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소 철강공장에서 5년 동안 굴러먹다가

너무나 힘들어서 시설로 온 내 기준에서 이 글을 작성해봐

시설로 이직 후 5년의 경력을 쌓아가고 있어

크게 힘든 일, 어려운 일도 없고

사실 순찰이며 검침, 점검이며 혼자 운동삼아 돌아다녀도

크게 힘들지는 않아

일지? 그깟거 쓰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외주공사를 위한 서류도 어려운게 없잖아?

서로 하하호호 웃으며 조금씩 도와가며 일하면

이만큼 마음편히 다닐 수 있는 직종이 없다고 생각해

물론 금전적으로 쪼들리는 것에 있어서는 개인차도 있고

금전적으로 시달리고 있다고 한들

그것은 본인의 문제지 직장동료간의 문제는 아니잖아?

업무강도라 하면 내가 있는 곳은 주철관 배관도 깎고 나사산 만들어서

직접 배관도 짜고 100kg가 넘는 모터도 옮겨다가 직접 설치할 정도로

일의 강도는 시설치고는 상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마저도 내가 경험했던 공장일에 비해서는 솔직히 기술이라고 하기도 챙피하고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해

그런데 이렇게 편한 직종임에도

왜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일까?

그 사소한 일 하나 서로 하고자 하는 분위기는 어디가고

은근슬쩍 떠넘기며 서로에게 악감정을 쌓게 만들까

왜 개인의 성향을 존중해주지 못하고

하나하나 자기 눈에 거슬려 보인다고

흠집을 내며 뒷담화를 하고

서로 의지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까?

심지어 나는 공무직 소속이고 이곳은 정년이 65세까지라

급여 적은 것 빼곤 모든 것이 완벽한 환경이라 생각이 들고

요즘같이 40대에 권고사직이나 희망퇴직, 또는 해고아닌 해고로

실직자가 되는 사람이 한 트럭인 시국에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는 이 직장에서

왜 서로 헐뜯고 데면데면하는 것일까?

정말 성향이 좋았던 사람 조차도

이런 나쁜 분위기에 동요되어

흑화되어가는 모습을 자꾸 보니

그 사람이 너무나 안타까워지고

나 조차도 사람간에 거리를 조금씩 두게 되는 것 같아

점점 이렇게 되면서 나도 흑화되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

나는 시설관리가 참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을 해

간단한 기능일이지만 반드시 앞으로도 꾸준히 필요한 일이고

그 간단한 기능일 조차 못해서 공사를 부르는 곳이 수두룩 빽빽이니까 말이야...

내가 있는 기관에서

서로 헐뜯고 기술도 아니라 비하하는 이 일조차도

공무원의 요청으로 해결을 해주면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사람이 참 많아.

어느 사무실에서 주철관 배관이 삭아 터지면서 이 일을 수습하는데

산업기사에서나 볼 법한 동관 주철관 조립이

실무에선 대단하게 보는 사람들이 참 많더라.

우리 서로 계산적일 필요도 없고 얼굴 붉힐 필요도 없잖아?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며 일하면

참 마음 편히 다닐 수 있는 직종이잖아?

우리 적어도 후대의 시설에 오게 될 후배들에게

지금의 선대의 근무자들처럼

바닥 이하의 모습은 보여주지 말자

적어도 이런 곳에도

나름의 배울점과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지 않겠어?

나는 무서워

나는 곧 40을 바라보고 있는데

나도 흑화되어 쓰레기같은 인간이 되어버릴까봐 참 두렵다...

그런 날은 오지 않기를 바래면서 이 글을 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