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월 4일부터 7일까지 아프리카 3국을 방문했다. 새해 벽두부터 중국 외교부장이 아프리카를 찾은 것은 중국에서 32년째 유지되는 외교 전통 때문이다. 톈안먼 사태로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던 1989년 외교부장은 해외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택했다. 당시 아프리카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려던 전략이 2022년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도 화답했다. 아프리카 핵심 국가들이 모두 중국 일대일로(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했으며 중국과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농촌 진흥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앙 1호 문건'을 발표했다. 중앙 1호 문건은 중국 공산당이 매년 초 제일 먼저 내놓는 공식 문건이다. 그만큼 중국 공산당이 추진하는 핵심 정책이 담겨 있다. 눈에 띄는 점은 2004년 이후 19년 연속으로 중앙 1호 문건이 삼농(농업·농민·농촌)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2000년대 이후 중국의 일관된 고민 중 하나가 농촌의 발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이 최대 목표로 설정한 모든 인민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 건설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촌 발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산당 일당 체제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처럼 수십 년간 하나의 정책이 꾸준히 지속될 수 있는 배경이다. 정권 교체 때마다 종종 정책 단절 현상을 겪는 민주주의 국가와 다른 점이다.

지난주 한국에서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다. 국민은 정권 교체를 택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기존 정권의 정책은 상당 부분 폐기된다. 기존 정부와의 차별화를 앞세워 국민의 선택을 받은 데다 새 정부의 정당성은 이전 정부의 정당성을 깎아내릴수록 더 부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과 검토 없이 무턱대고 전 정권을 부정하기만 하는 것은 길게 보면 국력을 낭비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명박정부의 자원외교다. 요소수 사태나 원자재 대란을 겪으면서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자원외교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이미 그 정책은 정권이 바뀌면서 쓰레기통에 처박힌 지 오래다.

특히 외교처럼 상대방이 있는 정책은 국내 정책보다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권이 바뀐 것이지, 국가가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 관계도 무조건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외면하지 말고 반면교사로 활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 정권이 밉다고 무조건 반중을 외치기보다는 굳건한 한미동맹 복원을 통해 중국에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물론 한국 경제에 가장 도움이 되는 외교술은 무엇인지도 세심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당연히 모든 고민의 기준은 전 정권이 아니라 국익이다. 그래야 5년 임기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종신 집권을 꿈꾸는 시진핑 국가주석 앞에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iss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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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짱개 외교부장이 32년째 해외순방 시 가장 먼저 방문함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