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 여러번 전해드렸는데요.

걱정은 지금부터라고 합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 이제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겨울이 다가오는데요.

에너지난이 초래한 경제위기가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베를린 연결합니다.

김귀수 특파원, 먼저 유럽의 에너지난, 경제 위기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에너지 가격 상승, 그로 인한 물가 상승, 그런데 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경기 침체...

유럽의 경제는 총체적 위기 상황이라는 진단입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의 큰손, 러시아가 유럽의 제재에 맞서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에너지 부족 현상을 겪고 있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습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해에 비해 에너지 가격이 10배 정도 올랐습니다.

내년 초 각 가정이 부담해야 할 에너지 비용이 수백만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영국도 다음달부터 에너지 가격 상한선을 표준가구 기준 연간 3,549파운드, 약 560만원으로 지금보다 80% 인상합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유럽 전역이 9% 안팎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앵커]

심각한 상황인데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들도 제시되고 있는 거죠?

[기자]

우선은 에너지 가격을 안정화 시키는 것, 이걸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EU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에 이어 러시아산 천연가스 가격상한제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EU가 정한 가격 아래에서만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구매하겠다는 건데요.

EU는 두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먼저 러시아가 에너지로 벌어들이는 돈이 전쟁자금으로 사용되는 걸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는 에너지 가격을 제어해 유럽에서의 물가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가격 상승으로 막대한 이익을 본 에너지 기업에서 초과 이익을 환수해 시민들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EU 집행위원장 :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회사의 수익에 대한 상한선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회사는 전혀 고려하지도, 꿈도 꾸지 못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반 시민들에게는 에너지 절약을 호소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너지 수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풀리지 않는 한 부족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유럽 각국은 에너지 소비 줄이기에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프랑스는 관광 명소의 건물들의 조명을 오후 10시부터 소등하기로 했고, 파리의 상징 에펠탑도 한시간 일찍 조명이 꺼집니다.

프랑스는 에너지 사용량을 10% 이상 줄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안느 이달고/파리 시장 : "오후 11시 45분에 에펠탑 조명이 종료되며, 이는 에펠탑이 방문 종료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관람을 조명 종료 시간으로 설정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겨울철 실내 온도를 19도로 제한하고 관공서와 가로등의 조명을 최소화하는 등 에너지 절약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각 가정에서도 요리를 최대한 줄이고 샤워도 일주일에 한 두번만 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겨울이 최대의 고비가 될 것이다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인 거 같아요.

[기자]

우크라이나에서의 전황이 유럽, 그리고 전 세계의 에너지 문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동북에서 반격에 성공해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를 수복했는데요.

입지가 줄어든 러시아가 군을 재정비해 재반격에 나설지, 아니면 협상카드를 꺼내들지가 관심사입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에너지를 계속해서 무기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유화적 몸짓을 취할 것인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됐든 겨울은 다가오고 있고, 유럽 시민들이 체감하는 올 겨울은 어느 때보다 추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인수
김귀수 (seowoo1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