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영화 리뷰] 한국 최초 달 탐사 SF 영화 '더 문'이 폭망한 진짜 이유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04 12:53:23
조회 1800 추천 25 댓글 39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달은 항상 인간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예술이나 문학작품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게 달이었다. 해는 눈이 부셔서 보기 힘들지만 달은 매일 맨눈으로 한없이 볼 수 있는 유일한 천체인 까닭이다. 더군다나 초승달에서부터 반달, 보름달이 찰 때까지 변화를 지켜보면서 달을 향해 소원을 비는 암묵적인 토테미즘의 대상으로 신성시하기도 했다.

 


오묘한 자연의 신비함은 달을 더욱 부각시켰다. 실제 지름만 놓고 본다면 태양이 달보다 400배나 크지만 두 천체가 하늘에서 보이는 크기는 거의 같다. 개기일식 때 달이 태양을 완벽하게 가리는 건 과학으로도 풀지 못하는 미스터리한 일이다. 그래서 한때 달은 외계 문명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적인 구조물일 거라는 근거없는 낭설이 떠돌기도 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달은 이제 정복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라서 인류에게 정복의 빌미를 준다. 구 소련이 1959년 인류 최초로 루나 1호를 발사하며 탐사의 시도를 했지만 달 표면에 도달하지 못하고 실패했다. 1966년 미국이 달 탐사 프로젝트인 서베이어(Surveyor) 프로그램을 시작해 서베이어 1호를 달 표면에 최초로 착륙시켰다. 이후 아폴로 프로그램으로 바뀌어 1969년 아폴로 11호가 두 사람의 우주인을 달 표면에 내딛게 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1972년 달 탐사 프로그램은 중단되고 50년이 지나서야 NASA가 아르테미스(Artemis)라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달 탐사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영화


 

 

제작비 280억을 들인 국산 달 착륙 SF 영화 <더 문(The Moon)>이 관객 51만 명이라는 씁쓸한 성적표와 함께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도 몇 년 뒤 달 탐사 로봇을 발사해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지만 영화에서 달 탐사는 실패했다. 손익분기점 600만 명의 10분의 1도 채우지 못한 실패작으로 기록됐다.


 

<더 문>은 한국 영화치곤 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다. 280억 원을 들여 우주선과 우주 공간, 달 표면 등을 실감나게 구현해냈고, 국내 최초의 돌비 시네마 답게 특수효과와 4K 고해상도 카메라 촬영으로 경이로운 비주얼을 완성했다. 소재의 신선함 여부를 떠나 시각효과만큼은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더 큰 기대를 모았던 <더 문>은 왜 폭망했을까?


 


황선우 혼자 살아남아 달 착륙을 시도한다는 설정 자체가 어설프다.


 


일단 스토리를 보자. <더 문>은 첫 발사에 전원 다 사망하고 두 번째 달 탐사에 나선 대한민국 우주선 ‘우리호’가 배경이다. 달에 도달하기도 전에 태양 흑점 폭발로 3명의 우주인 중 황선우(도경수) 1명만 살아남는다. 다분히 문과스러운 약간은 어벙벙한 UDT 출신 황선우 혼자 독단적으로 달 착륙을 시도한다는 것도 어이없지만 우여곡절 끝에 달에 착륙한 뒤 얼음 샘플을 채취하고 구사일생으로 지구로 귀환한다는 그렇고 그런 스토리다.


 

<더 문>의 김용화 감독은 <신과 함께 1, 2>로 천만 관객을 넘겼고 <국가대표> 역시 천만에 가까운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안 사실이지만 <더 문>의 각본은 감독 혼자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였을까. <더 문>을 보고 난 후 그렇고 그런이라는 표현을 한 것처럼 스토리가 착착 달라붙지 않는다. 혹자들은 무슨 SF 영화에 눈물샘 짜는 신파 스토리가 절반 이상이냐며 혹평을 하기도 한다. 아버지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달 착륙이라는 독자행동을 한다거나 태양 활동이나 운석 활동 조사조차 하지 않아서 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었는지, 얼음 조각 하나 캐는데 왜 목숨을 걸어야 했는지, NASA가 왜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인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고 빈약했다.


