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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다녀온 삿포로 여행 - 1.2일차
계기는 일본여행을 뺀질나게 다니는 나를 보고 아버지가 한번 농담삼아 했던 말인 "언제 삿포로 한번 가자" 였다. 거의 1년째 내가 여행만 가면 이야~~ 별걸 다 보고왔네~~ 같이 삿포로 가자~ 하던 아버지가 지겨웠던 나 어머니 아버지에게 나의 여행계획의 빡셈을 확실히 인식시키기 위해 한번 같이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정신교육의 첫번째, "김포공항" 도대체가 목적지까지 곧바로 직항을 탄다는 게이같은 생각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게다가 설연휴 첫날에 출국하는데도 이만큼 편안하게 일본에 갈 수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어머니 아버지는 벌써부터 왜 직항을 안 했느냐고 나를 원망하셨지만 이미 이쯤은 예상하고 있었던 터라 우리가 이걸로 아낀 돈이 매우 많다고 설득하였다 아버지의 여권이 너무 오래되어 자동출국심사에서 뺀찌를 먹는 찐빠가 있었으나 하여간 무사히 출국 에키벤 느낌의 기내식을 배부하였다 에키벤 내용물은 그냥저냥 야끼소바같은 거였는데 일단 산프몰이 기본으로 주어져서 너무 좋았음 하네다공항 도착 아나 잘 아나 잘 아나 잘 비짓재팬웹으로 출국절차 빠르게 통과하려다가 아버지 여권땜에 또 한번 막히고 터미널 무료셔틀 타고 출발할 터미널로 이동해서 공항에 달린 엑셀 도큐호텔에서 숙박 다음날 새벽 5시에 기상해서 새벽 6시 치토세행 비행기를 탐 도착 공항에서부터 눈이 가득 보인다 기계에서 이번 여행에 쓸 표는 다 뽑았는데 좆같게도 홋카이도패스만 기계에서 안 뽑혀서 30분 줄서서 겨우 발급받음 원래 쾌속 에어포트 도착 후 1시간 뒤 예약했다가 너무 이른가? 싶어서 1시간 뒤로 바꿨었는데 신의 한수였음 공항에 딸림 데시카가라는 라멘집에서 콘버터라멘 먹고 쾌속 에어포트 타고 삿포로로 이동 호텔이 있는 다누키코지 상점가에 도착 영 통일성이라는게 보이지 않는 빠칭코 캐릭터들 점심으로는 다누키코지에 있는 초밥집에서 런치세트 시켜먹음 존나 신선하고 맛있었음 꺼억 어머니는 벌써 지쳐서 호텔방에서 기절하시고 나랑 아버지만 삿포로 둘러보기 시작 둘 다 좋아하는 빈티지 쇼핑함 근데 어디 미국에서 도떼기로 퍼온 옷들만 있는지 다 사이즈가 커도 너무 크고 가격도 정신나갔음 아카렌가 작년에 왔을 때는 아직 가림막이 쳐저있었는데 이번에는 드디어 본체를 볼 수 있었다 진짜 존나 이쁘게 생김 오픈 후에도 한번 와야지 바로 반대편 거리 밤에는 일루미네이션이 제법 로멘틱하다 이때 눈축제 바로 전주라서 한창 준비중이었음 시계탑을 배경으로 눈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 뒤에 도라에몽으로 보이는 눈조각도 보인다 충분히 구경하고 다시 타누키코지 상점가로 귀환 이때부터 눈이 슬슬 내리기 시작 역시 명불허전 삿포로 아버지랑 같이 미리 봐 둔 식당에 입점 삿포로는 어딜 가도 수준급의 생맥주를 마실 수 있는 게 너무 좋다 골든 카무이 전권이 배치되어있는 개념 이자카야 제발 한국에서 무검열 완전판이 재발매되기만을 바람... 명장면들을 톺아보며 요리를 기다림 곰 스테이크 (레어) 소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질겼음 씹고 씹고 씹고 또 씹어야 넘어간다 사슴 스테이크 (미디엄 레어) 이건 그래도 소랑 비슷한 식감 ジビエ居酒屋 tabibitoキッチン 라는 식당이니 가고싶은 사람은 참고 정체불명의 한국어를 자랑하는 타누키코지 상점가의 만두집 제대로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삿포로 수프...카레...닌자...??? 닌자? 닌자 왜??? 아버지 호텔에 모셔다드리기 전에 리쿼스토어랑 드럭스토어 보며 술도 찾아봄 별 수확은 없었음 하큐슈 야마자키 NAS가 2만엔이라니... 아버지 호텔에 모셔다드린 후 나는 다시 나와서 골드 짐 1일권 사고 운동함 일본 호텔은 헬스장이 없어서 너무 불편하다 골드 짐의 인상적인 인테리어 내부는 촬영금지였지만 시설이 굉장히 좋았다 1일권 아니면 2주권 말곤 선택권이 없고 둘다 너무 비싼게 단점이라면 단점. 