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주 공화당 법무장관, '가상화폐 저승사자' 겐슬러 의장 등 고소
"미국을 세계 가상화폐의 수도로" 트럼프 복귀 따라 SEC 개편 기대

미국의 18개 주(州)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가상화폐 저승사자'라 불리는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과도한 규제로 신생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권한 남용을 저지르고 업계의 발전을 저해했다는 주장이다.

14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켄터키주의 러셀 콜먼 공화당 소속 법무부 장관은 이날 다른 17개 주의 법무부 장관과 함께 SEC와 겐슬러 의장을 포함한 SEC 위원 5명을 고소했다.

17개 주에는 네브래스카, 플로리다, 테네시, 웨스트버지니아, 아이오와, 텍사스, 미시시피, 오하이오, 몬태나, 아칸소, 캔자스, 미주리, 유타, 인디애나, 루이지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가 포함됐다.

이들 주는 SEC가 가상화폐와 관련해 "주들로부터 규제 권한을 일방적으로 빼앗으려 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소장은 "SEC는 헌법적 권력 균형을 존중하고 주들이 각자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맞춤형 디지털 자산 규제를 개발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신, 의회의 승인 없이 광범위한 관할권을 주장함으로써 주의 적절한 주권적 역할을 박탈하는 동시에 디지털 자산 산업을 위한 혁신적인 규제 프레임워크 개발을 억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SEC가 디지털 자산을 적합하지 않은 연방 증권법과 부적절한 공시 체계에 억지로 맞추려는 시도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를 보호하기는커녕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상화폐 업계는 바이든 행정부 내내 겐슬러 의장과 SEC에 불만을 제기해 왔으며 SEC가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지 않고 집행을 통해 산업계를 규제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블록체인 협회에 따르면 2021년 이래 가상화폐 기업이 방어 소송에 지출한 비용은 4억2600만달러(약 5,970억원)에 이른다.

이제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에 따라 SEC의 개편을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때 가상화폐를 "사기"로 일축했으나 최근 입장을 바꿔 미국의 "전 세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동시에 그는 취임 즉시 겐슬러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밝혔다.

겐슬러 의장의 후임으로는 그의 규제 정책을 비판해 온 마크 우예다 SEC 위원이 거론되고 있다. 그는 지난 10월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겐슬러의 정책은 전체 산업에 재앙"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로빈후드의 법률, 규정 준수 및 기업 업무 책임자인 댄 갤러거도 후보로 논의되고 있다. 갤러거는 2011년에서 2015년 사이 SEC 위원을 지냈다.

한편, 미국 실무법률연구소 주최 콘퍼런스에 참석한 겐슬러 의장은 현재 SEC의 규제 방식을 거듭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연설을 통해 "이 분야는 수년에 걸쳐 상당한 투자자 피해를 보고해 왔다"며 "투기적 투자와 불법 활동에 사용될 가능성 외에도 대부분의 가상화폐 자산은 아직 지속 가능한 활용 사례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