 


달에 대한 실제와 같은 묘사도 훌륭했다.


 

 

한국은 흔히 SF 영화의 불모지라 불린다. SF 영화로 흥행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괴수 SF 영화인 용가리에서부터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디 워, 외계+, 정이, 승리호, 택배기사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실패했다. 헐리우드 영화의 십분의 일 정도에 불과한 빈약한 예산 탓일까? 그럼에도 왜 자꾸 국산 SF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부끄럽게도 SF 영화가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기에 가장 좋은 소재라는 설이 유력하다.



미래를 그리는 SF 영화이다 보니 우주를 우주답게 구현해내고 얼마나 그래픽을 적절하게 구사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이번 <더 문>에서 시각특수효과를 통해 달의 지표면이나 우주선의 내부 모습 등은 거의 실제와 흡사하게 잘 그려냈다는 평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국산 달 탐사 드라마 <고요의 바다> 역시 그래픽에 대한 단점을 지적하는 평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우주를 다뤘음에도 <그래비티> <마션> 같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보여주는 정말 SF 스러운 스토리는 이번 <더 문>에서 보이지 않았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다분히 한국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K-신파 스토리로는 관객들의 호감을 사지 못한다는 얘기다.


 


운석 떨어지는 장면이 멋지다고 SF 영화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더 문>은 상영 초반에 기대 이하의 성적표에 김용화 감독이 심경을 토로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요약하자면 한국 관객들이 SF 영화를 대하는 거리감이 상당하다는 게 감독이 말하는 흥행 참패의 이유다. 흥행 참패의 이유를 관객 탓으로 돌렸다. 제작사인 CJ ENM도 비난의 화살을 벗어나긴 힘들다. 기본이 안된 영화를 남발하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제작과 배급, 극장까지 모두 소유하고 있다 보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셈법이 깔려있는 지도 모른다.


 

결국 소프트웨어에 달려있다. 우리나라 같은 열악한 자본의 환경에서 헐리우드 영화를 외형적으로 따라 잡기에는 무리다. 핵심은 우주를 얼마나 우주답게, 그래픽을 얼마나 화려하게 현실감 있게 만들었냐가 아닌 그 안에 녹아 들어가 있는 소프트웨어, 즉 스토리가 탄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게 <더 문> 흥행 참패의 이유다.


 
<ansonny@reviewtimes.co.kr>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view_times

