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사실 아주 혁명적인 이데올로기다. 무슨 개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마르크스의 말을 통해 이해해보자.

​

"부르주아지는 자신들이 지배권을 획득한 곳에서는

어디서나 모든 봉건적, 가부장적, 목가적(牧歌的) 관계를 파괴했다." <공산당 선언>

​

지금은 보수주의자들이 대부분 자본주의와 타협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보수주의자들은 자본주의 발전 초기 자본주의에 매우 부정적인 부류들 중 하나였다. 왜? 마르크스가 적었듯 부르주아의 자본주의는 기존의 봉건적 가치, 종교적 가치, 가부장적 가치를 파괴했다.

​

부르주아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매순간 새로운 시장, 재료, 기술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공동체, 사회, 심지어 기본적인 인간 규범과 가치는 무자비하게 뒤집어지고 있다.

​

"자본주의에 맞서는 보수주의자들"의 저자이자, 뉴욕 시립 대학의 부교수인 피터 콜로지는 Intercept 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공동체, 전통에 기반한 사회 구조 등 보수주의자들이 정의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많은 것들은 본질적으로 자본주의의 위협을 받고 있다.”

​

그러나 공산주의 혁명이 러시아를 감싸고 소련이 강성해지며 보수주의자들은 자본주의보다 공산주의에 위협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들은 결국 자본주의에 굴복하고 말았다.

​

최근 이런 '굴복'에서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방향을 달리하기 시작한 것 같다. 기업들이 성소수자와 여성인권 등의 가치로 마케팅을 시작하고 노동력 확보를 위해 추진했던 자유이민에 반발하면서 일부 보수주의자들의 반기업적 정서가 거세지고 있다.

​

폭스 뉴스의 터커 칼슨은 대놓고 월마트, 우버 및 아마존과 같은 대기업이 민주당 후보에게 자금을 지원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마존의 ceo를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복지를 희생시키면서 엄청난 양의 개인 부를 축적한다고 비판하고 버니 샌더스가 이것에 대해 올바르게 목소리 높인다는 칭찬을 하기도 했다!

​

개인적으로 일부 사안에 있어서는 이들과 함께해도 될 것 같지만 절대로 하나가 되어서는 안될 듯 하다. 가령 마르크스주의 역사가인 모이쉬 포스톤은 좌파가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해 우파적 대응을 받아들인다면 운명을 달리할 것이라고 썼다.

​

그럼에도 반자본주의 우파와 좌파 모두 공동체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대화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