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ㅃㅃㅃㅃㅃ 자석에서... 폴이 제일 마음에 밟히는 개로리들 없엉? ㅠㅠ

폴폴눈이온다(128.134) 2012.11.29 10:26:50
조회 910 추천 3 댓글 33

나는
처음 봤을 때부터 폴이 진짜 불쌍하더라..
대현폴로 처음 봤는데
그 '감정없음'까지 안타까웠어



어릴때 보면 앨런이랑 프레이져는 유복한 집 자식이고
고든은 사실 가난한거 같은데 그걸 이겨낼 수 있는 혹은 잊게해주는 수단인 동화쓰기가 있잖아
그런데 폴은 그런것도 없는거지
엄마는 공장 다니고 아빠는 뭐하는지도 모르는 폴이라는 아이가
사실, 어렸을때는 큰 빈부격차를 느끼지 않고 모두 함께 어울렸을지도 몰라
물질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아홉살이라는게 그렇잖아
끽해야 '공격수 카드 몇장 더 있는' 그게 부유함인거지..

어제 대현폴이랑 보강앨런 보는데
난 둘이 정말 베프같아 보이더라
뚱땡이라고 놀리는게
다른 페어로 볼 때보다 더 애정있는 괴롭힘(?) 같이 느껴졌어


그리고 아홉살 때 폴은 소방차를 묻잖아
난 처음에 볼 때는 그냥 한 아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장난감을 묻는구나, 했어

사실 앨런의 집나간 강아지 목줄도 앨런에게 큰 의미가 있는거고
프레이져는 스스로 이걸 뽑고 어른이 되었다고 하는 어금니를 묻는데
폴은 그냥 물질적인 것을 묻는거 같았어

그런데 어제 번뜩
이 장난감은 어쩌면 폴의 유일한 장난감일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그러면 해석이 달라지는거지
본인이 가진 유일한것(=모든것)을 묻으면서(=포기하면서)까지 친구들과 미래를 약속하는 폴을 보면서
사실은 이 친구들과의 관계를 가장 소중히 하는건 폴이 아닐까 싶었어

이제 장난감까지 묻고 폴에게 남은건 친구들 뿐인거잖아
우리가 서로 알아볼 수 있을까, 하고 질문도
지금 이 행복한 순간이 깨어질까 하는 두려움이 서려있는 것 같더라고



10년이 지나 열아홉살이 되는데
열아홉이면 머리도 제법 커서 이제 현실의 어려움도 알거고
대학에 가는 친구들과 달리 폴은 박스를 날라야하지
어릴때는 다 같이 뛰어노는 친구들인줄만 알았는데
박스를 나르면서 폴은 이제 앨런/프레이져와 본인의 미래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을거야

어릴때부터 좋아하던 여자애는 이름만 대면 온갖 나쁜짓을 해도 풀어주는 집안의 자식과 약혼을 하지
근데 또 하필 그게 본인이 어린시절부터 소중하게 생각한 친구였던거야
내세울게 아무것도 없는 폴이 좋아하는 여자아이까지 빼앗겼으니
겨우 열아홉이었대도 좋아하는 마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현실의 벽을 느꼈을거고


그래서 난 정말 밴드에 목숨을 건 사람은 고든이 아니라 폴이라고 생각했어
폴이 프레이져에게 '밴드는 우리에게도 탈출구'라고 하잖아
실제 프레이져가 밴드에서 빠진다고 했을때 그걸 부정하는 것도 폴이고.

앨런과 프레이져에게 밴드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탈출구라면
폴에게 밴드는 이 거지같은 현실을 잊게 해주는 유일한 희망처럼 느껴졌어
대학도 갈 수 없고 사랑을 꿈 꿀 수도 없는 자신의 삶을 어쩌면 바꾸어줄 수 있는
단 하나의 수단 같았달까..


그리고 여태까지는 깨닫지 못했는데
어제 마지막에 꽃비 내릴때 엉엉 우는 대현폴 보는데
정말 시간을 돌리고 싶은건 어쩌면 폴이 아닐까 싶더라
모두가 즐거웠던 아홉살로, 고든이 아직 살아있고 밴드로 꿈꿀 수 있었던 열아홉살로,
그리고 티나와 그런 관계가 되어 앨런을 상처줘버리기 전으로 전부..
돌릴 수 있다면 가장 시간을 돌리고 싶었던 사람은 폴 같았어
하지만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오히려 감정을 철저히 숨기고 현실에 집착한게 아닐까 싶더라



나는 졸업논문을 빈부격차, 사회 자본, 형평성 등과 관련해서 써서 그런지
폴이 나쁘다기 보다
폴을 그렇게 만든 사회적 배경이 나쁜것처럼 느껴진다 ㅠㅠㅠ
영국이란 곳이, 유럽의 미국이잖아ㅠㅠ 빈부격차 엄청나고 신자유주의의 늪에 빠져있는 그런곳ㅠㅠㅠ

어제 집에 가는데 막 폴 나쁜놈이라고 욕하는 철가루들이 있어서
마음이 아파서 몇자 적었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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