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9년 7월부터 시장감시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관행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대기업집단 현황 공시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의 발표는 공시대상 기업집단(2020년 기준 71개)을 중심으로 발표되고 있어 소유지배구조의 집중적인 감시가 필요한 10대재벌(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CJ)의 내부거래는 제대로 부각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10대 재벌

내부거래는 경쟁사업자를 배제하여 시장가격을 왜곡시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며, 특히 재벌총수일가 지배주주가 계열사들의 부나 이익을 사적으로 빼돌리는 사익편취의 문제를 일으키고 나아가 재벌총수 일가로의 편법적인 부의 이전이 경영권 승계의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근거로 10대 재벌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최근 5년간 전체 기업집단의 내부거래금액과 5대 재벌(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10대 재벌(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한화,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내부거래 비중을 비교한 결과, 내부거래금액 평균 비중이 5대 재벌은 66.5%, 10대 재벌은 77.0%로 소수 재벌들의 내부거래금액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재벌/10대 재벌의 내부거래 비중

2016년을 기준으로 5대 재벌과 10대 재벌의 내부거래 비중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2020년 전체기업집단수가 71개를 감안한다면 전체기업집단 중 5대 재벌과 10대 재벌의 내부거래 비중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전체기업집단의 내부거래 평균금액은 184.4조원 규모다. 이중 5대 재벌의 내부거래 평균금액은 122.3조원이고, 10대 재벌의 내부거래 평균금액은 141.7조원이다.

5대 재벌/10대 재벌의 내부거래 금액

최근 5년간 10대 재벌과 전체기업집단(10대 재벌 제외)의 내부거래 금액을 비교한 결과, 10대 재벌의 경우 평균 141.7조원이었다. 이는 10대 재벌을 제외한 전체기업집단의 경우 평균 42.7조원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3.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10대 재벌과 전체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

 10대 재벌의 내부거래 금액과 10대 재벌을 제외한 전체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 배율은 216년 4.5배, 2017년 3.1배, 2018년 3.5배, 2019년 3.3배, 2020년 2.8배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SK가 24.6%로 가장 높았으며, 현대자동차 19.4%, 현대중공업 16.1%, CJ 14.6%, LG 14.3% 순으로 나타났다.

10대 재벌의 내부거래 비중

또한 최근 5년간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 추세적으로 증가한 재벌은 삼성, 현대자동차, 한화, GS, 현대중공업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한 재벌은 SK, LG, 롯데, 신세계, CJ 등이었다. 2020년과 2016년의 증감액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현대중공업 7.2조원, 현대자동차 3.4조원, GS 1.9조원 순으로 증가했으며, LG 3.9조원, 롯데 3.4조원, 신세계 2.1조원 순으로 감소했다.

10대재벌의 내부거래 평균액은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다가 2020년에 감소했는데, 2016년 12.5조원, 2017년 13.0조원, 2018년 13.2조원, 2019년 13.4조원, 2020년 12.7조원이었다.

재벌은 내부거래를 통해 사업활동 과정에서의 비용을 절감하고,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달성하게 되며, 이를 통해 기업집단 전체의 이익을 도모하고 소속된 개별기업들의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재벌 내에서 내부거래를 통해 지원을 받는 계열회사는 스스로의 노력 없이도 비계열 독립기업보다 경쟁상 우위를 차지함으로써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일감몰아주기나 사익편취 논란에서 볼 수 있듯이 지배주주인 총수 일가로의 편법적인 부의 이전이 경영권 승계의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기업집단 차원의 경제력집중으로 이어진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 5년간 전체기업 중 10대 재벌의 내부거래 금액의 비중 증가, 내부거래 금액의 지속적인 증가 등을 고려할 때 재벌의 사익편취 행위와 공정경쟁 저해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소비자단체는 강조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재벌의 내부거래에 대해 소극적인 실태발표를 넘어 10대 재벌의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보다 면밀한 감시와 그에 따라 제재 및 시정이 필요함과 동시에 재벌총수의 전횡 및 사익편취 행위 등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제재하고 실질적인 개선방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