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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본 영화들 (2025년 3월 첫째주)
이번주에 본 영화들 리스트 1. 5월 이후, 올리비에 아사야스 2. 암흑가의 세 사람, 장 피에르 멜빌 3. 더 원더스, 알리체 로르바케르 4. 킹덤 4 : 대장군의 귀환, 사토 신스케 5. 군계, 정 바오루이 6. 귀주 이야기, 장예모 7. 올리 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 유호 쿠오스마넨 8. 시리얼 킬러 : 로스토프의 인간백정, 라도 크바타냐 9. 리틀 몬스터, 아베 포사이스 10. 럼블 피쉬,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11. 미키 17, 봉준호 12. 도어즈, 올리버 스톤 이주의 탑 5 5위 귀주 이야기, 장예모[귀주 이야기] 이전 장예모의 작품들이 국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중국에서는 상영이 금지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였을까? 그 이전 작품들과 달리 중국 정부를 달래기 위한 타협점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었다. 맡은바 임무를 친절하고 충실히 수행하는 영화 속 관료들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며,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모습들이 [귀주 이야기]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청산유수처럼 흘러가게하는 동력이 되는 것을 보면, 장예모의 번뜩이는 천재성이 돋보인다할 수 있겠다. [귀주 이야기]는 당시의 장예모가 뛰어난 스토리텔러이자 사회학자이고, 꼼꼼함과 통찰력을 지닌 시각 예술가임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는 재미난 작품이다 돈키호테스러운 그녀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여정 속에는 다큐멘터리적 진실성과 코믹한 독창성을 기반으로 한 성찰의 힘이 있으며, 아직 그 여정이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거장이 찍은 기막힌 마침표에 탄식했지만 결국 영화적인 미소를 띄울 수 밖에 없었다. 4위 더 원더스, 알리체 로르바케르 드디어 알리체 로르바케르의 장편 네 작품을 모두 본 소감은, 그녀의 세계는 철저히 독특하면서도 다채롭고, 자신만의 영화 언어를 구축한 이 특유의 마법같은 터치를 앞으로도 싫어할래야 싫어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것이다. 이 터치는 숙제하듯이 진부함을 무조건 거부하려는 이성적 발버둥이 아닌, 본능적인 감각에서 우러나오는 신선함으로 솟아오르기 때문에 더없이 순수하게 다가온다. [더 원더스]는 가난과 관련된 수많은 정서들을 이해하려하고, 이 정서들이 종종 미래에 대한 희망과 충돌할 수 있음을, 가족의 기이하면서도 의미있는 본질로 친숙하지만 엉뚱하게 포착해내고 있었다. 광활한 시골 속으로 천천히 사라져가는 삶의 형태를 우아하게 풀어내며, 모든 면에서 작고 귀여운 성장 이야기가 영적인 의미를 갖게하는 알리체 로르바케르만의 마법같은 터치가 [더 원더스]에서도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3위 올리 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 유호 쿠오스마넨 온화하면서도 깊은 감정이 담긴 오후의 햇살이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 안고서, 참으로 매력적이고 무해하게 계속해서 시종일관 빛이 난다. [올리 마키의 가장 행복한 날]과 유호 쿠오스마넨의 또다른 작품인 [6번 칸]에서 느껴지는 이 공기가 너무 좋고, 나는 이렇게 영화 속의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작품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매우 예측 가능하고 진부한 영화같은 외피이고 그것을 피하려고 애쓰지 않음에도, 곰곰히 돌이켜보면 흔히 등장하는 클리셰들이 없는 재치있고 창의적인 러브 스토리다. 유호 쿠오스마넨은 사랑이란 것이 쉽게 얻어지는게 아니지만 결코 포기될 수 없다는 그만의 숭고한 견해를, 마치 시간 여행을 하면서 사건이 전개되는 듯한 질감의 이 영화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세상에 당당히 고하고 있었다. 2위 도어즈, 올리버 스톤 [도어즈]에는 [아임 낫 데어]의 새로운 표현 방식이나 [라스트 데이즈]의 시적 예술혼, [보헤미안 랩소디]의 엔터테인먼트적 큰 한방같은 것들은 없다. 그렇지만 [도어즈]에는 약과 술에 몹시 취한 사람과 한 공간에 갇혀 있는 것 마냥, 그 사람의 영원히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숙취가 그대로 전달되는 환각적 과잉의 서커스가 펼쳐진다. 이러한 숙취가 남아서 어지럽고, 본 것의 대부분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시대적 분위기를 몽환적으로 구현한 [도어즈]의 허무주의적이고 자기파괴적인 묘사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우스꽝스러운 취급을 받을지언정 절제따윈 모른다며 내달리는 올리버 스톤의 이 과장된 허세의 뚝심있는 저돌성이야말로, 1960년대 한 신화의 어두운 이면마저도 활활 타오르게하려는 진심을 담은 헌사가 아닐까? 1위 럼블 피쉬,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코폴라가 70년대에 연출했던 [대부], [대부 2], [컨버세이션], [지옥의 묵시록]의 묵직한 무게감과는 다르지만, 80년대 작품인 [럼블 피쉬]의 거칠면서도 섬세한 독일 표현주의적인 화려함에 매료되었다면, 아마도 당신도 나처럼 [럼블 피쉬]야말로 코폴라가 만든 가장 멋진 영화다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흑백으로 촬영된 잊혀지지 않을 필름 누아르풍의 장대하고 신화적이면서도 슬프게도 작은, 이 인상적인 시각적 스토리텔링은 80년대에도 코폴라가 여전히 흥미로운 연출가였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강렬하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가득한 산만하게 아름다운 작품이며, 내가 어떤 스타일의 영화를 애정하는지 [럼블 피쉬]가 다시금 확인 시켜주었다. 그리고 사실 파릇파릇했던 맷 딜런, 미키 루크, 다이안 레인, 니콜라스 케이지, 로렌스 피쉬번, 크리스 펜의 그때 그시절 청춘과 힙스터 아이콘이었던 데니스 호퍼, 톰 웨이츠를 보는 것 만으로도 영화팬들이라면 [럼블 피쉬]에 뭉클해질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작성자 : 해인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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