나름 24시간 영업이지만 나중에 통수를 당하게 되는게 이건 다음에 따로... 이번에 묵은 호텔은 삿포로 그랑벨 호텔(札幌グランベルホテル) 이었는데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음. 아버지 추천으로 묵었는데 비싸고, 방 좁고, 매일매일 청소 안해주고 3일에 한번 하고, 호텔 헬스장 없고, 조식 존나 맛 없고, 주변에 역 없고, 중국인 많고, 노천탕 온천이 딸려있는데 무려 사우나가 없음(씹중요). 아버지도 당신 혼자서 묵을때는 좋았다고 좀 무안해하셨음. 그래서 노천탕에서 눈 맞으면서 온천욕한거랑 눈에 뛰어들어서 몸 식히고 다시 탕에 들어갈 수 있는건 좋았음. 하여튼 3일차에 계속 -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다녀온 삿포로 여행 - 3일차 [시리즈] 부모님과 삿포로 여행 · 어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다녀온 삿포로 여행 - 1.2일차 어제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삿포로 지하철의 운임체계에 대해서 열변을 했지만 두분 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셔서 다음 일본여행에도 쓰시라고 안아줘요 카드를 2개 구매해서 쥐어드림 아침 일찍 삿포로역에 도착해서 미스터도넛에서 도넛 몇개 사고 곧바로 하코다테행 특급 호쿠토 탑승 3시간인가 4시간동안 갇혀있어야 한다 가는 길에 바다가 보여 두분 다 너무 좋아하셨음 금방 잠드셨지만 오랜 여정 내내 계속 자고 하코다테역에 도착 하코다테역의 제로킬로포스트 바로 앞의 아침시장 들어가서 일단 삿포로 클래식 시키고 연어성게밥 3개 주문함 꺼억~ 다시 하코다테 역 앞으로 나와서 하코다테 노면전차 탑승 고료가쿠로 이동 우뚝 서 있는 고료가쿠 타워 럭키삐에로 뭐하는곳인지 대충 설명드렸지만 두분 다 별로 먹고 싶어하지 않으셨다 흑흑 고료가쿠 타워 사실 신선조에 관심이 많고 골든카무이 최종결전에 나왔던 고료가쿠를 보고싶다는 나의 사심이 가득찬 선택 노면전차에서 무슨 역사적 배경이 있는 곳인지 대충 설명해드렸지만 두분 다 별 말이 없으시길래 약간 잘못된 선택인가 했으나 이날 날씨도 뒈지게 좋고 멀리까지 잘 보여서 두분 다 좋아하셨다 나는 고료가쿠가 잘 보여서 좋았다 내려가보자고 은근슬쩍 이야기해봤지만 거절당함 따흐흑 히지카타 토시조의 상 몇번 봐도 멋있다! 고료가쿠!! 고료가쿠에서 충분히 구경 후 노면전차를 타고 해가 지기 전에 로프웨이로 향함 해 지기 전이라서 아직 그렇게 줄을 서 있진 않았음 한 10분 줄 서고 무난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로프웨이 통로가 로봇변신처럼 키칙 위잉하는게 멋있었음 올라가는 중 뜬금없이 까마귀들이 존나게 많길래 약간 당황함 아쉽게도 해가 구름에 가려져있어 오지는 일몰을 찍을 수가 없었다 중국인들이 야경 보이는 장소라는 장소는 죄다 점령한 상태라 부모님이 충분히 다 봤고 머 야경 별 거 없을 거 같은데? 라고 하셔서 걍 내려옴 굳이 야경이 아니어도 잘 빠진 도시 모양을 가진 하코다테 시는 고층건물 없이도 충분히 멋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진짜 존나 멋있다 즐거운 시간은 항상 너무나 빨리 지나간다 로프웨이 바로 반대편에서 하코다테역 앞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음 (IC카드 사용 불가능) 하코다테역 주변 게 맛집에서 게를 먹고 하코다테역에 들어가니 이렇게 구정을 축하하는 메세지보드가... 그런데 어느 짱깨가 차이니즈 뉴 이어라고 적어놔서 류나 뉴 이어라고 교정시키고 왔다 삿포로로 돌아가는 호쿠토 맞다, 당일치기다. 이게 내 기준이다, 어머니 아버지가 있던 없던 아무튼 당일치기다. 편의점에서 먹을거 사감 쫀득쫀득하고 맛있었다 전석 만석이었던 아침타임과 달리 텅텅 비어간 저녁시간 호쿠토 덕분에 느긋하게 잘 타고 감 삿포로 도착하니 아니나다를까 또 눈이 잔뜩 와 있었다 눈이 내리는 와중에도 날아다니는 까마귀들 눈내리는 야밤의 삿포로는 정말 치명적으로 아름다웠다...
작성자 : 기신고래(진)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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