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초장부터 대군을 편성해서 일거에 들이닥쳤으면 전쟁 자체는 빨리 성공할 수 있었을 거야.

헌데 푸틴은 그렇지 하지 않았지.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뭔가가 있다는 소리지.

푸틴이 바보는 아니거든.

2014년 돈바스 내전때 크림반도는 신속하게 접수했지만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공화국에 대한 지원은 간접지원에 그쳤지. 크림반도 이외의 지역에서는 공식적으로 러시아군을 출병하는 걸 피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방측은 대러제재를 대거 선포했지. 

아마 푸틴은 이같은 상황은 피하고자 했기에 그런 소극적인 조치를 했던 것일 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경제 봉쇄를 당한 거지. 그 결과는 러시아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어. 

전쟁에서 성공했다 해도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는다면 점령지를 유지할 능력을 상실하게 되기 쉽지. 전투에서 이기는 건 군대의 강함으로 이룰 수 있지만 점령지를 유지하는 것은 군대의 강력함만으로는 이뤄내지 못할 일이지.

아마 이번에 총동원령을 내리길 거부하고 제한된 병력으로 작전을 편 것은 경제에 부담을 주는 일을 극도로 피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되.

헌데 제한된 병력으로 하는 전쟁이 할 수 있는 일은 역시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이번 하르키우 전선에서의 패전으로 여실히 드러난 셈이야.

일단 러시아군수뇌부은 아주 빠른 판단을 내린 거 같어.

현실적으로 유지가 힘든 하루키우주는 깔끔하게 포기하고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방어에 집중한다!! 그리고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는 어떻게든 지켜내고자 한다.

내가 보기에는 이렇게 정리되는 거 같어. 

이것만 지켜내도 푸틴은 어쨌든 성과는 있는 거니 국민들에게 면은 서는 거야.

푸틴은 이번 전쟁의 성패를 전장에서의 승패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는 거 같어.

서방측과의 경제대전에서 이기지 못하면 우크라이나에서의 승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보는 거지. 만약 서방측과의 경제대전에서 러시아가 승리한다면 우크라이나는 후원을 잃어버리니 최종적으로는 패전하지 않을 수 없게 되. 반면 서방측과의 경제대전에서 러시아가 무릎을 꿇는다면 싸워 보지도 않고 크림반도까지 내 주게 될 수도 있어. 

아마 현실은 승패는 그렇게 단기간에 결정되지 않고 몇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봐. 이미 돈바스 내전만 해도 8년 전쟁이지. 지금의 러우전은 그 돈바스 내전의 연장선이라는 건 다들 알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