優勢なロシア、行き詰まる米欧、多極化する世界(우세한 러시아, 막다른 미국, 다극화 세계)
2022年3月9日 田中 宇
유엔 사무국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쟁'이나 '침공'으로 부르는 것을 금지하고, 공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분쟁'이나 '군사적 공격'으로 표현하도록 요구한 사실이 3월 8일자로 보도되었다. 또, 인터넷 기사나 각종 글에 올리는 코멘트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의미를 담은 우크라이나 국기 그림을 올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유엔이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고 중립적 자세를 취하기로 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 유럽, 일본이 '전쟁'과 '침공'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여 러시아를 비난하고 있는 반면에,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BRICS 국가들과 중-러에 가까운 비미국가들은 전쟁이나 침공이라는 용어를 부정하고, 러시아에 대한 비난이나 적대를 거부하면서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유엔은 미국 측이 아니라 BRICS와 비미국가 측에 들어간 셈이다. 유엔을 주도하는 5강(안보리 상임이사국, P5) 중에서 미-영-불은 미국 측이고 중-러는 비미국가 측인데, 유엔이 스스로 비미국가 측으로 들어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유엔에서는 미국보다 중-러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1일 인권이사회에서 러시아 외무장관의 비디오 연설이 시작되자 100여명의 각국 대표가 항의의 의미로 퇴장한 사건도 있었지만, 유엔의 흐름은 그 쪽이 아니다.
유엔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쟁이나 침공이라고 부르지 않도록 한 것과 거의 동시에 시진핑의 중국도 전쟁 또는 침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 러시아를 제재하거나 적대시하는 데에도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유엔이 전쟁으로 부르지 않기로 한 데에는 중국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은 유엔에서 영향력이 비약적으로 커져 코로나 사태 후로는 유엔이 중국의 괴뢰기관이 되다시피 했다. 중국은 BRICS와 비미국가의 맹주이기도 하다. 미국 측이 고립되는 느낌이 더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연맹도 지난 2월 28일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피하면서 "우크라이나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중립 선언 결의를 냈다. 아랍연맹은 얼마 전까지 사우디, 이집트, 요르단 같은 미국의 괴뢰국들이 모인 집합체였지만, 이제는 대미종속을 끝내고 비미국가 쪽으로 전향하고 있다. 사우디와 UAE처럼 아랍연맹에는 산유국이 여럿 있지만, 그들의 석유이권은 이제 미국보다 중-러에 가까운 존재가 되었다. 사우디의 MbS 왕세자는 바이든의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푸틴과 통화했다.
바이든은 러시아의 석유가스를 수입하지 않는 만큼의 수입량을 보충하기 위해 올 봄에 사우디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전화 한 통으로 석유를 얼마든지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여 교태를 부려야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은 사우디를 괴롭혔고, 사우디는 러-중 쪽으로 전향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패권국의 역할을 감당하기가 어려웠지만 동맹국들이 계속 매달리는 바람에 더 망가져 버렸다.
미국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도 적대하고 있는데, 시진핑은 미국과 유럽이 지금처럼 러시아를 계속 제재하면 세계의 금융시스템과 에너지 체제를 포함한 경제가 파탄나고 말 것이라고 경고를 한 바가 있다. 러시아는 2월 중(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수중에 있는 중국 국채를 중국에 팔아서 전비를 확보했다. 러시아는 석유가스와 광물을 담보로 중국에서 군자금을 빌리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에서 자금을 구할 수 있는 것이다. 공업제품 등도 중국에서 조달할 수 있다. 러시아는 구미의 경제제재를 받아도 별로 곤란하지 않고, 오히려 구미 국가들에게 석유가스나 광물자원을 팔지 않는 역제재를 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세계의 석유가스 이권은 미국과 유럽에서 중-러로 이전되어 왔다. 미국과 유럽은 지구온난화 망상에 사로잡혀, 그리고 미국의 셰일혁명(고비용)을 믿고 석유가스 이권을 포기해 왔다. 이제는 사우디, 이란, 이라크, 카타르(가스 대국) 모두가 비미국가가 되었다. 아프리카의 석유이권도 중국이 사들였다. 미국 측은 이라크를 점령했지만 석유이권을 취하지 않았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미국과 유럽에 유리한 일이 아니다. 미국, 유럽, 일본이 살 수 있는 석유가스의 가격은 내리지 않고 생활 수준은 떨어진다. 이미 승부는 나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결정적으로 러시아를 제재했고, 중국은 러시아를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러시아가 미국과 영국에게 탈취되면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넘어가기 때문에 지정학적으로 중국이 불리하다. 중국이 푸틴을 저버릴 일은 없는 것이다. 중국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를 가진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돕는 것은 어렵지 않다. 러시아는 그 대가로 석유가스 이권을 중국에게 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유럽은 석유가스를 살 곳이 없어진다.
