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진영 기자 =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장기화 등 해소되지 않는 숱한 악재에 국내 건설업계의 불황이 길어지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건설 수주액은 3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7조5000억원) 대비 28.0%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3조3000억원이 줄어들었다.
특히 민간시장의 침체가 깊었다. 공공부분 수주가 지난해 1분기 12조8000억원에서 올 1분기 12조원으로 5.9% 감소할 때 민간 수주액은 34조8000억원에서 22조2000억원으로 36.2%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2015년 21조6000억원을 이후 9년 만에 기록한 가장 낮은 실적이다.
건축 부문에선 재개발이 37.7% 줄었고, 공장·창고(55.9%)와 사무실·점포(56.4%) 역시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토목 부문은 기계설치(64.7%), 도로‧교량(29.6%), 치산치수(34.5%) 등이 지난해와 비교해 줄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수주 실적을 공개한 국내 상위 건설사 10곳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999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조5242억원) 보다 11.5% 줄었다.
건설 수주는 지역별로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통계청의 건설경기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수도권의 건설 수주액은 18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지만, 지방은 15조원으로 같은 기간 35.2% 줄어들었다.
세부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2.1%), 대구(29.0%), 인천(129.5%), 대전(283.3%), 전남(22.9%), 경북(15.4%, 충남(72.0%) 등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주가 증가했지만, 광주(-69.8%), 울산(-87.4%), 세종(-61.5%), 충북(-63.7%), 전북(-62.3%) 등의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일부 지역의 수주가 늘어난 것도 건설 경기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해서 나타난 기저효과라는 이유에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수도권의 건설 수주가 증가한 것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공사 등으로 토목 공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지방은 미분양 문제로 건축 수주가 좋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자의 폐업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종합건설업 폐업 건수는 10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3% 늘었다. 해당 업종 폐업 건수는 지난 1월(35건)과 2월(68건)에도 전년대비 각각 12.9%, 33.3% 늘었다. 전문건설업 폐업 건수도 지난달 618건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0.7% 증가했다. 반면, 신규 등록 업체 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 3월 종합건설업 신규 등록 업체 수는 104곳으로 지난해 동월(333곳) 대비 68.7%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건설경기의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선 민간 시장만으론 건설 경기를 살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나경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일본의 경우 소규모 지자체 또는 인프라 시설을 그룹화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며 "우리나라도 자연재해(태풍, 장마 등)에 따른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교량터널, 항만, 댐, 옹벽, 절토사면, 상·하수도시설 등 노후 인프라에 대한 획기적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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