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진영 기자 =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수출 경기와 달리 내수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0일 발표한 '3월 경제동향'을 통해 한국 경제는 내수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수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 KDI에 따르면 2월 수출액은 지난해 2월 대비 4.8% 증가했다. 2월 조업일 수가 감소한 탓에 1월 수출 증가율(18.0%) 증가폭이 둔화했지만, 하루 평균 기준으로는 전월(5.7%)보다 높은 12.5%의 증가했다.
특히 한국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66.7% 증가한 99억 달러(약 13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2017년 10월(69.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더불어 4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며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했다.
문제는 내수다. 소비와 설비투자가 감소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월 숙박 및 음식점업 소비는 전월 대비 0.2% 감소하는 등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소비가 둔화했다. KDI는 "상품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서비스소비도 증가세가 미약했다"며 "소비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설비투자도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1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6% 감소하면 지난해 12월 2.3% 증가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여기에 선행지표인 건설수주(-53.6%)가 큰 폭으로 쪼그라들어 향후 건설투자가 둔화하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KDI는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언급한 반도체 수출의 회복세 때문이다. KDI는 "세계경제는 유로존의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양호한 성장세가 유지됨에 따라 경기 하강 우려가 완화됐다"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금리의 여파로 경기 하방 압력이 높은 상황이나 주요 기관들은 미국경제의 성장 지속을 반영해 2024년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교역 시장의 부진은 완화하고 있다. KDI는 일평균 기준으로 중국(4.0%→4.8%)이 반도체 회복에 기인해 증가세를 유지했고, 미국(13.8%→17.0%)은 견고한 회복세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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