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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결국 소련의 실책이 이꼴을 만들었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82.224) 2022.09.12 15:02:35
조회 92 추천 8 댓글 0


“우크라이나에는 역사적으로 [근대적 국민] 국가가 존재한 적이 없었으며 현 우크라이나는 순전히 소련의 창조물”이라는 푸틴의 성명은 - 명백히 역사적 배경을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것이겠지만 - 그 내용 자체는 정확히 역사적 사실에 부합한다. 사실 현 우크라이나의 국가 정체성, 국경, 경제기반 등등이 모두 소비에트 연방에 의해, 특히 1920년대 소비에트 연방의 이른바 ‘토착화 정책(Korenizatssiia)’ 중에 만들어진 피조물이라는 것은 소련의 민족문제에 천착해 온 세계학계의 중론이라 할 수 있다2). 우크라이나의 현 영토 또한 소련에 의해 완성되었다.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인 못지않게 다수의 폴란드인들(과 유태인)이 거주해 온 서부 우크라이나 지역은 1945년 이후에야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라고 하는 단위체 소속으로 편입되었으며, 우크라이나 만큼이나 이 지역에 대한 역사적 연고권을 가졌던 폴란드에게는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의 동부 영토(특히 동프로이센) 대부분이 그 댓가로 할양되었다. 오늘날 러시아가 빼앗은 크림반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된 것 역시 이 지역을 러시아에서 떼어낸 소련 공산당 서기장 흐루쉬쵸프의 인위적 행정구역 개편(1954)에 의한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애초 크림반도는 역사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속한 적이 없었다.  


국가가 없었다고 하면 민족은 어떨까? 물론 우크라이나인으로 불리게 될 집단은 역사 속에서 물리적으로 실재하였다. 그러나 스스로를 우크라이나인으로 규정하는 민족정체성의 문제로 가게 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이는 우크라이나인 대다수가 스스로를 ‘우크라이나인’으로 자처하는 의식 자체가 20세기 초반에야 나타난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었으며, 이 정체성을 주입하고 보급한 주역이 아이러니하게도 문화와 언어에서 우크라이나 사회의 전면적 ‘우크라이나화’를 반강제적으로 추진했던 1920년대와 30년대 소련의 모순적인 민족정책이었기 때문이다3). 사실, 원래 동슬라브어에서 ‘변경’을 의미하는 일반명사였던 ‘우크라이나’라는 단어 자체가 완전히 고유명사화하여 이 지역을 지칭하는 단어로 등장한 것 또한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는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었다. 그 이전까지 우크라이나인들이 스스로를 자칭하며 정체성을 규정하는 단어는 역사적으로 따로 존재하였으니, 바로 ‘소러시아인’이 그것이다. 오늘날 우크라이나에서 ‘소러시아’라는 단어는 ‘대러시아’에 대비되는 비하적인 명칭으로 간주되지만, 원래 대러시아와 소러시아라는 단어의 어원 속에는 그런 의미가 없었다. 모스크바 중심의 대러시아와 키예프 중심의 소러시아를 구분하는 관행은 14세기 동로마 제국 시대 동슬라브인을 대상으로 한 정교회 교구 구분으로 시작된 전통으로, 이 관행은 그리스 본토(소그리스)와 남부 이탈리아와 시실리섬의 변경(대그리스)을 구분하던 고대 헬레니즘 세계로부터 유래한 것이었다. 시라쿠사의 ‘대그리스인’과 본토 그리스 아테네의 ‘소그리스인’이 모두 같은 그리스인이듯, 작은 러시아인과 큰 러시아인들 (그리고 하얀 러시아인들 또한) 모두 같은 러시아인, 또는 동슬라브어로 같은 ‘루시인’이었던 것이다4).


그렇다. 우크라이나인들도 모두 원래는 ‘루시인’들이었으며, 심지어 19세기 초 우크라이나 민족정체성을 처음으로 태동시킨 효시로 자타가 공인하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운동의 경전 또한 자신들이 루시인이며 자신들이 거주하는 땅은 ‘소러시아’임을 자처한 바 있으니, 이 경전의 제목은 다름 아닌 ‘루시인의 역사(Istoriia Rusov)’였다5). 19세기 초반 익명의 저자에 의해 집필된 이 경전은 근세 시기 이 지역에서 활동한 자포로지예 카자크 헤트만들의 영웅담을 다루는 저작으로, 이 카자크들이 세운 국가(헤트만국가) 역시 자신들의 나라를 ‘루시인의 나라’로 규정했으니6), 페레야슬라브 협정을 통해 자치권을 가진 제정 러시아의 일원, ‘소러시아’는 바로 이 카자크 국가로부터 유래하였다. 심지어 이들 ‘소러시아’ 출신 엘리트들은 표트르 대제와 에카체리나 여제 시기 동로마 제국의 계승자를 자처하며 동방정교 보편국가를 추구하는 ‘보편제국’ 제정 러시아를 건설한 주역이었으니, 그들의 협력에는 물론 이유가 있었다7). 제정 러시아는 모스크바 중심의 대러시아인만의 국가가 아니었다. 제정 러시아는 모스크바만의 대러시아를 대표하는 국가가 아니라 ‘작은 러시아(우크라이나)’와 ‘하얀 러시아(벨라루스)’를 함께 대표하는 나라임을 공식 표방하였기 때문이다. 19세기 말까지만 해도 우크라이나인과 벨라루스인, 그리고 대러시아인은 모두 러시아 제국의 신민인 같은 ‘루시인(러시아인)’이었다. ‘루시’는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그리고 대러시아인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었다. 그리고 그 루시인의 나라가 바로 ‘로씨야’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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