렸다.

폴이 아파보였다. 폴은 착한데 새침한 여우같다.

프레이져가 나한테 이야기를 하나 해달라고 그랬다. 그래서 하늘정원 이야기를 해줬다.

프레이져는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고 그랬다.

폴이랑 앨런이랑 먼저 가고 프레이져도 곧 갈 거 같은데 자꾸 나한테 어디 사냐고 물어본다.

아까 말했는데. 그리고 오늘 밤에 폐교에 가자고 그랬다. 휴고도 데리고 오라고 그랬다.

아빠 몰래 휴고 가져와야 하는데.

프레이져는 평생 잊지 못할 일을 할 거라고 그랬다.

나는 잘 모르겠다. 프레이져는 어제만 해도 나랑 눈이 마주치면 얼굴이 빨개졌는데

오늘은 얼굴 안 빨개진다. 프레이져는 똑똑한 강아지 같다.

프레이져같은 강아지가 있으면 나는 휴고를 무서워 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항상 옆에서 지켜줄테니까.

철가루 선생님의 한마디

: 밤에 폐교가는 것은 위험해요.

오늘 생일이었는데 선생님이 깜빡 했어요. 미안해요.

그리고 생일 축하해요. 생일 선물로 친구들이 생겨서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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