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정신적 지주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이 최근 몇 년 사이 ‘친중’으로 정치적 스탠스를 바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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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긴은 푸틴 대통령의 사상에 영향을 끼친 민족주의 사상가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했고,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때는 우크라이나인을 없애라며 크렘린궁의 군사 행동을 선동하기도 했다. 두긴의 딸 두기나는 지난 20일(현지 시각) 저녁 모스크바 서쪽 외곽 도로에서 자신이 몰던 도요타 SUV 차량이 폭발하면서 사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두기나 사망 후 그에게 용맹 훈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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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긴은 앞서 중국에 대해 배타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997년 저서 ‘지정학의 기초’에서 유라시아주의에 대한 견해를 밝히면서 “중국은 러시아 남쪽에서 지정학적으로 가장 위험한 이웃으로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카자흐스탄과 시베리아 동부 같은 북쪽으로 확장하며 티베트, 신장, 몽골, 만주 등 러시아의 안전벨트를 위협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는 또한 중국이 미국 제국주의의 하수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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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긴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이 “매우 강력하고 매우 독립적이며 매우 주권적인 국가가 됐다”며 그동안의 반중 입장과 전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테무르 우마로프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 중국-러시아 관계 전문가는 “두긴은 중국이 러시아와 달리 서방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 생각조차 안 하는 것을 보고 중국에 매료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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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긴은 중국이 지정학적 장에서 서방과 반대되는 또 하나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 간 연합 전선을 촉구하고 있다고 우마로프는 강조했다. 실제 두긴은 지난 2018년 상하이 푸단대 연설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 지배에서 벗어난 다극적 세계 질서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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