추천 비추천

25

고정닉 0

4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794 [IT] 구글, 생성형 AI 비서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 공개 [2]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1120 0
793 [자동차] 렉서스코리아, ‘10월 전국 시승회’ 실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62 0
792 [생활] ‘응팔’ 덕선이는 왜 쌍문동을 떠났을까?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80 0
791 [자동차 DIY 리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분기별 자동차 일상점검법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60 0
790 [등산 리뷰] 수도권 최고의 억새 명소 '명성산'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58 0
789 [게임] 라이엇 스토어,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62 0
788 [IT] 크레앙, 아이폰15 호환 보조배터리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72 0
787 [행사] 우리 궁궐의 가을 매력에 취하다, '궁중문화축전'... 6일 사전예약 [2]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3285 6
786 [IT]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기반 ‘수면무호흡 조기 발견 지원 기능’ 식약처 허가 취득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67 0
785 [영화 프리뷰] 10월 개봉하는 돌비 시네마 4편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63 0
784 [도서 리뷰] 가을에 읽으면 좋은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 도서 8권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60 0
783 [등산 리뷰] 초보도 오를 수 있는 쉬운 등산코스 '사패산'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5 57 0
782 [기업 리뷰] 10대 재벌 내부거래 금액, 전체 기업의 77% 규모에 달해 [16]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4 2876 3
781 [건강] 서울시 대사증후군관리사업지원단 ‘오락하자’ 캠페인 전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4 67 0
780 [IT] 삼성, 준프리미엄급 갤럭시 FE 시리즈 공개 [25]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4 4599 7
779 [체험] '뚝딱뚝딱' 나무와 함께하는 '서울 목공한마당', 오는 6일부터 하늘공원에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4 58 0
778 [항공] 대한항공, 국제선 하늘길 대규모 넓힌다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4 122 0
777 [영화 리뷰] 대한민국에서 ‘집부심’의 허상 보여준 <콘크리트 유토피아>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4 97 0
776 [환경] 경기도 제2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타샤의 정원 25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4 66 0
775 [문화]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 11일 순천만서 개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4 52 0
774 [식당 리뷰] 비오는 날 강릉에서 교동짬봉 한 그릇 '원조 강릉교동반점 본점'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4 89 1
773 [음식 칼럼] '탕후루'의 달달함 이대로 괜찮아? [110]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3 6471 44
772 [세계유산축전 제주 프리뷰➁] 김녕굴, 순백의 모래가 자아내는 신비함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2 68 0
771 [자동차] 벤틀리, 럭셔리 세단 ‘플라잉스퍼 아주르•S’ 공식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2 88 0
770 [자동차용품] 오토캐스트, 차량용 카플레이 ‘Otto AI Box’ 한국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2 56 0
769 [IT] SKT, 메타 MR기기 ‘메타 퀘스트3’ 국내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2 83 0
768 [교통] 10월 2일부터 인천공항 영종대교 통행료 6600원→3200원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1 80 0
767 [자동차] 럭셔리 전기차 브랜드 루시드 모터스에 삼성 마이크로 LED 설치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1 89 0
766 [나들이 리뷰] 새롭게 조성한 서울대공원 둘레길 ‘3멍’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1 74 0
765 [제품 리뷰] 아웃도어 재킷 고를 때 유의할 점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1 85 0
764 [여행] 설악산 단풍 시작됐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01 48 0
763 [술 리뷰] 막걸리가 이렇게 독한 술이었나? [13]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3885 11
762 [식당 리뷰] 수시로 비밀노트 : 가성비 최고의 냉동삼겹살 맛집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9 87 0
761 [마켓리뷰] 글로벌 모바일 앱 광고, 브랜드 마케팅 ↓ 퍼포먼스 마케팅 ↑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8 66 0
760 [제품 리뷰] 10만 원으로 살 수 있는 가성비 태블릿 <레노버 샤오신패드> [8]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1452 5
759 [자동차] 제네시스, GV80 부분 변경 모델·GV80 쿠페 공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115 0
758 [식음료] 세계 커피의 날 기념 ‘숫자로 보는 네스카페’ 인포그래픽 공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79 0
757 [식품] 전국 착한가격 한우음식점 50개소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94 0
756 [축제] 10월 한 달 전국이 들썩 들썩, '문화가 있는 날 10주년 페스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61 0
755 [생활]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의원/약국은 어디?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380 0
754 [IT] 모토로라 ‘엣지 40(Edge 40)’ 5G 스마트폰 국내 출시 [13]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720 3
753 [식음료] 과일 디저트 카페 브랜드 트로피티 아일랜드, 가맹점 창업 모집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60 0
752 [전시] 국립중앙도서관, 광고를 통해 보는 한국영화의 발자취 전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40 0
751 [행사 리뷰] 10년만에 열린 국군의 날 시가행진 참관기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53 0
750 [세계유산축전 프리뷰➀] 신비의 용암동굴 속으로...만장굴 미공개구간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7 44 0
749 [여행] 롯데관광개발, 대한항공과 함께 이집트 전세기 여행 상품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6 64 0
747 [휴양] 국민이 뽑은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 [13]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6 4275 4
746 [농축산] 우리 한우 ‘칡소’를 아시나요?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6 165 0
745 [예술인] '예술인패스' 체크카드 발급…"공연·도서·항공 할인 혜택"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6 76 0
744 [숙박]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제주, 늦캉스족 위한 ‘레이지 바캉스 패키지’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6 6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