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가 윤석열과 비슷한 상황이네






야당·언론, 일제히 네타냐후 비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부패 혐의 재판 출석 전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거짓을 퍼뜨린다"며 사법제도와 언론을 비난했다. 이스라엘 야당과 언론들은 강력 반발했다.

9일(현지시간) 타임즈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의로 형사재판을 늦추고 있다는 비판론에 대해 격한 어조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8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내가 당한 마녀사냥을 폭로하려고 8년을 기다렸다. (수사당국은) 범죄혐의를 찾지 못하자 직접 만들어냈다"며 "내 주위 수십 명을 체포하고 위협해 거짓 증언을 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부터 수사선에 오른 네타냐후 총리는 2020년 5월 부패 혐의로 이스라엘 총리 최초로 형사재판에 서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는 이스라엘 통신기업 베제크가 계열 언론매체를 통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보도를 하는 조건으로 베제크에 수억 달러 규모의 이권을 안겨줬다는 혐의를 받는다. 또 2015년 총선을 앞두고 이스라엘에서 판매부수가 가장 높은 일간지 예디오트 아하로노트의 경쟁사를 압박하는 조건으로 이 언론사로부터 우호적인 보도를 받아낸 혐의, 부유층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고가의 선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언론이 자신의 반론을 들어주지 않는다면서 취재진을 향해 "내가 증언할 때 한 번은 공정하게 보도해달라. 어떻게 하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정 언론인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러 가자 지구 인질교환 협상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네타냐후 총리는 "당신은 항상 거짓을 퍼뜨린다. (인질 교환) 협상이 다 됐는데 내가 막았다는 거짓말을 퍼뜨린다"고 했다. 질문자가 답변하려 하자 네타냐후 총리는 "1분 만 내 말을 들어보라"며 언성을 높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3개월 만이다. 타임즈오브이스라엘은 "준비한 듯한 격노를 보였다"면서 그가 사법제도와 언론을 장황하게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에 야당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신경쓰는 것은 오직 본인뿐"이라며 "형사기소된 사람이 왜 총리가 돼선 안 되는지 알고 싶다면 네타냐후 총리의 기자회견을 보면 된다. 기자회견은 거짓말의 집합이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시내각에서 활동했던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제도와 사회 전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형사재판을 늦춰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할 목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전후계획을 명확히 밝히라고 비판하다 내각에서 물러났다.

언론단체도 반발했다. 이스라엘언론연합은 "네타냐후 총리가 공적 사명을 수행하는 언론인들을 공격하고 선동하는 것을 강력 비난한다"며 "총리가 누구든 언론의 역할은 어려운 질문을 건네는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