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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5분 단위 일정… SSG 2군 외국인 바람.태우

ㅇㅇ(58.225) 2022.02.13 16:40:35
조회 271 추천 7 댓글 1

[스포티비뉴스=강화, 김태우 기자] SS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육성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조금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춤은 물론, 외국인 지도자들을 대거 전면에 내세웠다. 퓨처스팀(2군) 감독직을 없애고, 코치들의 권한을 대폭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코치가 활약하는 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러나 2군의 분야별 메인 코치를 모두 외국인으로 채운 건 전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SSG는 수비와 주루를 중심으로 총괄코치를 맡게 된 스캇 플레처 코치를 비롯, 브랜든 나이트(투수), 데릭 메이(타격), 세리자와 유지(배터리) 코치가 훈련을 이끌고 있다.

구단 프런트도 한걸음 뒤에서 숨죽여 이들이 만들어 갈 훈련을 지켜보는 있는 가운데, 올해 퓨처스팀 스프링캠프는 그 '미리보기'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기본에 충실하고, 전체적인 훈련 시간이 짧은 대신 밀도가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중이다. 선수들도 새로운 분위기에 긴장하며 캠프에 임하고 있다. 지켜보는 사람도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싶을 정도로 이상하게 빨리 지나간다.

퓨처스팀 캠프는 오전 8시 20분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다만 대다수 선수들은 일찌감치 장비를 챙겨 그 이전에 훈련 장소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13일의 경우 기온이 올라가고 바람이 불지 않는 등 날씨가 좋아 캠프 들어 처음으로 야외 훈련도 진행했다. 가뜩이나 활발한 외국인 코치들의 목소리에도 자연히 힘이 들어갔다.

따로 휴식 시간은 없다. 굳이 따지자면 훈련 장소를 바꾸며 이동할 때가 휴식이다. 선수들이 게으름을 피우기는 애당초 불가능하다. 훈련 일정은 5분 단위로 세밀하게 짜여있다.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하면 훈련 집합 시간을 지키기 어렵다. 곧바로 다음 훈련이 진행되고, 이런 빡빡한 일정이 오후 1시 정도부터 시작되는 점심시간까지 이어진다.

훈련 밀도도 매우 높다. 13일 야수들의 경우 주루·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플레처 코치가 매일 다른 상황 대처에 대한 교육을 하고, 곧바로 쉴 새 없이 선수들의 그 교육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1시간 가까이 허리 한 번 필 수 없을 정도의 강훈련이 이어졌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플레처 코치가 총평을 하며 다시 한 번 기본을 상기시켰다. 선수들의 숨소리가 거칠었다.

대신 곳곳에 웃음 포인트가 있었다. 나이트 코치는 투수들의 수비 훈련 때 직접 1루 주자를 자청했다. 투수들의 '주자 나이트 잡기' 게임처럼 훈련이 진행됐고, 잘한 선수들은 큰 박수를 받기도 하는 등 적당한 긴장과 이완이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다른 코치들도 가끔씩 농담을 건네며 선수들과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또 하나 특이한 건 오후 3시 정도부터 시작되는 자율 훈련. SSG에서는 '자기주도 훈련'으로 부른다. 보통 아직 1군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2군 캠프는 1군 캠프에 비해 강훈련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SSG 퓨처스팀은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 당시부터 오후를 자율로 빼며 선수들에게 '생각'을 강조하고 있다.

KBO리그 2군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시스템이고 선수들도 처음에는 당황했던 게 사실. 그러나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채병용 투수코치는 "자기가 부족한 것을 찾아서 한다. 밸런스 운동, 보강 운동을 많이 한다. 처음에는 막연했는데 방향성 같은 걸 제시해주고 어떤 훈련을 해야 하는지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해줬다. 지금은 굳이 내가 안 가도 자기가 알아서들 한다"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잘 찾아서 하고 있더라. 우리 때는 시키는 것을 많이 했었고, 시간을 정해줬다. 지금은 프로그램과 시간 모두 자기가 정한다. 정 힘들면 쉬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한다"고 설명했다.

채 코치는 "우리 때는 훈련 시간이 길고 그랬지만, 지금은 선수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거의 쉬는 시간 없이 딱 끝내고, 나머지 시간에 자기주도 훈련을 한다. 우리 때는 힘드니깐 남는 시간에 쉬기만 했는데 요즘 애들은 야간에 개인적으로 훈련도 하더라.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들 열심히 한다"고 웃어보였다.

코치들은 물론 구단 프런트도 부지런히 움직인다. R&D팀은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세심하게 비디오에 담기도 하고, 트래킹 데이터를 뽑아냈다. 바이오메카닉스 부서는 틈틈이 시간을 내 선수들의 신체 능력을 체크한다.

3년차를 맞이한 멘탈 프로그램 또한 밤늦게까지 선수들과 접점을 만들어간다. 외국인 코치들은 점심 시간 중에도 선수와 면담을 통해 조언하고 또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말 그대로 오전 8시부터 저녁까지 정신이 없다. 신인 신헌민도 "운동 시간이 굉장히 빨리 간다. 오후에 쉬는 시간도 굉장히 빨리 가는 것 같다"고 했다. SSG가 새로운 길을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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