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아는 놈들이 쓸데없이 통독과정을 고대로 들고 와서 우리가 통일되면 그럴 거다라고 나불대는데

독일과 우리는 여건이 전~~~혀 달라.

둘 다 똑같이 냉전시대의 산물로서 완충국의 필요에 의해 분리된 건 비슷한데 그 강도는 전혀 다르다.

우리에 비하면 동독은 소련의 완충지대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또 이건 완충국의 역할 뿐만 아니라 세계대전때 러시아를 위협했던 강대국을 약화시켜 놓는다는 의미까지 있었지. 

거기에 비하면 우린 철저하게 완충국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게 다르다. 그리고 그 완충지대의 효용성은 한국전쟁으로 여실하게 증명되었지.

그리고 바로 이 전쟁이 독일과 우리를 전혀 다른 길로 가게 만든 중대 사건이야.

지도를 펼쳐 놓고 함 우리 한반도를 봐라.

대륙세력인 중러와 해양세력인 미일 사이에 절묘하게 입지해 있는 게 보이지 않냐?

이건 대만은 비교할 바도 아니다. 

냉전시대는 비록 끝났지만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세력균형은 더욱 철저하게 맞물려 있다는 걸 알아야 하는 거여.

한반도의 통일은 이 완충지대가 사라지는 걸 의미해. 

헌데 봐봐라. 

북한은 대륙세력의 완충국, 우리는 해양세력의 완충국인데... 이 중 하나가 하나를 일방적으로 병합한다고 생각해 봐.

양대 진영의 세력균형이 무너지는 걸 의미하는 거야.

독일 통일과는 비교 자체가 안되는 고난도의 지정학적 입지인 거다.

게다가 독일은 원래 강국이어서 통일 후 유럽의 주요 강국이 될 수 있지. 물론 그래봤자 미국의 속방인 건 매한가지지만... 뭐 어디 독일 뿐인가? 유럽 전체가 미국의 손아귀에 있지. 암튼 그래서 독일은 통일 후 어느 정도는 국제질서를 주도할 여지는 있었지. 

헌데 우리는????

통일은 꿈도  꾸지 마라.

그나마 남북군사긴장이나 완화되엇으면 싶은데 

그것조차 어렵다.

왜냐? 남북 모두 상호간의 군사긴장국면을 정치자산으로 삼고 있거든.

우리의 통일은 아주 기나긴 과정을 기다려야 한다.

인내심을 가지고 때를 기다려야만 하는 게 우리 입장이다.

그나마 유일한 해결책은 대북유화정책을 펴 북한 정권이 대남군사긴장국면을 완화하고 남북 교류를 활성화해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거였는데

그게 보기 좋게 실패했음이 증명되었지. 

북핵이야말로 최대의 걸림돌인 셈이야.

더 때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게 된 셈이야.

통일?

지금 상황에서는 언감생심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