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제, 아카네 리제, 리제, 리제리제...

도대체 리제의 아름다움과 여성성을 어떠한 어휘로 표현할 수 있으랴?

절세가인, 경국지색, 군계일학, 조강지처, 현모양처, ...

도무지 그녀의 아름다움을 말 한마디로 표방할 수 있을리가 만무하다.

미인의 표상이오, 계집의 정체성을 표뱡하는 국새이다.

고운 비단으로 짜 놓은 붉은 항라 적삼이 율동에 나부끼듯 그녀의 머리칼이 낭창낭창 거릴때면,

그 위로 드리운 햇살이 리제의 오뚝한 콧잔등을 타고 흘러 우민들의 어두운 낯빛에 수 놓아주는 것만 같다.

그녀의 관능적이고도 매혹적인 눈길 한 번이면,

난 한 마리의 뒤영벌이 되리라.

그렇게 난 리제의 아름다움을 좇고자 허덕이며 하릴없이 날개짓을 하겠지.

이윽고 바늘꽃 향기를 은은한 달무리처럼 퍼트리는 그녀의 샴푸 내에 이끌려, 난 리제의 주변을 맴돌며 유랑하는 한 마리의 뒤영벌이 되는 것이다.

아, 덧없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부닥쳐 염세적인 시각만이 만연해져 뻑뻑한 내 눈을 이리저리 데룩데룩 거림에

그녀의 눈부신 아름다움이 내 홍채에 넘쳐 흘러 들어온다.

덧없다, 무척이나 덧없다.

온 세상이 각박한줄 알았건만, 온 세상의 아름다움은 여기 있었구나.

그렇게 나는 그녀 -리제의 아름다움에 부유하며 조용히 가슴속에 아로새긴다.

예쁜 리제,

예쁜 리제,

예쁜 리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