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게 힘밖에 없고, 국가의 주요 역량이 힘 밖에 없는 나라가 있습니다. 이 힘으로 패권을 행사해왔던 나라에 어느날 그 힘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게 바로 지금의 러시아입니다.





-csto 등 ~스탄 들어가는 중앙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이 대놓고 반기를 들었다는 건 예전에 들으셨을 겁니다. 최근에는 벨라루스의 루카센코가 신이 그러길 원한다면, 이라는 전제를 붙이긴 했지만 csto의 해체를 이야기하기도 했지요.





-뿐만 아니라 루카센코가 저런 말을 했던 csto 회의에서는 대놓고 푸틴과 같이 사진 찍기를 거부하거나, 문서에 서명하는 걸 거부하는 국가들이 속출했습니다.





-특히나 아르메니아 총리는 아제르의 침공 때 손놓고 방기했던 csto를 비난했습니다. csto가 비록 러시아와 똘마니들이라는 인식이 있긴 합니다만, 엄연히 지역 안보기구입니다. 그런 기구의 주체인 러시아가 회원국간의 갈등을 통제하지 못한 건 매우 중대한 의미입니다. 생각해보니 키르기스-타지크 때에도 그랬네요.





-사실 그냥 대응을 못한 수준이면 다행입니다. 최소한 러시아군 주둔지가 일종의 안전장치라도 한다면 모를까, 지금 csto나 러시아 주변국들은 그런 걸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습니다. 타지크-키르기스, 아-아 때도 러시아 fsb나 군대 주둔지가 공격을 받았습니다. 인명피해 이야기는 없었는데, 그래도 csto라고 좀 사정을 봐준 걸까요.





-하지만 csto 밖이라면 이야기가 더 심각해집니다. 최근 중앙아프리카 공화국의 바그너그룹 군사기지에 신원미상의 기체에 의한 공중 폭격이 감행되었습니다. 왜 중앙아에 바그너 그룹이 있냐면, 러시아의 주요 수탈지역이 이런 아프리카의 천연자원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주로 반군 진압이나 교관, 요인 경호 등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광산 채굴권 등 천연자원 권리를 약탈적으로 취득하는데, 그런 연유로 상당한 숫자가 파견되어 있습니다.





-터키는 최근 테러에 대한 대응으로 시리아 지역의 쿠르드 반군 등 시리아 군사거점에 공습을 시작했습니다. 이중에는 러시아군의 군사기지도 포함되어있습니다. 공습 며칠전에 러시아군과의 합동 초계 작전을 취소하더니, 군사적 공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와 그 민병대들의 후원자들인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그 세력들이 터키 역내 안보에 위협이 되었는데, 이제 본격적으로 행보를 시작한 듯 합니다.





-이게 바로 군사력만으로 패권을 행사하던 국가가 군사력을 상실하니 맞이하는 최후입니다. 한때 국내외의 러뽕들이 생긴 이유가 이런 바로 마초적, 말초적인 힘의 행사-자신들의 초딩적인 만족감을 충족해주는-였는데, 그게 얼마나 허망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치가 지엄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천박해서는 안된다는 이유라고 할까요. 국내에 이런 러뽕들이 압도적이어서 러시아와 같은 정치적 행보를 했다고 생각하면 아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