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지난 주말 양평에 갈 일 이 있었다. 장마의 시작인지 아침부터 빗줄기가
꽤 요란하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올림픽대로는 여의도 부근부터
막혀서 끝나는 지점인 미사리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내비게이션은 스타필드 하남을 지나서 우측으로
빠져 팔당대교를 넘어 구도로를 타라고 안내한다. 하지만 팔당대교로 빠지는 교차로 입구를 500미터나 남았는데 줄이 너무 길어 팔당댐을 넘어갈 생각으로 직진하고 말았다.
아뿔싸. 가다보니 팔당댐은 차량 통행이 금지다. 지난해부터 보수 공사로 2년간 통행이 금지란다. 하는 수없이 팔당호를 삥 돌아서 경기도 광주를 거쳐 양평으로 넘어가는 걸로 방향으로 잡았다. 도착 예정 시간은 1시간이나 더 길어졌다. 오전 10시에 출발해 12시가
넘었는데 아직 양평 근처에 가지도 못했다. 내비게이션은 1시간 20분 뒤에나 양평에 도착한다고 알려준다.
배꼽시계도 배가 고픈지 양평에서 만날 분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경기도 광주 퇴촌을 지날 무렵이었다. 퇴촌에서 염치고개를 넘어서자마자
건너편에 눈에 띄는 간판 하나를 발견했다. 바라기들밥. 톡특한
간판 이름에서부터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해 식당 앞에 차를 댔다.
바라기들밥 현관
식당 내부
깔끔한 식당 내부 벽면에 바라기들밥의 어원이 붙여져 있다. 바라기는
음식을 담는 조그만 사기 그릇을 뜻하며 사기그릇을 형상화한 모양에 건강힌 들밥을 담아 마음이 따듯해질 수 있도록 정갈하게 만든 들밥이라고 써있다. 일단 마음에 들었다.
메뉴판에 있는 바라기들밥 정식 2인분을 주문했다. 주문은 입구에 세워져 있는 키오스크로 해야 한다. 기본 상차림과
청국장, 솥밥으로 된 바라기들밥 정식의 가격은 1인분에 13,000원. 저렴하지 않은 금액이긴 하다. 다른 정식들 가격 역시 2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비싼 편이다.
바라기들밥의 의미
메뉴는 저렴하지 않은 편이다.
셀프바의 반찬들도 맛이 있다.
홀 가운데에 셀프바가 눈길을 끈다. 기본 제공하는 상차림의 리필용인
줄 알았는데, 기본 상차림에는 없는 반찬들이다. 호박죽은
따뜻하지 않고 차가웠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호박죽과 다르게 상당히 매력이 있는 맛이다. 보리밥을 담은
밥통이 별도로 있어 보리밥에 에피타이저로 나물과 함께 비빔밥으로 먹을 수도 있는데 메인에 치중할 요량으로 패스했다.
주문하고 얼마되지 않아 바로 상차림이 나왔고, 곧이어 솥밥과 청국장도
나왔다. 기본 상차림의 반찬 가짓수가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 맛도
제각각 다 달랐고 맛도 참 정갈했다. 솥밥의 밥은 고슬고슬하니 입안에서 잘 굴러다녔고 콩알 가득한 청국장은
고기가 들어있지 않지만 멸치가 통으로 들어가 옛 청국장 맛이 났다.
기본 상차림. 참 정갈하다.
돌솥밥
콩알이 그대로 들어간 청국장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하고 있어 원래 탄수화물을 가급적 먹지 않지만 이날만큼은 둘 다 밥 한그릇을 비웠고, 솥밥의 누룽지까지 싹싹 긁어서 먹었다. 청국장은 더 달라고 하면
리필해준다고 하는데 우린 한 그릇을 비운 것으로 만족했다.
한정식집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지만 들밥(각종 들나물과 밥) 맛집이다. 상호명 바라기가 사기 그릇인데 사기가 아닌 전부 플라스틱인
건 좀 아쉬웠다. 돈은 좀 더 들어갔겠지만 사기 그릇으로 했으면 더 고급스러웠을 것 같다. 그래도 간만에 건강한 밥상을 먹고 온 기분이 들어 3시간 동안 막혔던
교통체증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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