푸틴은 이번 전쟁에서 대단히 강경하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를 받고도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비무장 중립국(미-영의 괴뢰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러시아의 감시 아래 있는 나라)이 될 때까지 전쟁(특수작전)을 하겠다는 것이다. 푸틴은 중재자로 나선 베넷 이스라엘 총리가 놀랄 정도로 부동의 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다. 매스컴은 '푸틴의 오산'과 같은 기사를 내보내고 있지만, 오산을 한 쪽은 미국과 유럽이다. 러시아에서 푸틴의 인기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르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3월 11일 러시아와 세계의 인터넷망 사이에 중국제 파이어월(방화벽)을 채용할 것이라는 말도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철수하면서 러시아의 신용카드는 중국의 은련(銀聯)으로 바뀌었다.
러시아 정부는 "유럽이 계속 러시아를 제재한다면, 러시아는 독일과 프랑스에 천연가스를 보내는 노르드스트림1의 파이프라인을 잠그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 에너지원의 절반 가까이가 러시아 가스다. 노르드스트림1이 중단되면 독일은 경제적으로 죽고 만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개전 직후만 해도 러시아에 대해 강경했던 독일과 프랑스가 최근 들어 갑자기 유화적으로 변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독일은 "러시아의 석유가스를 수입하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나라는 러시아를 제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독일 수상은 우크라이나에 NATO 가입을 할 수 없다고 선고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인의 존엄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화해의 자세를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시진핑은 함께 화해 협상을 주선하자고 제안했고, 중국. 독일, 프랑스가 미국 없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빅토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양보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는 3월 8일, NATO 가입을 포기하고 크리미아의 러시아 귀속도 인정했다. 돈바스의 분리독립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러시아와 논의해도 좋다는 말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대통령제 권력 구도를 총리 구도로 전환하여 젤렌스키는 장식용 대통령으로 남고, 러시아와 친한 정치인을 총리로 앉히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생각된다.
젤렌스키가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나고 미국과 유럽의 제재도 끝나서 석유가스의 가격이 떨어지겠지만, 백악관은 휘발유 등의 기격 폭등이 장기화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이 방해하겠다는 것일까? 그림자다극주의는 미국과 유럽 특히 유럽이 러시아를 제재하다가 망하게 만들겠다는 것일까?
바이든은 러시아의 석유가스가 제재를 받는 만큼의 양을 메꾸기 위해 그동안 적대했던 남미의 산유국 베네수엘라와 화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이 유라시아 대륙의 러시아와 인연을 끊고 남미의 베네수엘라에서 석유를 사는 것은 미국의 '서반구화(西半球化)', 즉 '고립주의(孤立主義)'를 의미한다. 다극형 세계에서 미국은 서반구=남북미주(南北米州)의 지역패권국이 된다.
미국은 러시아의 석유를 수입하지 않아도 베네수엘라나 캐나다 또는 미국 내의 셰일유전이 있다. 미국은 다극형 세계에서도 미주(米州: 남북 아메리카)에서 자활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은 러시아의 석유가스가 아니면 방도가 없다. 비미국가 이란이나 사우디 등의 중동 산유국은 유럽에 석유가스를 팔아도 전보다 훨씬 비싼 가격이다. 중-러-이란을 적대시하는 채로 석유가스를 구하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그리고 미국은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하는 서반구의 나라가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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