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군의 일원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정부 수장이 러시아 정부에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카디로프 수장은 1일(현지시간)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군이 전략적 요충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리만에서 철수한 것을 비판하며 "개인적인 의견으론, 국경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등 더 과감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푸틴에게 충성하는 카디로프 수장이 노골적으로 핵무기 사용을 권고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내 4개 점령지를 러시아로 합병한 뒤 모든 수단을 동원해 러시아 영토를 지키겠다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는 미국이 (일본에) 사용한 전례가 있다"는 말로 핵무기 사용 위협을 고조시켰다.
현재 45세인 카디로프 수장은 2004년 피살된 부친 아흐마트 카디로프 전 체첸공화국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7년부터 혼란에 휩싸인 러시아 내 이슬람 자치공화국 체첸을 통치하기 시작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에 충성하는 대가로 공화국 내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인권 탄압 논란을 일으켜 왔다.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곧바로 잔인하기로 소문난 체첸 내 국가근위대(내무군) 부대를 전장에 파견해 러시아군을 지원했다.
푸틴, 우크라 점령지 병합 서명…"러, 통제 결코 포기않을 것"(종합2보)
"독일로의 가스관 폭발은 서방의 파괴 행위"
"러 식민지 만들기 위해 적대행위 부채질" 비난
러 상·하 양원, 다음주 병합 인정…푸틴 승인 받을 예정
푸틴 대통령과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4개 지역 수장들은 7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급격히 확대되는 가운데 이날 흰색과 황금색의 화려한 크렘린궁 성 조지 홀에서 4개 지역을 러시아로 편입하는 합병 조약에 서명했다.
푸틴은 이날 서명을 마친 후 연설에서 "러시아는 새로 러시아에 편입되는 4개 지역에 대한 통제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전쟁을 끝내기 위한 회담을 제안했다.
그는 새로 병합한 4개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할 것이라며, 이들 4개 지역은 러시아 주권 영역의 일부로 보호받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독일로 가는 러시아 가스관이 폭발한 것은 서방에 의한 파괴라고 비난하면서, 서방이 러시아를 식민지로 러시아 국민을 노예로 만들기 위해 적대 행위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병합하는 우크라이나 내 4개 점령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어떠한 공격도 러시아의 주권 영토에 대한 침략 행위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한편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결정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안드리 예르막 실장은 "우크라이나 영토 해방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계속 싸우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단합돼 있다. 오직 전진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합병 서명은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총구의 위협과 거짓말 속에 강행된 러시아 주도의 주민투표로 러시아로의 편입이 결정된 지 사흘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서방 국가들은 이를 "뻔뻔한 토지 약탈"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지역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는 크름 반도 합병 직후인 2014년 독립을 선언한 후 모스크바의 지원을 받아왔다. 헤르손과 자포리자는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일부가 러시아군에 점령됐다.
크렘린이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 상·하 양원은 다음주 4개 지역 병합을 인정, 푸틴 대통령에게 송부해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유세진 기자(dbtpwls@newsis.com)
점령지에 '핵우산' 씌워…푸틴 "모든 수단 동원해 영토 지킬 것"
실제 사용 배제 못해…원전공격 및 전술핵 사용 관측도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가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와 합병 조약을 맺음으로써 우크라이나에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한발 다가갔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은 영토가 침범당하는 등 국가 존립이 위협받을 때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원칙을 근거로 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줄곧 핵 위협을 가해왔지만, 자국령이 아닌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러시아로서도 명분이 부족했다.
그러나 이제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를 자국령으로 주장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국 방어를 위한 전쟁이라고 주장할 수 있게 됐고 그 과정에서 핵무기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도 가능해졌다.
즉,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에 '핵우산'을 씌움으로써 여차하면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위협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영토 합병 조약을 체결한 뒤 연설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 땅을 지킬 것"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이미 일본에 두 차례 핵무기를 쓴 적이 있다는 전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1일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러시아에 첫 동원령을 발령할 때도 서방이 러시아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모든 수단을 쓸 수 있으며 이는 "엄포가 아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에서는 더욱 강도 높은 발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새로 편입한 점령지 방어를 위해 소형 전술핵무기와 달리 대량살상과 파괴가 목적인 전략핵무기까지 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핵무기를 쓰더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자국 안보를 우려해 개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도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을 전 세계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위험은 항상 있다"며 실제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가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를 공격함으로써 핵무기 사용과 같은 효과를 노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과 여러 차례 만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최근 "푸틴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허풍이 아니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길리언 키건 영국 외무부 장관도 푸틴 대통령의 동원령 발령과 핵 위협 당시 "그가 통제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한 바 있다.
미국 CNN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징후가 아직 없고 실제 사용 가능성도 매우 낮지만, 전쟁 전보다는 훨씬 커진 것으로 보인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을 전했다.
다만 핵방호 능력이 발달한 현대전에서 핵무기의 전략적 가치가 알려진 것보다 크지 않고 오히려 서방의 직접 군사 개입과 자국의 완전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핵 사용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분석도 많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결국 핵 버튼을 누른다면 저위력 전술핵을 사용하거나 시위용으로 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josh@yna.co.kr
서방, 러시아의 '합병' 강력 규탄...美, 러 핵 사용 시 '결정적 대응'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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