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손 시에서 퇴각한다면 러시아한테 어떤 득실이 있을 건지 계속 생각해 봤다.    강 남쪽에서 방어하는 게 전술적으로 보다 수월할 수 있다고도 보이지만, 문제는 역시 크림반도에 물을 공급하는 운하.   우구라가 댐을 점거해서 운하로 가는 물을 막아버리면 건조한 헤르손주 남부하고 크림반도 경제에 치명타가 되고 이는 전쟁수행 능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크림반도에 부족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게 크림대교 건설의 한 이유이기도 했다만 역시 턱없이 부족했다.    

러시아는 헤르손 시에서 노바 카호프카에 이르는 드니프로 강의 강폭 좁은 구간을 어떻게든 사수해야 하고, 동원한 징집병들 훈련이 끝나는 대로 대부분 헤르손으로 보내서 최근에 우구라가 탈환한 인훌렛 강 동쪽 지역들을 재탈환해야 한다.    드니프로 강하고 인훌렛 강 사이의 땅을 러시아가 더 많이 수복하면 할수록 우구라가 드니프로 강을 잇는 다리들을 우구라군이 폭파시킬 가능성도 줄어들고 하천을 가로질러 배로 물자를 보급하기도 더 안전해진다.    군대를 강 북쪽으로 더 보내면 보낼수록 러시아군의 보급상황은 더 나아진다.

근데 우구라가 만약에 "내가 얻을 수 없는 것은 너도 사용할 수 없다!" 라고 울부짖으면서 댐을 폭파한다면?   운하를 통한 수자원을 남쪽으로 끌어다 쓰는 것도, 댐 위에 놓인 다리를 통해서 러시아군을 증원하고 보급하는 것도 다 엉망이 된다.   아래에 어떤 멍청한 우뽕이 댐 위에 놓인 다리를 통해서 우구라가 남쪽으로 진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러시아가 댐을 터트릴 거라고 계속 글을 올렸다.  다시 말하지만 댐이 폭파되면 크림운하를 통해 남쪽으로 물을 끌어다 쓰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우구라가 댐을 폭파시킬 동기는 충분하지만 러시아한테는 동기가 없다.   동원령해서 병력도 충분해지는데 강 북쪽으로 군대를 증원 못하는 것도 아니고.

그딴 짓을 한다면 정말 러시아는 우구라한테 핵을 써서 초토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나토군을 어떻게든 더 끌어들이려고 하는 젤린이는 전세계가 핵전쟁 위기로 치닫는다고 해도 상관없이 지 꼴리는 대로 저지른다.

젤린이는 정말로 상상을 초월한 미친 개또이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