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의 이번 고위급 만남이 성사될 경우 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은 상호 껄끄러운 사이지만 이달 초 유엔 총회의 대(對)러 규탄 결의안에 나란히 기권한 데다 러시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은 러시아에 군사·경제적 지원을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과 인도가 함께 러시아에 힘을 보태면 신(新)냉전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경우 미국은 서방 진영에 아시아 동맹들까지 끌어모아 공세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인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10만대군을 집결시켜 국제사회로부터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압박을 받던 지난해 12월 오히려 러시아와 군사·경제적으로 밀착하는 태도를 취한 바 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과 더불어 각종 금속 등 원자재에 대한 대량 구매에도 나설 계획이다. 러시아의 최고 우방으로 꼽히는 벨라루스로부터는 싼 가격에 비료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국제 결제망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기 위해 미 달러화를 사용하지 않고, 인도 루피화와 러시아 루블화로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