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 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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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갑성 ksahn@mk.co.kr

입력 : 2024-09-03 10:32:06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 극단주의 정당 득세 獨 유권자 절반 "믿을 정당 없다" "정부 불신이 포퓰리즘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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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독일 동부 튀링겐주에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가운데 지난달 31일 마지막 지방선거 유세 현장에 AfD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E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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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유럽 각국에서 극우 포퓰리즘 성향의 정당이 힘을 얻는 이유는 단순한 반이민 정서를 넘어 정부와 정치인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핀란드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반기득권 포퓰리즘이 만연하고 있다며 단순한 경제, 이민, 안보 문제를 넘어 정부와 정치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독일 튀링겐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절반 가량의 득표율로 승리했고, 인근 작센주에서는 40%가 넘는 득표율로 근소한 2위를 차지하며 지방선거에서 '나치당' 이후 처음으로 승리했다.

유럽 여론조사업체 포사가 독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4%는 기성 정당이 독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정부를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6%에 불과했다.

파리 시앙스포 대학이 올해 초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가 정부나 정당과 같은 정치 조직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같은 비율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유럽의 정치적 분열이 심화되면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다수당이 정치를 이끌었던 프랑스도 7월 총선 이후 정당이 난립해 아직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이후 경제 성장이 사실상 멈춘 독일에서도 안보, 국방, 사법, 교육, 교통 등 국가 인프라 투자가 누적되지 않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독일의 저명한 정치학자 헤르프리트 뮌클러는 WSJ에 “최근 유럽의 상황은 1, 2차 세계대전 사이인 1920년대처럼 다양한 위기가 해결될 수 있는 속도보다 더 많이 쌓이고 있다. 정부는 여러 가지 문제에 압도당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국민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특히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주요 국가의 높은 공공 부채 비율로 인해 정부의 정책 옵션이 제한되어 있어 유럽에서 정부와 정치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점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복지 및 의료 비용 증가와 사회 전반의 견제와 균형이 시급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포퓰리스트들이 정부와 기성 정치를 공격할 구실을 제공하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